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1일 서울 중구 시청역 앞에서 열린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투기 규탄 범국민대회’에서 “오염수 방류를 반대하는 국민들을, 괴담 유포한다며 수사한다고 협박하는 나라가 세상에 어디 있느냐”며 윤석열 정부를 맹비판했다. 이어 “대통령이라면 먼저 앞장서서 나라의 주권을 든든히 지키고 이웃 나라가 침탈하면 국민이 피곤하지 않도록 대신 싸우겠다고 해야 한다”며 “대통령과 정부·여당은 쓸데없는 괴담 소리 하지 말고 대한민국 주권을 지키라”고 몰아붙였다.

이날 집회에는 이 대표와 박광온 원내대표, 최고위원, 조정식 사무총장 등 지도부가 총출동했다. 민주당이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규탄 집회를 서울 한복판에서 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민주당은 7월 한 달간 전국을 돌며 규탄 집회를 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민주당은 이미 거리행진과 단식농성으로 대여 투쟁을 벌여왔다. 지난 20일 더불어민주당 초선 윤재갑 의원이 국회 본청 앞에서 단식농성을 시작한 데 이어 26일에는 원내대표를 지낸 같은 당 4선 우원식 의원도 단식에 동참했다. 남인순 의원을 비롯한 민주당 의원 13명은 정의당 이은주·장혜영 의원과 지난 28일 ‘이태원 참사 진상규명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며 서울광장 분향소에서 국회 앞까지 거리행진을 했다.

의회를 벗어나 거리 투쟁에 나서는 민주당을 보는 국민들의 마음은 불안하기만 하다. 가뜩이나 고물가·고금리로 힘든 민생은 더 어려워지고 있다. 오염수 괴담으로 수산물 소비가 현저히 줄어들며 어민과 수산 상인들이 생계를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다. 한편으론 천일염 사재기로 소금값이 급등하고 품귀 현상까지 빚어지기도 한다. 이는 오염수 방류와 관련한 과학적 논리와 합리성과는 별개로 국민의 심리적 불안감을 초래하면서 나타난 모습인 것이다.

지금은 경제적으로 어려움에 놓인 국민을 어떻게 지원할지 머리를 맞대도 부족할 때이다. 하지만 거대 야당 민주당이 국민과 소통을 위한 공론의 장을 박차고 거리로 나서는 것은 제대로 된 공당의 자세로 보기는 어렵다. 현안과 쟁점은 국회 안에서 이뤄지는 것이 바람직하다. 장외투쟁은 진영 갈등만을 키울 뿐이다. 이 대표 등 민주당 지도부는 불안해하는 국민 여론을 살피고 무엇이 현 상황에서 필요한지를 생각해야 할 것이다.

정부·여당도 국민 불안 해소를 위해 적극 나서야 한다. 야당을 ‘괴담 유포’ ‘반국가 세력’ 등으로 몰아붙이며 대립각을 세울 것이 아니라 이해시키고 설득하려는 소통 능력을 보여줘야 한다. 이론적 설명이나 ‘먹방’ 퍼포먼스보다는 민심이 수용할 수 있도록 다양한 노력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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