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째 자진 출석… 검사 면담 불발
“도이치 주가조작·돈봉투, 뭐가 중한가”
오후 5시까지 ‘1인 시위’ 진행 예정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더불어민주당 2021년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의 핵심 피의자로 지목된 송영길 전 대표가 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자진 출석, 입장을 밝히고 있다. 이날 송 전 대표는 지난달 2일에 이어 두 번째 자진 출두를 시도했지만, 검찰의 거부로 또 헛걸음했다. ⓒ천지일보 2023.06.07.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더불어민주당 2021년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의 핵심 피의자로 지목된 송영길 전 대표가 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자진 출석, 입장을 밝히고 있다. 이날 송 전 대표는 지난달 2일에 이어 두 번째 자진 출두를 시도했지만, 검찰의 거부로 또 헛걸음했다. ⓒ천지일보 2023.06.07.

[천지일보=유영선 기자] 2021년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 봉투 의혹의 정점으로 꼽히는 송영길 전 대표가 7일 오전 다시 검찰에 자진 출두했지만, 검사와의 면담이 또 불발됐다. 검찰은 이번에도 수사 단계상 송 전 대표를 조사할 시점이 아니고 사전 조율도 되지 않았다며 송 전 대표를 돌려보냈다.

검찰은 다른 관련자 조사를 마무리한 후 최종 수혜자로 지목된 송 전 대표를 소환하겠다는 입장이다. 검찰이 현재 돈 봉투 수수자로 분류된 현역의원들을 상당 부분 특정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송 전 대표의 수사가 어느 시점에 이뤄질지 주목된다.

송 전 대표는 이날 오전 9시 23분쯤 서울중앙지검 도착, 검찰청 안으로 들어가다가 출입증 교부를 거부당하자 2분 만에 청사 밖으로 나왔다. 송 전 대표의 ‘셀프 출두’는 이번이 두 번째다. 앞서 송 전 대표는 프랑스에서 귀국한 뒤인 지난달 2일에도 “주위 사람을 괴롭히지 말고 저 송영길을 구속시켜주기 바란다”며 자진 출석했지만, 면담 요청을 거절당한 바 있다.

출입증 교부를 거부당한 송 전 대표는 준비해온 입장문을 꺼내 기자회견을 시작했다.

송 전 대표는 입장문을 통해 “김건희 여사 등의 주가조작 의혹 관련 녹취록과 이정근의 전당대회 돈봉투 관련 녹취록 무엇이 중요하냐”면서 “김건희 여사는 소환은커녕 서면 질문도 못 하고 있다. 고양이 앞에 쥐 같은 모양새”라고 비판했다.

또 “허위 통정매매를 통해 주가를 조작해 부정한 돈을 버는 일은 한 정당의 내부 선거에서 발생하는 금품수수 논란과는 비교가 안 되는 범죄행위”라며 “검찰이 도이치모터스 사건은 수사를 사실상 중단하고 모두 돈봉투 사건에 올인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윤석열 정부 검찰은 노골적으로 야당만 공격하는 고려말 무신정권의 노비, 사병과 같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송 전 대표는 2017년 ‘검찰 돈봉투 만찬 사건’을 거론하며 “이원석 검찰총장 본인은 특수활동비로 돈봉투를 나눠 받았던 검사 중 한 사람이었다”며 “사실상 횡령, 뇌물죄로 다스려야 할 사안인데 이 사건으로 제대로 처벌받은 검사가 없고 이원석 검사는 윤석열, 한동훈 특수부 검사 출신 패거리 찬스로 검찰총장이 됐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어 그는 “검찰이 (한동훈 장관 정보 누설 관련해) MBC기자를 압수수색한 것, 최강욱 의원 압수수색한것 등 내밀한 기밀을 언론에 누설한 것은 범죄행위라고 생각한다”면서 “저는 (피의사실 공표를) 공수처에 고발기 때문에 공수처는 지금이라도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부를 압수수색해서 증거를 확보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또 송 전 대표는 “검찰은 비겁하게 제 주변 사람들을 불러 억지로 진술을 강요하고, 민주당을 이간질하고 국회의원들의 구속영장을 청구할 것이 아니라 저를 소환해 조사한 다음 저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해보길 바란다”고 촉구하기도 했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더불어민주당 2021년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의 핵심 피의자로 지목된 송영길 전 대표가 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자진 출석했으나 검찰이 조사와 면담을 거절하면서 발길을 돌리고 있다. ⓒ천지일보 2023.06.07.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더불어민주당 2021년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의 핵심 피의자로 지목된 송영길 전 대표가 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자진 출석했으나 검찰이 조사와 면담을 거절하면서 발길을 돌리고 있다. ⓒ천지일보 2023.06.07.

그는 검찰이 의원 29명 출입기록을 확보했다는 내용에 대해 “코메디 같은 일”이라며 “국회의원이 의원실과 본회의장, 상임위원실을 (매일) 왔다 갔다하는데, 그것이 어떤 증거능력이 있느냐”고 말했다.

또한 검찰에 이른바 ‘깡통폰’을 제출했다는 논란에 대한 취재진의 질문에 대해서는 프랑스 체류 당시 편의상 현지 폰을 새로 쓸 수밖에 없었고, 이후 귀국해서 1주일간 쓴 기기를 제출한 것이라는 취지로 답했다.

그러면서 “(이전 휴대폰 폐기한 것은) 증거인멸죄가 되지 않는다. 자신에 대한 증거를 삭제하는 것은 증거인멸죄가 되지 않는다는 것이 대법원 판례로 나와 있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송 전 대표는 “자기편 수사는 안하고 1년 내내 야당만 수사하는 불공정한 정권이 어디 있느냐”면서 “(이 정권은) 4년 남았다, 국민과 역사가 심판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기자회견을 마친 송 전 대표는 오후 5시까지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주가조작 녹취록 김건희도 소환조사하라’ ‘무고한 사람들 그만 괴롭히고 검찰은 송영길을 소환하십시오’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1인 시위를 진행할 예정이다.

돈 봉투 살포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은 오는 12일에 예정된 윤관석·이성만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 의결 여부를 수사의 분수령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현재 돈봉투 수수자로 분류된 현역의원들을 상당 부분 특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12일 체포동의안이 가결되면 윤·이 의원 신병을 확보한 후 돈 봉투를 수수한 현역 의원들을 차례로 소환할 방침이다.

검찰은 다른 관련자 조사를 마무리한 후 최종 수혜자로 지목된 송 전 대표를 소환하겠다는 입장이어서 실제 조사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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