우아한청년들, 산업재해 발생 1위… “장시간 노동·건수 속도戰… 알고리즘 규제 필요” 

[천지일보=양효선 기자] 올해 8개월 동안 국내 전업종 산업재해 승인 건수에서 ‘배달의 민족’의 물류를 담당하는 ‘우아한청년들’이 1위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과거에는 산업재해가 많이 발생하는 상위 기업이 건설‧제조 등이었는데 새로운 플랫폼 중심으로 한국 산업 구조가 변화하고 있는 현실을 보여주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4일 더불어민주당 윤건영 의원이 고용노동부 산하기관인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우아한청년들의 산업재해(사고 및 질병) 신청 건수는 올해 1~8월까지 1312건, 승인 건수는 1273건이다. 이 중 라이더 사망사고로 인한 유족의 산재 승인 사례는 5건이었다. 산재 승인 2위는 HD현대중공업(521건), 3위는 대우건설(467건)이었다.

우아한청년들은 이미 지난해에도 1837건의 산재 승인 건수로 1위를 기록한 바 있으며, 그 증가 추세는 계속되고 있다.

2018년은 31건, 2019년 163건, 2020년에는 376건, 2021년 941건에 이어 지난해에는 1837건으로, 우아한청년들의 산재 승인 건수는 급속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우아한청년들의 경쟁 업체인 ‘쿠팡이츠’의 산재 승인 건수 역시 지난해 410건(12위)을 기록했고, 올해는 8개월 동안에만 181건(19위)을 기록했다.

쿠팡과 해당 물류 자회사들 또한 산재 승인 건수에서 높은 순위를 기록하고 있으며 쿠팡 주식회사는 올해 8개월 동안 322건(공동 7위)의 승인 건수를 기록했다. 쿠팡의 물류 인프라 확장으로 인해 종사자 수가 증가하면서 산재 승인 건수가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

노동계는 쿠팡의 ‘물류 혁신’이 노동자의 안전과 보건을 희생시킨 결과로 비판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은 배달 시장의 성장으로 인해 배달 라이더의 산재 사례도 증가하고 있다는 현실을 반영한다. 또한 배달 라이더의 산재보험 적용 범위 확대 정책도 영향을 미쳤다. 2021년 7월부터 적용 제외 사유를 제한해 사각지대에 있는 배달 라이더의 산재보험 가입이 늘어났다.

배달 라이더들은 산재 재해 발생의 원인으로 노동자의 임금(배달 수수료)을 결정하는 플랫폼 업체의 알고리즘을 지적하며 이에 대한 규제를 요구하고 나섰다.

배달 라이더들은 근로기준법상 노동자가 아니라는 이유로 최저임금을 받지 못하며 근로감독에서도 배제되고 장시간 노동과 배달 건수를 늘리기 위한 속도 경쟁으로 인한 과로가 발생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윤건영 의원은 “우아한청년들이 작년에 이어 또다시 다빈도 산재 발생 기업 1위에 올랐다”며 “몇 년째 반복되는 산업재해 위험 지적에 회사 측은 안전 보장을 위한 제도보완을 약속했지만 수치는 전혀 달라진 것이 없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윤 의원은 “특히 건설업보다 높은 플랫폼 업체의 사망사고 통계를 보면, 이 문제를 더 이상 민간의 자율적 의지로 맡겨놓을 일인지 의문”이라며 “고용노동부 등 정부 차원에서 보다 면밀한 안전 관리 강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우아한청년들의 모회사인 우아한형제들 김범준 전 대표는 배달 라이더들의 산업재해 급증과 관련해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의 고용노동부, 경제사회노동위원회에 대한 지난해 국정감사 종합감사에 참석했다. 

당시 김 전 대표는 ‘우아한형제들의 산업재해 신청 현황에 대해 알고 있느냐’는 더불어민주당 김영진 의원의 질문에 “정확한 수치는 모르지만 지난해에 1000건이 안 되고 올해 현재까지(2022년 10월 24일) 1300건 정도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오는 12일 예정된 중소벤처기업부 국감에는 플랫폼 기업의 과도한 수수료율 문제와 관련해 우아한형제들의 함윤식 부사장이 증인으로 채택됐다. 우아한형제들은 올해 국정감사에 환경위 뿐만 아니라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정무위원회 증인 참석 명단에 포함됐다.

우아한형제들은 2020년부터 4년 연속 국감에 출석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