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쌍방울 대북송금 의혹’ 수원지검 출석
“국민 주권 부정하는 세력이 반국가세력”
수백명 지지자들 후문에 집결해 ‘李’ 연호
尹 지지자에 “천벌 받을 것”… 경찰 제지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단식 10일차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9일 오전 쌍방울 그룹의 대북송금 의혹 관련 조사를 받기 위해 수원지방검찰청에 출석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3.09.09.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단식 10일차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9일 오전 쌍방울 그룹의 대북송금 의혹 관련 조사를 받기 위해 수원지방검찰청에 출석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3.09.09.

[천지일보=유영선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9일 ‘쌍방울 대북송금 의혹’과 관련해 제3자뇌물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기 위해 다시 검찰 포토라인에 섰다. 이 대표의 검찰 출석은 당대표 취임 후 5번째로, 이날은 이 대표가 단식 투쟁에 나선 지 열흘째 되는 날이다. 또 수백명의 이재명 대표 지지자들이 수원지검 후문에 집결해 “이재명”을 연호했다.

이 대표는 이날 ‘쌍방울 대북송금 의혹’ 관련 조사를 받기 위해 오전 10시 18분께 수원지검에 도착했다. 이 대표는 수원지검 후문 앞에 도착하자 차량에서 내려 지지자들에게 손을 흔든 뒤 다시 차에 올라타 검찰 청사 안으로 들어섰다.

카니발에서 내린 정장 차림의 이 대표는 장기 단식으로 인해 수척한 모습이었다. 이 대표는 먼저 도착해 있던 김승원 의원 등 같은당 국회의원들과 악수를 나눈 뒤 취재진 포토라인에 섰다.

이 대표는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국민이 곧 국가다. 국민 주권을 부정하는 세력이야말로 반국가세력”이라며 “정치검찰을 악용해 조작과 공작을 하더라도 진실을 영원히 가둘 수는 없다”고 발언한 뒤 조사실로 향했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단식 10일차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9일 오전 쌍방울 그룹의 대북송금 의혹 관련 조사를 받기 위해 수원지방검찰청에 출석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3.09.09.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단식 10일차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9일 오전 쌍방울 그룹의 대북송금 의혹 관련 조사를 받기 위해 수원지방검찰청에 출석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3.09.09.

‘쌍방울그룹 대북송금’ 의혹은 김성태 전 쌍방울 그룹 회장이 2019년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요청으로 경기도가 냈어야 할 북한 스마트팜 조성 지원 사업비 500만 달러를 비롯해 당시 북측이 요구한 경기도지사의 방북 비용 300만 달러 등 총 800만 달러를 북한에 보냈다는 내용이다.

검찰은 당시 경기도지사였던 이 대표가 쌍방울의 대납에 관여한 것으로 보고 그를 제3자 뇌물 혐의로 입건한 상태다. 이 대표는 9월 정기국회 개회를 하루 앞둔 지난달 31일 “무능 폭력 정권을 향해 국민 항쟁을 시작하겠다”며 무기한 단식에 돌입했다.

이날 수원지검 후문에 집결한 이재명 대표의 지지자들은 ‘헌정질서, 민주주의 파괴 윤석열은 퇴진하라’ ‘김건희 특검’ ‘야당탄압 검찰 스토킹 중단’ ‘이재명과 함께 민주주의 수호’ ‘검찰 독재 살인 정권’ 등이 적힌 팻말을 들고 함께 외쳤다.

이 대표 지지자들이 모인 곳에 윤 대통령 지지자가 나타나자, 몸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 대표 지지자들이 윤 대통령 지지자를 둘러싸고 “천벌을 받을 것”이라고 고함치는 등 신경전이 벌어지자, 경찰이 와서 중재해 큰 싸움으로 번지진 않았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쌍방울그룹 대북 송금 의혹 사건 조사를 받기 위해 검찰에 출석한 9일 경기도 수원지방검찰청 앞에서 이 대표 지지자들이 집회를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3.09.09.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쌍방울그룹 대북 송금 의혹 사건 조사를 받기 위해 검찰에 출석한 9일 경기도 수원지방검찰청 앞에서 이 대표 지지자들이 집회를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3.09.09.

전라도에서 새벽 기차 타고 올라왔다는 강모씨(54, 남)는 “검찰이 수사권을 너무 마음대로 휘두르고 있는 것 같다”면서 “이 정부가 수많은 핍박과 탄압을 하고 있다. 국민의 안위를 위하는 것인지 자신의 정적을 쳐내기 위한 것인지 국민은 다 보고 듣고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에 대한 현 정권의 대처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거셌다.

‘일본 핵 오염수 투기 철회’ 팻말을 들고 있던 박명석(가명, 58, 남)씨는 “나라가 많이 잘못 됐다. (윤석열 대통령이) 일본에 나라를 바치겠다는 건지 역사관이나 국가관이 전혀 없는 것 같다”며 “도대체 일본 사람인지 한국 사람인지 헷갈릴 정도다. 가장 가까운 나라가 오염수로 피해를 보는데 반대는 못해줘도 우려는 해야 하는데 국민이 대신 반대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비판했다.

이 대표 지지자들의 모습을 지켜보며 인근 시민의 걱정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주민 최모씨(62, 남)는 이 대표의 지지자들을 지켜보면서 “나라가 걱정된다. 보수와 진보의 대립이 이해 안 되는 게 너무 많다”며 “이념이라는 게 이 정도까지 질서를 무너뜨릴 수 있는 것인지 앞으로도 해결될 거 같지 않고 더 심화할 거 같다”고 한탄했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쌍방울그룹 대북 송금 의혹 사건 조사를 받기 위해 검찰에 출석한 9일 경기도 수원지방검찰청 앞에서 이 대표 지지자들이 집회를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3.09.09.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쌍방울그룹 대북 송금 의혹 사건 조사를 받기 위해 검찰에 출석한 9일 경기도 수원지방검찰청 앞에서 이 대표 지지자들이 집회를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3.09.09.

또 다른 시민은 민주주의에서 이 대표 지지자들 모임의 정당성을 인정하면서 민주당의 협치를 당부했다. ‘윤석열 대통령 지지자’라고 밝힌 김모씨(68, 남)는 이 대표 지지자들을 향해 “민주주의에서 누군가를 지지하기 위해 모이는 것은 정당하다고 본다. 옳은 건 옳다고 하고 잘못한 건 잘못이라고 해야 정치가 발전할 수 있다”며 “비록 여소야대이지만 민주당에서 일방적으로 밀어붙이기식으로 하지 않으면 좋은 정치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검찰은 이날 이 대표가 경기도지사였을 때 쌍방울이 경기도를 대신해 800만 달러를 북한에 전달한 사실을 알고 있었는지 등의 의혹을 추궁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단신 열흘째인 이 대표의 건강 상태를 고려해 청사에 의료진과 구급차를 배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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