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곡물항 공습’에 우크라 맞대응
흑해 일대, 새 전선으로 부상 분석
우크라, 흑해 6곳 위험 지역 경고

러시아 유조선 향해 돌진하는 해상 드론 보트. (출처: 연합뉴스)
러시아 유조선 향해 돌진하는 해상 드론 보트. (출처: 연합뉴스)

[천지일보=정다준 기자] 우크라이나가 원격조종 드론 보트를 이용해 흑해에서 러시아 군함에 이어 러시아 유조선을 공격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흑해 곡물항을 연일 공습한 가운데 우크라이나도 맞대응에 나선 것이다. 이에 흑해 일대가 새로운 전선이 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5일(현지시간) 로이터, AP 통신 등에 따르면 전날(4일) 오후 11시 20분께 흑해와 아조우해를 잇는 크림반도 인근의 케르치 해협 남쪽에서 러시아 유조선 SIG가 우크라이나군의 해상 드론 공격을 받았다고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이 공격으로 SIG의 엔진실 쪽 흘수선(선체가 물에 잠기는 한계선)에 구멍이 생겼다. 이에 대해 러시아 해상·내륙 교통청은 “유조선은 타격을 받았지만 침몰하진 않았다”고 밝혔다. 이 공격으로 인한 사망자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 측은 이번 드론 공격으로 크림반도와 러시아 본토를 연결하는 크림대교 통행이 3시간가량 중단됐다가 이날 이른 시각에 재개됐다고 밝혔다.

SIG는 시리아 바샤르 알아사드 대통령을 지원하는 시리아 내 러시아 군에 제트 연료를 공급한 건으로 미국의 제재 대상 목록에 올라 있다.

우크라이나 정보 당국자는 로이터에 “폭발물 450㎏을 적재한 드론 보트가 우크라이나 영해에서 러시아 군용 연료를 수송하던 SIG를 공격했다”며 “유조선에 연료가 가득 실려 있었기 때문에 멀리서도 ‘불꽃놀이’를 볼 수 있었다”고 말했다.

흑해 주변에서의 이번 공격은 우크라이나가 또 다른 해상 드론으로 러시아 흑해 주요 수출항인 노보로시스크에 있는 러시아 해군기지에서 러시아 군함을 공격한 지 하루 만에 이뤄졌다. 우크라이나 해군이 러시아 해안에서 공격을 감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러시아 국방부는 우크라이나 드론 보트 두 척을 격퇴했다고 밝혔지만, 우크라이나 측은 이 공격으로 러시아 함대 상륙함인 올레네고르스키 고르냐크호가 작동 불능 상태가 됐다고 주장했다.

우크라이나의 잇따른 해상 드론 공격은 우크라이나산 곡물의 해상 수출을 보장한 흑해곡물협정을 중단한 러시아가 흑해와 다뉴브강 일대의 우크라이나 곡물항을 잇따라 공습한 데 대한 맞대응으로 분석된다.

우크라이나 정부 기관은 이날 성명을 내고 아나파, 노보로시스크, 겔렌지크, 투압세, 소치, 타만 등 러시아의 흑해 항구 6곳을 ‘전쟁 위험 지역’에 속한다고 경고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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