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진 사망자 3천명으로 늘어
’대홍수‘ 리비아도 6천명으로
[천지일보=최혜인 기자] 아프리카의 재앙이 이어지고 있다. 강진이 강타한 모로코와 폭풍우에 이은 홍수가 들이닥친 리비아에서 시신이 거리에 널브러져 있는 등 사망자 수만 1만명에 육박하는 처참한 상황이다. 모로코와 리비아는 알제리를 사이에 두고 같은 북아프리카에 자리 잡고 있다.
13일(현지시간) CNN 등 외신 보도를 종합하면 규모 6.8의 지진 발생 엿새째인 이날, 72시간으로 여겨지는 ‘골든타임’을 훌쩍 넘은 모로코에서는 전날 오후 1시 기준 2901명이 숨지고 5530명이 중경상을 입은 것으로 집계됐다.
인명피해 기준으로 보면 지난 1960년 1만 2000여명이 숨진 아가디르 지진 후 60여년 만, 규모 면으로 보면 관측 기록이 있는 1900년 이후 120여년 만 최악의 지진이다. 유엔은 이번 강진으로 30만명 이상이 피해를 봤고 그중 1/3분에 달하는 피해자들이 어린이라고 추산했다.
연이어 재앙이 발생한 리비아 상황은 더 처참하다. 6000명 이상의 사망자를 낸 대홍수로 인해 시체가 거리에 쌓여 있는 상황이다. 리비아 북부 해안 도시인 데르나에 쏟아진 폭우로 두 개의 댐이 동시에 무너지면서 집이 통째로 바다로 휩쓸려 가고 수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잃었다.
사디딘 압둘 와킬 리비아 보건부 차관은 이날 오전 사망자 수가 6000명 이상으로 늘어났다고 밝혔다. 그중 이집트인 87명 등 외국인들도 다수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여기에 더해 당국은 범람하는 물에 휩쓸려 바다 등으로 떠내려가는 등 약 1만명이 실종된 것으로 보고 있다. 유엔 국제이주기구(IOM)는 리비아 데르나에서 홍수로 인해 3만명이 넘는 사람들이 피난했다고 밝혔다.
현지 보도에 따르면 병원은 잔해로 가득 차 있고, 의료진은 생존자들을 치료하기 위해 필사적으로 힘을 기울이고 있지만 병원 등 의료체계는 제대로 가동되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다. 이 지역의 주요 기반시설이 파괴되면서 구호의 손길도 제대로 닿지 않고 있다. 데르나로 들어가는 7개 출입구 중 현재 2개만 이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구급대원들은 생존자와 시신을 찾기 위해 잔햇더미 수색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이슬람교 전통에 따라 사망자는 3일 이내에 매장해야만 한다.
현지에서는 통신이 두절되면서 리비아 밖에 있는 가족들은 실종된 가족의 소식을 기다리며 불안해하고 있다. 데르나에 사촌들이 살고 있다는 팔레스타인 여성인 에이야는 “데르나에 두 명의 사촌이 살고 있는데 모든 통신이 두절돼 살아 있는지 모르겠다”며 “홍수 영상을 보면 정말 무섭다”고 CNN에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