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 질문에는 A4 용지 2장 분량 답변도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단식 10일차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9일 오전 쌍방울 그룹의 대북송금 의혹 관련 조사를 받기 위해 수원지방검찰청에 출석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3.09.09.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단식 10일차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9일 오전 쌍방울 그룹의 대북송금 의혹 관련 조사를 받기 위해 수원지방검찰청에 출석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3.09.09.

[천지일보=유영선 기자] 다섯 번째 검찰 조사에 출석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이전 조사와는 달리 답변을 적극적으로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오전 10시 30분경 시작된 이 대표의 대북송금 의혹 관련 검찰 조사는 현재 대략 8시간 정도가 지났다.

9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이 대표는 자신의 제3자뇌물 혐의와 관련한 피의자 신문조사에서 비교적 자세하게 자신의 입장에 대한 진술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는 앞선 4번의 검찰 조사에선 준비해 온 서면 진술서를 제출하고 답변은 진술서를 갈음했었다. 지난달 이뤄진 백현동 개발 특혜 의혹 조사에선 30쪽 분량의 진술서를 제출했다. 또 이 대표는 성남FC 후원금 의혹과 관련한 검찰 조사에선 A4 용지 6쪽 분량을, 위례·대장동 개발 의혹으로 인한 2차례 조사에선 33쪽 분량의 진술서를 제출한 바 있다.

이날도 혐의를 전면 부인하는 내용의 진술서 8쪽을 냈지만, 앞선 조사와 달리 검찰의 질문에 진술 내용이 상당히 길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특정 질문에 대해서는 A4 용지 2장 분량에 달하는 답변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조사가 지연될 것을 우려해 당초 준비한 150쪽 분량의 질문 중에서 핵심 내용만 추려 조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조사에서는 형사6부(김영남 부장검사) 소속 송민경 부부장검사(43·사법연수원 37기)와 박상용 검사(42·38기)가 조사를 진행 중이다. 이 대표의 변호인으로는 고검장 출신인 박균택 변호사(21기)가 입회했다.

‘쌍방울그룹 대북송금’ 의혹은 김성태 전 쌍방울 그룹 회장이 2019년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요청으로 경기도가 냈어야 할 북한 스마트팜 조성 지원 사업비 500만 달러를 비롯해 당시 북측이 요구한 경기도지사의 방북 비용 300만 달러 등 총 800만 달러를 북한에 보냈다는 내용이다.

검찰은 당시 경기도지사였던 이 대표가 쌍방울의 대납에 관여한 것으로 보고 그를 제3자 뇌물 혐의로 입건한 상태다. 이 대표는 9월 정기국회 개회를 하루 앞둔 지난달 31일 “무능 폭력 정권을 향해 국민 항쟁을 시작하겠다”며 무기한 단식에 돌입했다.

이날 수원지검 후문에 집결한 이재명 대표의 지지자들은 ‘헌정질서, 민주주의 파괴 윤석열은 퇴진하라’ ‘김건희 특검’ ‘야당탄압 검찰 스토킹 중단’ ‘이재명과 함께 민주주의 수호’ ‘검찰 독재 살인 정권’ 등이 적힌 팻말을 들고 함께 외쳤다.

이 대표 지지자들이 모인 곳에 윤 대통령 지지자가 나타나자, 몸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 대표 지지자들이 윤 대통령 지지자를 둘러싸고 “천벌을 받을 것”이라고 고함치는 등 신경전이 벌어지자, 경찰이 와서 중재해 큰 싸움으로 번지진 않았다.

한편 검찰은 단신 열흘째인 이 대표의 건강 상태를 고려해 청사에 의료진과 구급차를 배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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