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호익 동북아공동체ICT포럼회장/한국디지털융합진흥원장

정부는 2030년까지 민관 합동으로 기후테크 산업에 145조원을 투자해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기업)을 10개 육성하고 수출 100조원을 달성하며 신규 일자리 10만개를 창출하기로 했다. 세계 각국이 탄소중립을 이행하기 위해 막대한 투자를 하는 상황을 활용해 국내 기후테크 산업을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키우기로 한 것이다.

기후테크는 기후(Climate)와 기술(Technolog

y)의 합성어로 탄소 감축과 기후 변화에 대응하는 혁신 기술을 말한다.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는 기후테크를 크게 클린 테크(Clean Tech, 에너지), 카본 테크(Carbon Tech, 탄소포집·산업·물류), 지오 테크(Geo Tech, 관측·기후적응), 에코 테크(Eco Tech, 환경), 푸드 테크(Food Tech, 농식품) 5개 분야로 구분했다.

우선 정부는 산업기술혁신펀드 내 4000억원이 넘는 신설 정책펀드를 조성한다. 기업형 벤처캐피털(CVC)과 임팩트 투자 등 기업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활동과 연계한 2000억원 규모 민간 투자도 활성화한다. 기업 스케일업을 위한 기후금융은 2030년까지 8조원 규모로 확대하고 135조원의 민간 5대 금융그룹 투자유치도 지원한다.

유망 기후테크 기술이 산업 현장에서 활용될 수 있도록 기술 개발과 실증, 사업화 과정을 연계한 1조원 규모의 대규모 연구개발(R&D)도 추진한다. 규제 혁신 등을 통해 조속한 사업화를 돕고 해외시장 진출을 유도해 수출 규모 100조원을 달성한다.

정부는 초기 수요를 유도하고 이를 토대로 해외 시장에 적극적으로 진출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정부는 수요 연계형 연구개발을 확대하고, 조달 연계 지원 사업, 절충교역 등 공공 시장을 통해 관련 산업의 초기 수요를 견인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정부는 국내 탄소시장 활성화, 인력양성 확대 등을 통해 기후테크 산업의 성장 기반을 강화한다. 이와 관련해 인증 표준을 고도화하고 온실가스 감축 실적 검증 컨설팅을 지원하는 한편 에너지융합대학원 확대와 수출 특성화 프로그램 신설 등을 통해 융합형 기술 전문 인력을 양성하고 대학과 연계한 기후테크 센터도 설치한다.

또 정부는 에너지 산업 융복합 단지와 R&D 특구, 녹색융합클러스터 등 각 지역 특구와 산단 협력체계를 구축해 실증특례, 투자설명회, 컨설팅 등 사업화를 지원한다. 공공기관과 동반협력 강화, 기후테크 기업의 해외시장 진출을 촉진하고, 국내 소재 국제기구와 협력을 통해 해외진출 R&D도 지원한다.

기후테크는 탄소중립과 함께 주요국의 관심과 투자가 날로 커지고 있다. 탄소중립 시대에 대표적인 미래 성장동력이 될 것으로 보인다. 세계 시장이 급성장하고 미국과 유럽연합(EU) 등도 기후테크를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고 대규모로 투자하고 있다. 전 세계에서 해마다 기후테크 산업에 투자하는 자금만 60조원에 육박할 정도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기후테크 산업 규모는 매년 빠르게 성장해 2032년에는 1480억달러(약 200조원)까지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연평균 14.5%씩 성장하는 것이다. 전 세계에서 기후테크 산업이 가장 앞서가는 국가는 미국이다. 실제 미국은 기후테크 분야 10개 중 9개에서 선도적인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미국 다음으로는 유럽연합(EU)의 기술 경쟁력이 높다. 일본이 그 뒤를 추격하고 있고, 한국과 중국은 후발 주자로 분류된다. 한국은 기후테크 기술 수준이 미국의 80% 수준에 불과하다.

기후테크 산업 육성은 탄소 감축과 경제적 성과 창출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을 수 있다. 향후 시장 주도권을 잃지 않으려면 한국도 선제적으로 기후테크 산업을 육성해야 한다. 혁신 기술을 확보하고 시장을 선점하도록 지원해야 한다. 탄소중립 시대의 새로운 성장동력인 기후테크가 성장할 수 있도록 육성전략과 함께 규제 개선도 병행 추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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