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검찰 요구한 12일 출석”
단식 강행에 결속 다지는 민주
“추석 전 구속 회피 방안” 지적
이번주 영장 청구 가능성 제기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단식투쟁 12일차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앞 단식투쟁천막에 누워 있다. ⓒ천지일보 2023.09.11.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단식투쟁 12일차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앞 단식투쟁천막에 누워 있다. ⓒ천지일보 2023.09.11.

[천지일보=원민음, 김민철 기자] ‘쌍방울그룹 대북송금’ 의혹과 관련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추가 소환 일정이 12일 오후로 확정됐다. 이 대표는 “당당히 응하겠다”는 입장을 보임과 동시에 단식도 12일째 강행 중이다. 이에 이 대표 지지층이 결집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수면 위로 떠오르던 계파 갈등도 잠잠해지는 형국이 됐다. 다만 이를 두고 ‘구속 지연 전술’이라며 “추석 전 구속이 되는 상황을 피해 보려는 방안”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민주당 권칠승 수석대변인은 11일 국회 소통관에서 브리핑을 열고 “이재명 대표는 오는 12일 오후 검찰에 한 번 더 출석한다”며 “검찰의 부당한 추가소환 요구에도 불구하고 12일 소환에 당당히 응하겠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이어 “검찰이 이번 조사마저 무도하게 조작하는 등 검찰권을 남용할 경우, 당이 할 수 있는 모든 권한을 사용해 대응할 수밖에 없음을 분명히 밝힌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9일 이 대표에 대한 검찰 조사는 단식 10일째인 이 대표 건강상 이유로 8시간 만에 조기 중단됐다. 검찰은 예정했던 조사를 마치지 못했다며 나머지 조사를 위해 12일 오전 10시 30분 출석을 통보했다.

이와 더불어 이 대표는 단식도 계속 강행하고 있다. 이에 민주당 지지층이 결집하고 있는 모습이다.

한국갤럽이 지난 5일부터 7일까지 전국 만18세이상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무선전화 가상번호 인터뷰 100%, 응답률 14.6%,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혹은 한국갤럽 홈페이지 참조)에 따르면 민주당의 지지율은 지난주 같은 조사보다 7%포인트 상승한 34%를 기록했다. 이 중 호남 지역의 지지율은 같은 기간 43%에서 61%로 18%포인트 올랐다.

여론조사 수치 이외에도 친이재명계와 비이재명계를 가리지 않고 이 대표의 단식 천막을 찾으면서 계파 갈등은 수면 아래로 가라앉은 분위기다. 이낙연 전 국무총리가 전날(10일) 이 대표를 찾아 건강을 염려하고 격려한 데 이어, 11일에는 박병석 전 국회의장 등 민주당 중진 의원들이 천막을 찾아 이 대표를 만났다. 비명계로 분류되는 설훈·전해철·홍영표 의원도 방문했다.

단식 중인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1일 국회 당 대표실에서 나와 천막농성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출처: 연햡뉴스)
단식 중인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1일 국회 당 대표실에서 나와 천막농성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출처: 연햡뉴스)

다만 전문가는 이런 이 대표의 행보에 대해 추석 전 구속을 피하기 위한 정치적 계산이라고 평가했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시간을 뒤로 늦춰 최대한 늦게 구속이 되는 계산이 깔려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평론가는 “지지층 결집은 너무도 당연하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전체 민심”이라며 “(이 대표가) 구속이 된다면 (추석) 밥상머리 최대 이슈가 되지 않겠냐. 이 대표는 그걸 피하고 싶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표가 검찰 요구대로 12일 출석하기로 결정하면서 이르면 이번 주 안에 구속영장 청구 가능성이 제기된다. 당초 검찰은 이날 조사가 진행될 경우 이 대표에 대한 피의자 조사를 종결한다는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후 ‘백현동 의혹’과 ‘대북송금 의혹’을 묶어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 대표가 현역 의원인 만큼 검찰이 이 대표를 조사한 뒤 영장을 청구하면 국회에서 체포동의안이 통과돼야 영장실질심사를 받게 된다. 국회법에 따라 국회의장은 체포 동의를 요청받은 후 처음 개의하는 본회의에 이를 보고하고, 24∼72시간 내 표결해야 한다. 만약 72시간 내 표결이 이뤄지지 않으면 그 이후 열리는 첫 본회의에서 처리할 수 있다. 이달 국회 본회의는 21일, 25일이다. 다만 현재 단식 12일차에 접어든 상황에서 이 대표의 건강이 더욱 악화한다면 추가 조사는 물론, 구속영장 청구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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