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은훤 행복플러스연구소 소장

세상이 너무 빠르게 변하고 있다. 젊은 사람뿐 아니라 나이가 든 사람들도 변화에 적응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을 가지게 됐다.

요즘 키오스크가 설치된 식당이나 카페가 늘어나서 가끔 옵션이 많은 상품을 주문할 때는 좀 당황스럽기도 하다. 옆에 점원이 있다면 약간의 도움을 받을 수 있으니 나은 편이다. 무인점포까지 급속도로 생기면서 편리한 면도 있지만 혼란스러운 부분이 많다. 언젠가 호기심이 생겨서 아이스크림을 파는 무인점포에 들어간 적이 있다. 분명히 50% 할인이라고 적혀 있는데 계산을 하려니 100%의 결제 금액이 뜬다. 결국 그냥 나오고 말았다.

그 이후에 무인점포는 거의 안 가는데 관찰해보니 전화로 물어보는 시스템이 있는 것 같긴 하다. 어떤 젊은 사람은 반대로 가격표에는 10분의 1 가격만 붙어 있어서 열 번을 찍어서 가격을 맞춰 결제한 이야기가 미담으로 소개된 적이 있다. 앞으로는 또 어떤 세상이 펼쳐질지 긴장하지 않을 수가 없다.

최근 물리학자 김상옥 교수의 강의를 들은 적이 있는데 공감 가는 부분이 많았다. 예를 들어서 신문을 통해서 세상의 소식을 들을 수밖에 없었던 시절, 라디오가 나와서 세상을 깜짝 놀라게 했다. 대부분 세상의 신문은 다 없어질 것 같다고 예상했다. 그 이후에도 TV는 라디오를 밀어내리라 생각했고 이유도 충분했지만 그렇지 못했다. 지금까지도 라디오나 심지어 신문까지 살아남아 왔다. 휴대폰이 본격적으로 생기기 전, 휴대폰으로 인해서 세상이 어떻게 변화할지를 정확히 예측하는 학자는 없었다.

이렇게 예측도 안 되는 변화무쌍한 세상을 살아가야 하는데 5년 후를 준비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묻는 강연에서 김상옥 교수는 자신도 어떻게 변할지를 예측하는 것은 어려우며, 다만 그럴수록 변하지 않을 것에 대해서 관심을 가지고 준비를 하면 좋을 것 같다는 답을 했다.

변하지 않을 것으로는 역사나 인간의 본성, 인간 중심의 사회 등이 있을 것이다. 요즘 AI화가가 그린 그림이 화제다. 이제 화가도 없어질 직업 중에 하나일까 궁금해진다. 답은 ‘아니다’일 것이다. 세상은 어쩔 수 없이 인간 중심으로 돌아가기 때문이다. 그림을 선택하는 것도 인간이고 전시를 하는 것도 인간이다. 물론 감상을 하고 즐기는 것도 인간이다. 알파고가 아무리 바둑 천재 이세돌을 이겼다고 해도 알파고가 하는 바둑 게임을 손에 땀을 쥐고 열심히 보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물론 개발자는 관심을 가질 테지만 말이다.

그래서 엄청나게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인생을 사는 지금, 더욱 ‘인간’에 관해서 관심을 가져야 할 때이다. 어떻게 하면 더 잘 살 수 있는지, 더 행복할 수 있는지에 관심을 가지고 끊임없이 공부해야 할 때다.

과학의 발달로 주어진 편리성을 즐기면서 그로 인해 더 행복해야 한다. 그것이 오히려 더 큰 족쇄가 되어서는 안 된다. 기계가 세탁을 대신해주고 컴퓨터가 엄청난 양의 서류를 처리해주는데 과연 그로 인해 아낀 시간을 우리는 누리고 있는가? 더 적게 일하고 더 행복한가? 더불어 행복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서 더 생각하고 실천해야 한다. 주위를 돌아보고 사람에 관심을 가질 때 서로 행복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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