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네 번째 교황 방한 예상
“교회 보편성 보여주는 징표”
외국인 포함 100만명 모일 듯
충남, 천주교 유산 명소화 추진

프란치스코 교황이 지난 4월28일(현지시간) 헝가리 부다페스트 국제공항에 도착해 세미옌 졸트 헝가리 부총리 등의 박수를 받으며 깃발을 흔드는 어린이들의 환영을 받고 있다. (출처: AP/뉴시스)
프란치스코 교황이 지난 4월28일(현지시간) 헝가리 부다페스트 국제공항에 도착해 세미옌 졸트 헝가리 부총리 등의 박수를 받으며 깃발을 흔드는 어린이들의 환영을 받고 있다. (출처: AP/뉴시스)

[천지일보=이지솔 기자] 전 세계 가톨릭 청년들이 모이는 대규모 국제행사 ‘세계청년대회’가 2027년 8월 대한민국 수도 서울에서 개최된다. 세계청년대회가 서울에서 열리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아시아 국가로는 필리핀에 이은 두 번째 개최로,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교황도 방한한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6일(현지시간) 포르투갈 리스본의 테주 공원에서 열린 올해 세계청년대회 폐막일 미사에서 2027년 차기 대회 개최지는 서울이라고 발표했다. 개최지를 서울로 결정한 이유에 대해 교황은 “이는 교회의 보편성을 보여주는 아름다운 징표”라고 말했다.

2027년 서울 세계청년대회에는 해외 참가자 20만∼30만명을 포함해 약 70만∼100만명이 참석할 것으로 한국 천주교 서울대교구는 내다보고 있다. 교계에서는 서울이 선정된 것에 대해 아시아에서 한국 가톨릭 교회의 역할에 대한 바티칸의 기대가 반영된 것으로 분석했다.

또 최단기간에 가장 많은 외국인이 한국을 방문하는 행사가 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한국 교회와 한국 문화를 전 세계에 알리는 기회뿐만 아니라 경제적인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는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서울이 차기 개최지로 선정된 데 대해 서울대교구장 정순택 대주교는 이날 “프란치스코 교황께서 차기 개최지로 ‘대한민국 서울’을 선택하신 데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서울에서 전 세계 많은 젊은이와 만날 수 있다는 사실을 매우 기쁘고 영광스럽게 생각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모든 인류의 선익을 위한 행사로 만들 수 있도록 정부·지자체와 긴밀히 협조하면서 준비하겠다”고 약속했다.

전임 교구장 염수정 추기경도 “서울 개최라는 큰 은총을 주신 주님께 감사하다. 전 세계 모든 젊은이의 기도가 서울 세계청년대회를 통해 이뤄지기를 바란다”며 “특히 전쟁 없는 ‘이 땅의 평화’를 위해 젊은이들이 하나돼 기도하는 사랑과 기쁨의 축제가 되길 희망한다”고 기대했다.

한국 천주교 첫 사제 김대건 신부를 배출한 솔뫼성지 등 전국에서 가장 많은 50여곳의 천주교 사적지를 보유한 충남도도 환영과 축하의 뜻을 밝혔다. 도내에는 5만여명이 방문할 예정으로, 2027년 천주교 세계 청년대회에 맞춰 2026년까지 도내 천주교 유산을 세계 명소화하기 위한 사업을 완료할 계획이다.

앞서 서울대교구는 일찌감치 2027년 대회 국내 유치 의향을 공식 발표하고 유치에 나섰다. 서울대교구장 정순택 대주교, 염수정 추기경, 손희송 총대리주교는 지난달 31일 리스본으로 출국해 막판 유치 활동에 힘썼다. 서울대교구는 이번 대회에 총 184명을 교구순례단으로 파견했고, 서울대교구를 포함해 한국 교회에서 총 1051명이 참가했다. 교황청 성직자부 장관인 유흥식 추기경, 오현주 주교황청 한국대사도 리스본에서 유치에 힘을 보탰다. 박진 외교부장관은 지난 1일 바티칸에서 폴 리처드 갤러거 교황청 외교장관과 회담하고 2027년 세계청년대회가 한국에서 유치될 수 있도록 교황청에서 긍정적으로 검토해달라고 요청했다.

◆세계청년대회, 어떤 행사인가

세계청년대회는 요한 바오로 2세 전 교황이 젊은이들의 신앙을 독려하기 위해 1984년과 1985년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에 전 세계 젊은이를 초대한 일이 시초가 됐다. 그곳에 모인 수많은 젊은이가 그리스도를 향해 열광하는 모습에서 큰 감명을 받은 요한 바오로 2세 전 교황은 1985년 12월 ‘세계 젊은이의 날’을 선포했다. 이날을 기념하는 축제가 바로 세계청년대회로, 청년들이 상호교류를 통한 각국 문화를 이해하고 평화의 정신을 나누는 행사로 이뤄진다. 이 대회는 기도회, 공연 등 다양한 체험을 즐길 수 있다. 참가 신청에 종교 제한은 없다.

제1회 대회는 1986년 이탈리아 수도 로마에서 열렸으며, 이후 2∼3년마다 7월 하순 또는 8월 초에 도시를 바꿔가며 전 세계 가톨릭 청년들이 모여 신앙을 성찰하고, 사회 문제를 토의하는 축제의 장으로 자리를 잡아나갔다. 1995년 필리핀에서 열린 세계청년대회에서는 폐막일 미사에 400만∼500만명 이상이 운집해 교황 참가 모임 최대 인파로 기네스북에 등재되기도 했다.

올해 리스본 세계청년대회에는 맹렬한 폭염에도 불구하고 세계 145국에서 35만명이 공식 참여했다. 6일 파견 미사에는 150만명이 참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자문업체 PWC포르투갈은 리스본 대회 개최에 따른 총부가가치를 5억 6400만유로(한화 약 8000억원)로 추산했다. 생산적인 측면에서는 최대 11억 유로(한화 약 1조 5000억원)의 효과가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한국은 2022년 기준 인구 약 5200만명 중 개신교의 신자 수는 국내 인구의 20%로 대한민국 내 종교인 인구 1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2위는 불교(17%), 3위는 천주교(11%)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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