宋 구속영장 염두 가능성 대두
정계선 ‘宋 정치 쇼’ 비판 나와
宋, 출석 불발 후 장문 메시지
與 “宋, 면담 불발 전제 깐 것”
[천지일보=이재빈 기자]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 봉투 살포 의혹’을 받는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가 7일 검찰에 두 번째 자진 출석을 강행했다. 다만 검찰은 이전 출석 때와 동일하게 송 전 대표를 돌려보냈다. 정치권 안팎에선 송 전 대표의 출석 의도를 두고 여러 의견이 나오고 있다. 당초 검찰은 송 전 대표의 자진 출석을 받지 않을 방침이기 때문이다.
송 전 대표는 이날 오전 9시 23분쯤 서울중앙지검에 도착한 후 검찰청 안으로 들어가다가 출입증 교부를 거부당하자 2분 만에 청사 밖으로 나왔다.
출입증 교부를 거부당한 송 전 대표는 준비해온 입장문을 꺼내 기자회견을 시작했다. 그는 “검찰은 비겁하게 제 주변 사람들을 불러 억지로 진술을 강요하고, 민주당을 이간질하고 국회의원들의 구속영장을 청구할 것이 아니라 저를 소환해 조사한 다음 저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해보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송 전 대표의 ‘셀프 출두’는 이번이 두 번째다. 앞서 송 전 대표는 프랑스에서 귀국한 뒤인 지난달 2일에도 “주위 사람을 괴롭히지 말고 저 송영길을 구속시켜주기 바란다”며 자진 출석했지만, 면담 요청을 거절당한 바 있다.
앞서 정치권 안팎에선 검찰이 송 전 대표의 자진 출석을 용인할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의견이 주를 이룬 바 있다. 이에 따라 송 전 대표의 자진 출석은 정치적 판단이 작용한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그의 출석 동기로 거론되는 요소 중 하나는 구속영장 기각이다. 보통 구속영장은 피의자의 도주 및 증거 인멸 우려를 고려해 청구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를 고려할 때 송 전 대표의 자진 출석은 그가 검찰 수사에 적극적으로 임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셈으로 검찰이 구속영장을 낼 명분을 모호하게 한다는 것이다.
이에 관해 정치권 안팎에선 송 전 대표가 ‘정치 쇼’를 하는 것이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이는 그의 첫 검찰 자진 출석 때도 대두됐던 부분이다.
진중권 작가는 6일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와의 인터뷰에서 송 전 대표의 자진 출석과 관련 “구속영장이 신청될 것에 대비해서 ‘두 번이나 자진 출석했지 않았나’ ‘난 도주 우려가 없다’는 걸 보여주려는 의도”라며 “만약에 (무소속 윤관석‧이성만 의원이) 구속된다면 (구속영장이) 송 전 대표한테 가는 길이 열리는데, 아마 그것 때문일 것”이라고 밝혔다.
추가 수사에 따라 다르겠지만, 송 전 대표와 의혹의 직접적인 연결성이 아직까지 밝혀지지 않은 부분도 그가 자진 출석을 감행하는 이유 중 하나일 것으로 보인다.
논란의 전당대회 당시 자신의 캠프에서 돈 봉투가 살포된 데에 송 전 대표의 의사가 반영됐다는 증거가 없는 이상, 해당 의혹은 민주당 이정근 전 사무부총장 등 송 전 대표 캠프에 참여했던 인사들의 단독 행동으로 귀결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송 전 대표가 검찰이 그를 당장 수사할 수 없는 입장임을 인지하고 있을 가능성도 점쳐진다. 검찰 입장에선 원활한 수사를 하려면 참고인들을 먼저 조사해 의혹에 대한 정황과 진술을 먼저 확보하는 등 과정을 거친 후 핵심 인물을 수사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전에 송 전 대표 측에 압수수색을 통해 얻은 압수물 분석이 어느 정도 시간이 걸린다는 부분도 있다. 앞서 검찰은 송 전 대표의 서울 거주지, 인천의 옛 거주지뿐만 아니라 외곽 조직인 ‘평화와먹고사는문제연구소’ 사무실, 송 전 대표 경선캠프 관계자들의 주거지 등 송 전 대표를 향해 여러 차례 압수수색을 진행한 바 있다.
국민의힘 김근태 상근부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내고 “오늘 송 전 대표가 자신을 구속수사를 하라며 2차 셀프 검찰 출석 쇼를 벌였다”며 “준비해둔 것으로 보이는 페이스북 글은 이미 면담 불발을 전제로 깔고 있다. 자신의 출석이 쇼에 그칠 것을 알고 있었던 것”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송 전 대표는 이날 검찰 출석이 불발된 후 오전 9시 50분께 200자 원고지 22매 분량의 글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바 있다.
해당 글에는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의혹에 대한 검찰의 김건희 여사 소환조사 촉구 및 돈 봉투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의 정당성 등을 비판하는 내용이 담겼다.
송 전 대표는 또 검찰을 향해 ▲김 여사의 주가조작 의혹 관련 녹취록과 민주당 이 전 사무부총장의 전당대회 돈 봉투 관련 녹취록 중 무엇이 중요한가 ▲국가 예산 검찰특수비 돈 봉투와 전당대회 돈 봉투 논란 중 무엇이 중요한가 ▲공직선거법 공소시효 6개월, 2년 전 정당 전당대회 선거 때 사건이 특수부가 수사할 사안인가 등 질문을 던졌다.
아울러 “검찰의 무소불위한 압수수색, 구속영장, 별건 수사, 증거인멸, 조작, 수사 지휘, 기소독점권에 대다수 국민이 겁에 질려 주눅이 들었다”며 “수사 대상이 된 국민은 모든 사회생활이 중단되고 엄청난 정신적인 스트레스에 시달려 검찰이 요구하는 대로 거짓 진술을 하기도 한다. 심지어 극단적인 선택을 하기도 한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