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모르면 제발 가만히 있으라”
유승민 “선무당이 사람 잡는다”
이준석 “강남·목동 등 격전지 돼”

윤석열 대통령이 9일 강원 춘천시 강원대학교 백령아트센터에서 열린 강원특별자치도 출범 기념식에서 축사하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9일 강원 춘천시 강원대학교 백령아트센터에서 열린 강원특별자치도 출범 기념식에서 축사하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천지일보=홍수영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학교 수업에서 다루지 않는 내용은 출제에서 배제하라”고 한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이 17일 “윤 대통령의 가벼운 입에 애꿎은 학생과 학부모만 대혼란에 빠졌다”고 꼬집었다.

민주당 강선우 대변인은 이날 국회 브리핑을 통해 “대학수능시험을 5개월 앞두고 불쑥 튀어나온 윤 대통령의 ‘즉흥 지시’가 국민을 혼란과 불안에 빠트렸다”며 이같이 말했다.

강 대변인은 “윤 대통령의 수능 출제 불장난에 대한민국이 깜짝 놀라 대통령실과 교육부까지 수정에 수정을 거듭하며 불 끄기에 나섰지만 이미 학생과 학부모의 속과 머리는 새카맣게 전소됐다”며 “참을 수 없는 가벼운 입을 가진 윤 대통령의 경솔하고 즉흥적인 ‘수능 난이도 발언’으로 수능 준비에 매진해온 학생과 학부모들의 시간과 노력을 송두리째 부숴버렸다”고 맹비난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실과 교육부가 ‘쉬운 수능’ 취지는 아니라며 부랴부랴 진화하려고 하지만, 교육 현장은 이미 카오스”라며 “한 문제만 틀려도 등급이 바뀌고 갈 수 있는 학교가 달라진다는 것을 대통령은 알기나 하나? 아니 들어보기라도 했나”고 힐난했다.

강 대변인은 지난해 윤 대통령의 ‘만 5세 입학’을 거론하며 “해마다 교육 문제로 대한민국을 벌집 쑤시듯 헤집어 놓는 것이 윤석열 대통령 국정운영 계획이냐”며 “대통령이 불쑥 던진 ‘만 5세 입학’ 혼란은 당시 박순애 부총리의 경질로 얼렁뚱땅 넘어갔다. ‘수능 난이도’ 혼란은 이주호 부총리 경질로 뭉갤 계획이냐”고 반문했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을 감사하는 것을 두고서도 “교육부 대입 국장의 전격 경질과 한국교육과정평가원 감사 속에 대입이 정상적으로 치러질 수 있겠나”며 “‘감사’ 칼춤에 언제 잘릴지, 수사를 받을지 모를 공무원과 출제위원들이 제대로 수능 준비를 할 수 있겠나”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이준석 전 대표가 지난해 12월 22일 오후 서울 성북구 고려대학교 정경관에서 정치외교학과 '한국의신보수주의' 주최로 열린 특별 강연 '보수주의의 길을 묻다'에서 학생 패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2.12.22 (출처: 연합뉴스)
국민의힘 이준석 전 대표가 지난해 12월 22일 오후 서울 성북구 고려대학교 정경관에서 정치외교학과 '한국의신보수주의' 주최로 열린 특별 강연 '보수주의의 길을 묻다'에서 학생 패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2.12.22 (출처: 연합뉴스)

여권 비주류에서도 윤 대통령의 발언을 지적하고 나섰다.

유승민 전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선무당이 사람 잡는다”며 “수능에 대해 뭘 안다고 앞뒤가 맞지도 않는 모순적인 얘기를 함부로 해서 교육 현장을 대혼란에 빠트리는가”라고 비난했다.

유 전 의원은 “교육개혁을 하시라 했더니 윤 대통령은 150일 남은 수능을 건드렸다”며 “대통령의 수능 발언은 수능의 예측 가능성을 흔들어 순식간에 대혼란을 초래했다”고 꼬집었다.

그는 “윤 대통령은 프랑스, 베트남 외유를 떠나기 전에 본인의 수능 발언이 초래한 교육 현장의 혼란과 불안에 대해 반성하고 수습해야 한다”며 “대통령과 교육부 장관은 올해 수능에 급격한 변화가 없을 것임을 분명히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준석 전 대표도 이날 페이스북에서 “어제 자로 강남과 목동과 분당도 격전지가 됐다고 한다. 잘하면 수성구도…”라고 글을 올렸다.

교육열이 뜨거운 강남과 목동 등이 윤 대통령 발언에 흔들리고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 전 대표는 전날에도 “전당대회 직전에 룰을 바꿔, 윤리위 할 때마다 사람 따라 잣대를 바꿔, 수능은 몇 달 앞두고 난이도를 바꾼다”며 “자신 있으면 커버 쳐 보라. 그 어려운 일에 노고가 많으신 분들, 어떤 의미에서 대단하다”고 비꼬았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딸 조민씨를 거론하며 “의대 정원을 늘려야 한다면서 물수능을 만들어 놓으면 결국 종국에는 뉘집 딸 같이 진학하는 길을 열어젖히게 되는 것 아닌가”라고 묻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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