州 홍수 경보와 비상사태 선포
규모 5.1 지진에 2천만명 영향

지진 경보 이후 길에 나와 상황을 살피는 캘리포니아 주민들. (로이터/연합뉴스) 2023.08.21.
지진 경보 이후 길에 나와 상황을 살피는 캘리포니아 주민들. (로이터/연합뉴스) 2023.08.21.

[천지일보=최혜인 기자] 허리케인 ‘힐러리’가 미국-멕시코 국경을 넘어 캘리포니아로 상륙한 데다 규모 5를 넘는 지진까지 덮쳐 수천만명의 주민들이 긴장 속에 하루를 보냈다.

20일(현지시간) CNN 등 현지 외신 보도를 종합하면 이번 허리케인으로 인해 역대 최고급 물 폭탄이 예상됨에 따라 캘리포니아 전역에 홍수 경보가, 남부 대부분의 지역에 비상사태가 선포됐다.

캘리포니아의 샌디에이고·라스베이거스·로스앤젤레스(LA)에서 수백편의 항공편이 취소됐고, 스포츠 경기 일정도 재조정됐다. 로스앤젤레스와 샌디에이고 학교들은 이날 수업을 줄줄이 취소했다.

한때 두 번째로 센 4등급의 위력을 지녔던 이번 힐러리는 샌디에이고 지역을 강타한 최초의 허리케인으로 기록됐다. 이러한 허리케인은 캘리포니아 남부에서는 매우 드문 사례로 꼽힌다. 허리케인에 이름이 붙여지기 이전인 지난 1939년 열대성 폭풍이 LA 카운티에 있는 롱비치에 상륙한 기록이 있다. 당시 캘리포니아 남부 전역에서 홍수가 터져 45명이 숨지고 해양에서 선박 등이 전복돼 48명이 목숨을 잃기도 했다.

19일(현지시간) 오전 11시 38분에 촬영된 허리케인 힐러리의 모습. 오른쪽 멕시코 만의 바하 칼리포니아반도에 접근하면서 미 기상청은 "위험한, 생명을 위협하는 홍수"에 대한 경보를 남서부 지역에 내렸다.  (AP/뉴시스) 2023.08.21.
19일(현지시간) 오전 11시 38분에 촬영된 허리케인 힐러리의 모습. 오른쪽 멕시코 만의 바하 칼리포니아반도에 접근하면서 미 기상청은 "위험한, 생명을 위협하는 홍수"에 대한 경보를 남서부 지역에 내렸다. (AP/뉴시스) 2023.08.21.

그나마 최근인 지난 1997년 임페리얼 카운티에 허리케인 ‘노라’가 강타한 이후로는 이곳에 허리케인이 상륙한 적은 없었다. 그러나 이번 허리케인은 1939년 폭풍 이후 가장 강력한 폭풍우로 관측되면서 당국을 긴장시키고 있다. 비가 많이 내리지 않는 지역인 만큼 이 일대는 대규모 홍수 대비 등에 취약한 곳으로 지목된다.

이에 미국 국립허리케인센터(NHC)는 “21일(현지시간)까지 멕시코 바하 칼리포르니아와 미국 남서부 일부 지역에 홍수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고 경고했다. 미국 국립기상청(NWS)도 “미 남서부를 강타한 역대 가장 습한 폭풍우가 될 것으로 보인다”며 “비의 총량뿐만 아니라 시간당 내리는 강도도 문제라 위험하다”고 내다봤다. 약 4000만명이 거주하는 캘리포니아주는 전날 비상사태를 선포하며 만일의 상황에 대비하고 있다.

허리케인이 덮친 미 서부에는 설상가상으로 규모 5가 넘는 지진까지 발생해 일대 2000만명에 달하는 주민들이 불안에 떨었다. 미 지질조사국(USGS)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 40분경 LA 북서쪽에 있는 도시 오하이에서 규모 5.1의 지진이 발생했다. 이에 따라 LA 지역과 샌디에이고 일대까지 약 2100여만명이 지진 영향권에 놓였던 것으로 집계됐다.

진앙은 약 380만명이 지내는 로스앤젤레스와 불과 95㎞ 떨어져 있다. 실제 지질조사국은 벤투라와 오하이 등 6만 8000여명의 주민들이 ‘보통’ 수준의 진동을 느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강도 보통은 건물 내 접시·창문 등 식기류가 깨지거나 불안정한 물체가 쓰러질 수 있는 정도로 대부분의 사람이 느낄 수 있는 세기다. 실제 “트럭이 충돌한 것처럼 집이 흔들렸다”고 말한 주민들 반응이 현지 언론에 전해지기도 했다. 다만 쓰나미 발생 위험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남부 지역에 열대성 '힐러리' 상륙에 따른 호우주의보가 발령된 가운데 20일(현지시간) 차량이 팜데저트 유역을 아슬아슬하게 건너가고 있다. (AP/연합뉴스) 2023.08.21.
미국 캘리포니아주 남부 지역에 열대성 '힐러리' 상륙에 따른 호우주의보가 발령된 가운데 20일(현지시간) 차량이 팜데저트 유역을 아슬아슬하게 건너가고 있다. (AP/연합뉴스) 2023.08.21.
미국 캘리포니아 남부 지역에 열대성 폭풍 '힐러리' 상륙에 따른 호우주의보가 내려진 가운데 20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에 자동차 한 대가 나무에 깔려 있다. (AP/연합뉴스) 2023.08.21.
미국 캘리포니아 남부 지역에 열대성 폭풍 '힐러리' 상륙에 따른 호우주의보가 내려진 가운데 20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에 자동차 한 대가 나무에 깔려 있다. (AP/연합뉴스) 2023.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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