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RNA 백신 개발 큰 영향
‘일본판 노벨상’ 등도 수상
[천지일보=최혜인 기자] 올해의 노벨 생리의학상은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혁신적인 공헌을 한 카탈린 카리코(68, 헝가리) 바이오엔테크 수석 부사장과 드 와이스먼(64, 미국) 미 펜실베니아대학교 의과대학 교수에게 돌아갔다. 이에 따라 학계와 의료계 등 각계로부터 호평이 잇따르고 있다.
노벨상 의학상 위원회는 2일(현지시간) 이들의 수상을 발표하면서 “수백만명의 생명을 살렸다”며 “코로나 중증을 막는 등 사회가 다시 정상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이날 와이스먼 교수가 재직 중인 펜실베이니아 의대는 홈페이지 첫 화면에 그와 함께 이곳 특임교수로 재직 중인 커리코 부사장의 사진을 올리기도 했다.
의료계도 “이들 연구가 화이자나 모더나의 전령 RNA(messenger RNA, mRNA) 기반 코로나 백신 개발에 큰 영향을 미쳤다”거나 “코로나 대유행 국면에서 mRNA 백신이 신속하게 개발된 것은 이런 mRNA 변형 기술의 응용이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이라는 등의 호평을 내놓고 있다.
이날 의료계에 따르면 카리코 부사장은 헝가리 출신의 생화학자이자 펜실베이니아대 의대 특임교수로 1990년대 초반부터 mRNA를 인체에 전달하는 방법을 연구해왔다. 미국의 면역학자이자 펜실베이니아대 의대 교수인 와이스먼 교수는 mRNA가 면역 반응을 일으키는 과정을 살펴왔다.
이 둘의 ‘콤비’는 빛을 발했다. 지난 1997년 펜실베이니아대 의대에서 만나 연구를 시작한 이후 2008년 mRNA를 합성 변형하는 방법을 개발하면서다.
이 기술은 mRNA가 인체에 들어갔을 때 선천 면역 반응(병원균 감염이 시작된 이후 가장 먼저 생성되는 면역 반응)을 일으키지 않도록 하는 데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mRNA가 매우 불안정한 물질이면서 강한 선천 면역 반응을 불러일으켜 임상적 응용에 제약이 있었는데, 이를 획기적으로 해소했다는 평가다. 여기에 더해 2010년에는 mRNA를 지질 나노입자로 포장하는 전달 기술을 고안해냈다. 이 기술은 mRNA를 신체의 필요 부위에 정확하게 전달하는 데 기여하게 된다.
이들의 연구는 화이자와 모더나의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활용됐다. 두 백신은 전 세계적으로 100억회 이상 접종됐다. 연구진의 기술로 개발된 화이자 백신은 코로나가 터진 2020년 영국 정부 승인 하에 세계 최초로 공식 승인된 코로나 백신으로 기록됐다.
이러한 기여로 이들은 2021년 미국 타임지 ‘올해의 영웅’으로 뽑힌 데다 ‘일본판 노벨상’으로 불리는 일본 국제상, 래스커-드베이키 의학연구상 등 10여개의 유력한 상을 가져갔다.
일본 국제과학기술재단은 이들의 연구에 대해 “많은 인명을 구하고 대유행 종식의 희망을 주는 동시에 세계적인 경제손실 줄이기에 공헌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