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G 가입자 3000만명 돌파
상용화 4년 차도 품질 논란
정부 “LTE보다 5~7배 빨라”
이용자들 “빠른 거 못 느껴”
이통사, 속도 과장해 과징금

휴대전화 설정 중 LTE 우선모드를 선택한 김광희씨. (제공: 김광희씨) ⓒ천지일보 2023.06.06.
휴대전화 설정 중 LTE 우선모드를 선택한 김광희씨. (제공: 김광희씨) ⓒ천지일보 2023.06.06.

[천지일보=손지하 기자] “5G 요금을 내고 있지만 5G를 사용한다고 단 한 번도 느낀 적이 없어요. 5G라서 빠르다고 느낀 적도 없어요.”

LG유플러스의 5G 요금제를 쓰고 있는 김하린(가명, 28, 여, 경기도 하남시)씨는 5G 서비스에 대해 이같이 평가했다. 그는 1년 전 일명 ‘성지’라 불리는 휴대전화 유통망을 통해 아이폰12 미니를 구매하면서 10만원이 넘는 5G 고가 요금제에 가입했다. 이후 1년간 5G 서비스를 사용했지만 품질에 대한 실망감을 감출 수 없었다.

6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가 발표한 무선통신서비스 가입현황에 따르면 올해 4월 기준 5G 가입자는 3002만 3621명으로 집계됐다. 5G 가입자 수가 3000만명을 돌파한 것은 2019년 4월 5G 상용화 이후 4년 만이다.

이통사별 가입자를 살펴보면 SK텔레콤이 1434만 5003명으로 가장 많았으며 KT가 900만 2622명, LG유플러스 643만 6643명으로 뒤를 이었다. 알뜰폰 5G 가입자는 23만 9353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과기정통부와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NIA)가 조사해 발표한 2022년 유·무선 통신 서비스 커버리지 점검 및 품질 평가에 따르면 5G 다운로드 전송속도는 3사 평균 896.10Mbps 수준으로 전년(801.48Mbps) 대비 11.8%(94.62Mbps)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업로드 속도는 평균 93.16Mbps로 전년(83.01Mbps) 대비 12%(10.15Mbps) 향상됐다.

통신사별로는 SK텔레콤 1002.27Mbps(전년 대비 72.35Mbps↑), KT 921.49Mbps(158.99Mbps↑), LG유플러스 764.55Mbps(52.54Mbps↑)였다.

3사 평균 LTE 다운로드 속도는 151.92Mbps(전년 대비 1.62Mbps↑), 업로드 속도는 39.39Mbps(전년 대비 0.37Mbps↓)로 전년 수준으로 나타났다. 통신사별 다운로드 속도는 SK텔레콤 208.96Mbps(전년 대비 0.72Mbps↑), KT 135.41Mbps(전년 대비 2.82Mbps↓), LG유플러스 111.40Mbps(전년 대비 6.97Mbps↑)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 민생경제연구소, 소비자시민모임 등 관계자들이 5일 서울 중구 SK텔레콤 본사 앞에서 5G 상용화 2년 불통 보상 및 서비스 개선 촉구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천지일보DB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 민생경제연구소, 소비자시민모임 등 관계자들이 5일 서울 중구 SK텔레콤 본사 앞에서 5G 상용화 2년 불통 보상 및 서비스 개선 촉구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천지일보DB

정부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통사별로 LTE보다 5G가 5~7배 빠르다는 결론이 나온다. 하지만 이용자들은 이와 상반된 반응을 보였다.

2년째 KT 5G 요금제를 쓰고 있는 김성희(가명, 27, 서울 용산구)씨는 “5G와 LTE 전환이 너무 빈번하다. 일상에서 20~30%는 LTE로 전환된다”며 “2년 동안 서비스 개선이 딱히 느껴지지 않았다. 자주 끊기기까지 하고 발열도 심하다”고 혹평했다.

월 8만 5000원에 달하는 5G 고가 요금제를 1년 3개월째 쓰고 있는 LG유플러스 가입자 김광희(가명, 남, 34, 서울 용산구)씨는 아예 5G 서비스 사용을 포기했다. 김씨는 “5G로 해두면 (통신 연결이) 될 때도 있고 안 될 때도 있어서 아예 ‘LTE 우선모드’로 설정해 놨다”며 “5G가 빠르다는 것도 그다지 체감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 가운데 최근 정부와 이통사가 광고한 ‘LTE의 20배 빠른 5G’ 문구가 과장·허위였던 걸로 결론이 났다. 이통 3사는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300억원 규모의 과징금을 부과받았다. 또 과학기술정보통신부로부터 ‘기지국 투자 부실’로 28㎓ 주파수를 모두 회수당했다.

이에 체감되지도 않는 5G를 쓰기보다는 요새 2030세대를 중심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알뜰폰에 가입하는 게 현명하다는 여론이 나오고 있다. 이 같은 흐름은 ‘엉터리 광고’ ‘대국민 사기’ 등의 키워드로 이통사를 지탄하는 부정 여론이 더해지면서 더욱 가속화하고 있다.

실제로 조회수 113만을 기록한, 5G 대신 알뜰폰 LTE 요금제에 가입하라는 유튜브 숏츠의 댓글을 살펴보면 최근 공정위·과기정통부의 처분과 관련해 이통사에 부정적인 인식을 가진 이용자가 늘었음을 알 수 있다.

한 네티즌은 “국내 유일한 3개의 통신사가 전 국민을 상대로 사기를 친다는 게 얼마나 우스운 일인지”라고 적었다. 또 다른 네티즌은 “5G 주파수 할당받아서 ‘세계 최초 마케팅’ 달달하게 하다가 주파수 할당 취소당한 게 레전드… 속도 블러핑해서 광고하다가 공정위에 과징금도 맞았다”고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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