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초타키스 총리 이끈 신민당
40% 득표로 단독 재집권 성공

키리아코스 미초타키스 그리스 총리가 25일(현지시간) 수도 아테네에서 지지자들에게 총선 승리 연설을 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키리아코스 미초타키스 그리스 총리가 25일(현지시간) 수도 아테네에서 지지자들에게 총선 승리 연설을 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천지일보=최혜인 기자] 그리스 2차 총선에서 현 총리가 이끄는 중도우파 정당인 신민주주의당(New Democracy)이 40%가 넘는 득표율을 기록하며 또 한 번의 압승을 거뒀다. 지난달 열린 1차전에서는 신민주주의당이 과반의 벽을 넘지 못하면서 연립 정부를 구성하는 대신 ‘2차 총선’을 진행하기로 한 바 있다.

국가 부도 사태 속에 유럽의 문제아로 여겨진 그리스를 다시 일으켜 세우는데 공을 세운 현 총리에 대한 신뢰와 인기성 공약을 내건 야당에 대한 불신이 이러한 결과를 이끌었다는 분석이다.

25일(현지시간) 그리스 내무부에 따르면 개표가 99% 이상 진행된 결과 신민주주의당이 40.5%의 득표율을 기록하며 좌파 야당인 시리자(Syriza)보다 20%p 넘게 앞선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과거 1974년 군사독재가 무너진 이후 보기 드문 큰 격차로 기록됐다.

이번 투표는 약 500명이 사망한 것으로 추정되는 그리스 인근 해상의 난민 보트 참사가 발생한 지 11일 만에 치러졌다. 3일간의 애도 기간이 있었지만, 1차 때 득표율과 큰 차이가 나지 않아 사태가 선거에는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또 그리스가 외환 위기를 벗어나 경제가 안정되면서 유권자들이 열차 충돌 사고나 도청 스캔들에도 불구하고 집권 여당의 손을 들어줬다는 분석이다. 앞서 지난 2월 그리스 템피에서는 57명의 목숨을 앗아간 역사상 최악의 열차 사고가 발생한 바 있다.

이로써 신민주주의당이 전체 300개 의석 중 절반이 넘는 158석을, 급진좌파연합인 시리자가 48석을 차지하게 됐다. 지난 2020년 개정된 선거법에 따라 2차 총선에서는 제1당이 득표율에 따라 20~50석의 보너스 의석을 확보할 수 있다. 신민당은 40% 이상의 득표율을 기록하면서 50석을 모두 챙기게 됐다.

최대 야당 급진좌파연합(시리자)을 이끄는 알렉시스 치프라스 전 총리가 21일(현지시간) 그리스 수도 아테네에 있는 시리자 본부에 도착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최대 야당 급진좌파연합(시리자)을 이끄는 알렉시스 치프라스 전 총리가 21일(현지시간) 그리스 수도 아테네에 있는 시리자 본부에 도착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나머지 변화운동당은 32석, 공산당은 20석을 확보했다. 새로 창당된 극우 스파르타스당도 의석 획득 기준인 3%를 넘긴 4.7%의 득표율을 얻으면서 의석을 차지하게 됐다.

신민당이 단독 과반을 확보하며 재집권에 성공하면서 신민당의 대표인 미초타키스 총리의 연임도 확실시된다. 이날 미초타키스 총리는 ”신민당은 유럽에서 가장 강력한 중도우파 정당“이라며 “이번 승리로 변화의 길을 더 빨리 가기 위한 강력한 명분을 갖게 됐다”고 자축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그리스 총리 재선에 성공한 신민주당의 미초타키스 대표에게 축하 인사를 전했다고 미 정치전문지 더힐이 이날 전했다.

그는 국가 부도 사태에 직면해 지난 2010년 이후 국제통화기금(IMF)과 유럽연합(EU) 채권단으로부터 3차례에 걸쳐 구제금융을 받은 그리스 경제를 다시 회복의 길로 올려놨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후 그리스는 어려움을 딛고 지난해 기준 5.9%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했다.

코로나19 대유행 기간 206%까지 치솟았던 국내총생산(GDP) 대비 정부 부채 비율도 지난해 171%까지 줄어들었다. 이에 유권자들이 여전히 어려운 가계 상황에 있지만 낮은 세금과 공공 보건 개선을 약속한 신민당에 다시 한번 표를 던진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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