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집단 오너일가의 자녀세대 주식자산 비중 50% 이상 집단. (제공: CEO스코어) ⓒ천지일보 2023.08.30.
대기업집단 오너일가의 자녀세대 주식자산 비중 50% 이상 집단. (제공: CEO스코어) ⓒ천지일보 2023.08.30.

[천지일보=김정필 기자] 대기업 집단 총수 일가가 보유한 주식 자산 중 자녀세대 자산 비중이 50%를 넘는 곳이 지난 10년 새 10곳이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30일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는 총수가 있고 10년 전과 비교 가능한 대기업 집단 56개를 대상으로 총수 일가 주식자산 승계 현황을 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 7월 말 현재 총수 일가 주식자산 중 자녀세대의 자산 비중이 50% 이상인 대기업집단은 총 22개로 집계됐다. 이는 약 10년 전인 2013년 말(12개)에 비해 10개 늘어난 수치다. 부모세대 기준은 2013년 말 동일인 또는 최대주주 본인 등을 고려했다.

롯데와 한솔, DL, 한국타이어 등 4개 그룹은 자녀세대 주식자산 비중이 100%였다.

태영(98.4%)과 DN(92.0%), 두산(83.7%), LG(82.4%), 호반건설(77.9%), 한진(77.8%), 효성(74.7%), 삼성(74.4%), 한화(74.4%), 동원(73.8%), 금호석유화학(72.8%), 신세계(67.5%), 장금상선(64.2%), DB(61.0%), 엠디엠(60.2%), 세아(51.8%), LX(50.6%), 현대자동차(50.5%) 등 18곳도 50%를 넘었다.

10년 새 자녀세대 주식자산 상승 폭이 가장 큰 곳은 DL(41.9%→100%)이었다. 이어 엠디엠(3.4%→60.2%), LG(25.9%→82.4%), 삼성(22.2%→74.4%), 한진(26.2%→77.8%)이 뒤를 이었다.

대기업집단 총수 일가의 자녀세대 승계는 크게 ▲상속·증여 ▲공익재단 설립 ▲자녀세대 기업가치 올리기 등의 방식으로 이뤄졌다.

상속을 통한 자산승계의 대표적 사례는 LG와 삼성, 한진이다.

LG는 지난 2018년 구본무 회장 별세 후 세 자녀(구광모·연경·연수)에게, 삼성은 2020년 이건희 회장 별세 후 배우자인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장과 세 자녀(이재용·부진·서현)에게 상속이 이뤄졌다. 한진 역시 2019년 조양호 회장 별세 후 배우자인 이명희 전 일우재단 이사장과 세 자녀(조원태·승연·현민)에게 지분이 상속됐다.

공익재단을 통한 승계의 대표적 사례는 DL이다. DL은 이준용 명예회장이 지난 2015년과 2016년 대림(옛 대림코퍼레이션) 주식 42.65%를, 2018년 대림씨엔에스 주식 2.31%를 재단에 기부하면서 자녀세대 주식자산 비중이 58.1%포인트 늘었다.

엠디엠은 자녀세대 보유기업의 가치를 높여 승계를 완성했다. 문주현 회장의 두 자녀(문현정·초연)가 지분 95.24%를 보유한 엠디엠플러스의 기업 규모(자본총액)는 지난 2013년 말 68억원에서 2022년 말 1조 3824억원으로 200배 이상 폭증했다.

한편 지난 7월 말 기준 개인별 주식자산 ‘톱5’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12조 8006억원),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 관장(8조 3868억원),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6조 2391억원), 이동채 에코프로 창업자 겸 전 회장(6조 610억원),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5조 3206억원) 순이다.

이 가운데 이재용 회장과 홍라희 전 관장은 10년 새 주식자산이 가장 많이 증가한 인물 1, 2위에 나란히 이름을 올렸다. 이재용 회장의 주식자산은 10년 새 10조 2098억원이 증가했고, 같은 기간 홍라희 전 관장의 주식자산은 6조 9009억원이 늘었다.

이 외에 이동채 전 회장(6조 486억원↑), 이부진 사장(5조 6196억원↑),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 겸 이사회 전 의장(5조 1200억원↑)이 주식자산 증가 ‘톱5’에 이름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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