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찬일 ㈔세계북한연구센터 이사장

북한 김정은이 ICBM을 발사한다며 발사장을 어슬렁거리는 동안 한국의 윤석열 대통령은 폴란드 공식 방문을 계기로 양국이 오는 9월부터 우크라이나 재건사업 관련 한·폴란드 차관급 협의체를 구성해 정보를 공유하고 공동사업을 발굴·추진하기로 하는 등 큰 성과를 올리고 있다. 정부는 현재 기준으로 우크라이나 재건사업 관련, 한국이 자체적으로 최소 520억 달러(약 66조원)의 기회를 확보했다고 보고 폴란드와의 협력을 통해 규모를 확대하겠다는 방침이다. 13일(현지시간) 대통령실에 따르면 양국 정부가 체결한 ‘우크라이나 재건 협력 양해각서(MOU)’ 후속 조치로 정부는 9월 한·폴란드 차관급 협의체를 구성하고, 우크라이나 재건 협력 플랫폼인 한국해외인프라도시개발지원공사(KIND) 사무소를 바르샤바에 개소하기로 했다.

폴란드와의 협력 채널을 마련해 향후 최대 1조 2000억 달러(약 1519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는 우크라이나 재건사업에 대한 한국 기업 참여를 돕겠다는 구상이다. 한국 정부의 최상목 경제수석은 현지 브리핑에서 “대한민국과 폴란드, 우크라이나 정부 간에 우크라이나 재건사업의 3각 협력체계가 완성된 것”이라며 “향후 사업이 본격화되면 공적개발원조(ODA)와 대외경제협력기금(EDCF) 등 금융 지원을 확대하고 통상 3년이 걸리는 기존 절차를 대폭 단축해 우리 기업의 신속한 참여를 돕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유럽부흥개발은행(EBRD) 등 국제기구와 공동 파이낸싱도 모색할 계획”이라고 했다.

정부는 지금까지 한국 정부와 기업이 우크라이나와의 직접 소통 또는 미국·터키 등과의 공조 등을 통해 520억 달러 규모의 기회를 확보했다고 보고 있다. 최 수석은 “우크라이나가 지난 5월 정부 간 협력 창구를 통해 200억 달러 규모, 5000여개 재건 프로젝트에 우리 기업의 참여를 요청했고, 현재 정부가 파악하고 있는 민간 주도 재건사업은 SMR(소형 모듈 원전), 공항 재건, 건설기계, 철도차량, 정보기술(IT) 등 분야의 약 320억 달러 규모”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14일 ‘한·폴란드 비즈니스 포럼’에 참석해 “우크라이나 재건은 양국 협력의 새로운 장이 될 것”이라며 “우크라이나 재건을 위한 협력에 양국이 함께 파트너로 참여해 우크라이나가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저는 이번 순방에 동행한 한국의 대표적인 건설 인프라 기업들과 간담회를 갖고 우크라이나 재건에 필요한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간담회에서 “우리는 6.25전쟁 후 국제사회의 지원을 통해 국가를 재건한 경험이 있는 만큼 우리의 경험과 지원이 우크라이나의 전후 복구와 재건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도 포럼에 함께하며 “폴란드 기업은 우크라이나 정부, 기업, 시장의 특수성을 잘 이해하고 있어 양국 기업들이 재건을 위해 함께 노력하는 것은 전쟁으로 큰 피해를 입은 우크라이나와 양국 기업 모두에게 많은 이익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양국 기업인들은 이날 행사에서 배터리, 원전, 건설, 친환경에너지, 금융, 인력 교류 등 분야에서 33건의 MOU를 체결했다. 이에 앞서 한국의 방위산업(K-방산)은 폴란드에서 역대 최대 규모의 수출고를 올렸다. 방위사업체인 현대로템과 한화디펜스는 지난해 폴란드 군비청과 K2 전차와 K9 자주포 1차 이행 계약을 맺었다. 두 회사는 앞으로 K2 100대 이상과 K9 200문 이상을 폴란드에 납품하기로 했다. 계약 규모는 총 7조원 이상으로 한국 방산 수출 사상 최대 규모다. 이날 계약은 기본 계약의 후속으로, 당시 폴란드는 현대로템으로부터 K2 980대, 한화디펜스로부터 K9 648문을 각각 구매한다고 밝혔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 경공격기인 FA-50 48대도 구매하기로 했다.

국방부에 따르면 폴란드는 나머지 수량도 단계적으로 이행 계약을 추가 체결할 예정이다. FA-50 이행 계약은 현재 양국 간 협상이 진행 중이다. 국방부는 양국이 K2·K9을 시작으로 국방·방산 분야 협력을 더욱 확대하는 데 공감했다고 밝혔다. 폴란드는 AS21 레드백 보병전투차량과 K808 차륜형 장갑차, K239 다연장로켓, 천궁-Ⅱ 방공 미사일 등에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김정은이 이제 유독 대륙간탄도미사일 개발에 매달리면 무슨 소용이 있을까. 한국의 군수산업 발전을 한 번 제대로 살펴보기 바란다. 민간경제가 우선 발전해야 군수산업도 함께 발전할 수 있다. 인민 경제가 죽은 북한은 곧 두 손 들 날이 멀지 않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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