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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종 총본산 성역화 상임부위원장 혜총스님

대각회 이사장에도 선임
중요 직책 잇따라 맡겨져

[천지일보=강수경 기자]“박근혜 대통령도 취임사에서 문화융성의 나라로 만들겠다고 그랬지요. 한국문화를 살펴보면 먼저 우리나라 5000년 역사 속 2000년을 이어온 불교문화를 빼놓을 수 없지 않겠습니까. 그러니 한국불교의 메카라 할 수 있는 조계사가 앞장서서 서울을 문화의 도시로 만드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봅니다.”

총 4000억원의 예산이 소요될 것으로 보이는 조계종의 총본산 조계사 일대 성역화 및 역사문화관광자원 조성사업이 차분히 순차를 밟아나가고 있다. 자승스님은 행정적인 차원에서는 이미 90% 완료됐고, 2017년까지 부지 매입을 끝낸 후 첫 삽을 뜨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그러나 앞으로 넘어야 할 산이 높아 보인다. 현재 추진위는 국고 지원금 800억(올해 200억원, 내년 600억원) 외 나머지 3200억원을 어떻게 마련해야 할지 고심에 빠져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지난 25일 실무 총괄을 맡을 추진위원회 상임부위원장에 혜총스님이 임명됐다. 스님을 그날 오후 만났다. 혜총스님 입장에선 중요한 시기에 커다란 짐을 떠안았다. 그렇지만 이날 스님의 표정은 어둡지 않았다.

스님은 이번 사업에 대한 목표가 확실했다. 스님은 “조계사를 중심으로 인사동과 북촌 등을 연계한 문화 벨트가 형성되면 외국인 관광객들의 호응을 크게 받을 수 있을 것”이라며 “한국의 정신문화를 보여줄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꼭 불교인만을 위해 (이 사업을) 한다고 생각하기보다 국가와 민족을 위해서도 이번 사업은 필요하다. 국민들이 많이 협조해줬으면 좋겠다”고 부탁했다.

혜총스님은 취진위 위원장인 자승스님과 힘을 합쳐 부족한 재원을 종단 내에서 십시일반 모연해 채운다는 계획이다.

▲ 혜총스님이 조계종 총본산 성역화 사업에 대한 포부를 밝히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한편 스님은 대각회 신임 이사장에도 만장일치로 선출돼 오는 9월 12일부터 3년에 걸친 임기에 들어간다. 그는 이날 대각회 이사장으로서 포부도 밝혔다.

“대각회와 조계종은 한 몸입니다. 용성스님의 대각사상을 세상에 널리 펴서 세상을 향기롭게 아름답게 하는 데 일조하고 또 조계종에 힘을 보태서 국가와 민족을 위해서 하나가 되는 대각회를 만들고 싶습니다.”

대각회(大覺會)는 민족 대표 33인 중 한 사람으로 3.1운동을 전개한 용성스님이 선양한 대각사상을 유지·발전시키기 위해 1968년 9월 설립된 재단법인이다. 1938년 2월 용성스님 입적 후 법손(法孫)들을 중심으로 대각사상이 이어져 왔고, 이후 대각회를 통해 약 170곳에 이르는 사찰들이 대각사상을 이어가고 있다.

혜총스님은 그동안 어린이·청소년 포교와 불교사회복지 부문에 관심을 많이 보였다. 대한불교어린이지도자연합회장, 사회복지법인 불국토 대표이사, 용호종합사회복지관장, 부산불교사회복지청소년기관협의회장 등을 역임했다. 또 1989년 조계종 포교대상 공로상, 1992년 조계종 종정 표창, 1988년 국민훈장 동백장, 2003년 국무총리 표창을 수상하는 신망이 두텁다. 2006~2011년까지 5년 동안 조계종 제5대 포교원장으로 소임을 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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