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검찰에 연민 느껴”
조사, 건강상 이유로 중단
檢 “12일 재소환 통보”
野 “시간 끌고 일방 통보”

[수원=뉴시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9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수원지방검찰청에서 '쌍방울그룹 대북 송금' 의혹과 관련해 조사를 받은 뒤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3.09.09.
[수원=뉴시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9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수원지방검찰청에서 '쌍방울그룹 대북 송금' 의혹과 관련해 조사를 받은 뒤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3.09.09.

[천지일보=홍수영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검찰 소환조사가 건강상의 이유로 약 8시간 만에 마무리됐다. 이 대표는 검찰이 증거 제시는 못 한 채 시간을 끌었다며 비난했다.

9일 법조계에 따르면 수원지검은 이 대표에 대해 오전 10시 30분부터 피의자 조사를 진행했으나, 이 대표로부터 건강한 이유를 들어 더 이상 조사받지 않겠다는 요구를 받아 피의자 조사를 오후 6시 40분에 중단했다.

수원지검은 나머지 조사를 위해 12일 화요일 오전 10시 30분 출석을 통보했다.

조사를 마친 뒤 이 대표는 취재진에게 “예상했던 대로 증거라고는 단 하나도 제시하지 못했다. 전해 들었다는 김성태의 말, 증거가 되지 않는 정황 이런 걸로 이 긴 시간을 보냈다”며 검찰을 비판했다.

이 대표는 “정치 검찰에 연민을 느낀다”며 “검찰 권력을 사유화해서 정적을 제거하고 범죄를 조작하는 이런 행태야말로 반드시 청산해야 할 악습”이라고 꼬집었다.

검찰의 재소환 통보에 대해선 “제가 무슨 힘이 있겠나. 무소불위 검찰이 오라면 오고 가라면 가고 할 수밖에 없는 패자 아니겠나”며 “또 소환하겠다고 하니 날짜를 협의해서 다섯 번째든 여섯 번째든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민주당 권칠승 수석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을 통해 “검찰은 시종일관 시간 끌기 식의 질문이나, 이미 답한 질문을 다시 하거나, 기록을 남기기 위한 질문 등으로 시간을 지연했다. 그러면서 검찰은 이 대표를 추가 소환한다고 일방 통보했다”고 지적했다. 

권 수석대변인은 “충분히 신문 시간을 단축할 수 있었지만 추가 소환까지 요구하는 검찰의 결정을 납득하기 어렵다”며 “추가소환을 이미 염두에 두고 망신주기식 수사를 하고 있는 검찰을 강력 규탄한다”고 강조했다.

또 “검찰의 일방적 추가소환은 검찰의 혐의 입증이 어렵다는 점만 강조될 뿐임을 명심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수원=뉴시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9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수원지방검찰청에서 '쌍방울그룹 대북 송금' 의혹과 관련해 조사를 받은 뒤 귀가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3.09.09.
[수원=뉴시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9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수원지방검찰청에서 '쌍방울그룹 대북 송금' 의혹과 관련해 조사를 받은 뒤 귀가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3.09.09.

수원지검 형사6부(김영남 부장검사)는 이날 단식 10일째인 이 대표의 건강 상태를 고려, 150쪽 분량의 질문지 중 핵심만 추려 조사했다. 

또 2시간을 조사한 뒤 20분을 쉬는 식으로 조사 시간을 분배해 진행했다고 한다.

이 대표는 미리 8쪽 분량의 진술서를 준비해 검찰에 서면으로 제출했다. 해당 진술서는 자신의 SNS에도 게시했다.

진술서에서 이 대표는 “쌍방울 그룹 관계자로부터 진술인(이재명)이 직·간접적으로 부정한 청탁을 받은 적도 없을 뿐 아니라 북측을 비롯한 누구에게도 금품이나 이익을 제공하도록 지시, 권유, 부탁한 사실이 없다”고 밝혔다.

이어 “경기도지사로 재직하던 당시, 북측과 인도적 지원·교류 사업을 시도한 바는 있으나 이와 관련해 어떠한 명목이든 간에 대한민국의 법률과 유엔 제재에 어긋나는 금품을 북측에 제공하거나 제공하도록 부탁한 사실이 없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이 대표는 “변호사비 대납에서부터 출발해 그 후 스마트팜 비용 대납으로, 다시 방북비 대납으로 바뀌었다”면서 “검찰은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사람을 수사하고 있는 듯 하다. 진술인에게 어떻게 해서든 죄인의 올가미를 씌우기 위해 털었지만 먼지가 나지 않자 도지사로서 정상적으로 수행한 대북 인도적 교류사업에 덧칠해 국기문란사범으로 몰고 가는 형국”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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