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자폭설’ 등 논란 속출
당내 일부선 분통 터지는 중
이래경 취임 철회 촉구도 有
“또 다른 당내 리스크 될 것”

이래경 다른백년 명예이사장. (제공: 더불어민주당)
이래경 다른백년 명예이사장. (제공: 더불어민주당)

[천지일보=이재빈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5일 민주당 쇄신의 중심 역할을 할 새 혁신위원장으로 이래경 사단법인 다른백년 명예이사장을 선임했다. 다만 ‘천안함 자폭설 제기’ ‘푸틴 우크라이나 침공 두둔’ 등 이 이사장의 과거 발언이 화제가 되면서 당내 일부에선 그의 혁신위원장 취임에 분통이 터지기 시작한 모양새다.

이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은 당의 혁신기구를 맡아서 이끌 책임자로 이 이사장을 모시기로 했다”며 “새로운 혁신기구의 명칭, 역할 등에 대한 것은 모두 혁신기구에 전적으로 맡기겠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 지도부는 혁신기구가 마련한 혁신안을 존중하고 전폭적으로 수용할 것”이라며 “국민에게 신뢰받는 민주당, 더 새롭고 더 큰 민주당을 만드는 일에 많은 국민과 당원 여러분이 함께해 주실 것을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권칠승 수석대변인은 이 이사장 취임 배경에 관해 “이재명 대표가 외부로부터 추천을 받은 걸로 안다. 여러 사람의 추천이 있었다”며 “다만 추천자들의 의견은 아직 확인이 안 됐다”고 밝혔다.

권 수석대변인은 “다만 이 이사장이 성공한 기업가며 사회적 책임 등 부분들을 놓치지 않고 수십 년간 꾸준히 공동체를 위한 활동을 이어온 부분을 높이 산 것 같다”고 했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생각에 잠겨 있다. ⓒ천지일보 2023.06.05.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생각에 잠겨 있다. ⓒ천지일보 2023.06.05.

이 이사장의 취임이 결정되자 정치권 안팎에선 이 이사장의 과거 발언이 조명됐다. 이 이사장은 과거 자신의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해 “자폭된 천안함 사건을 조작해 남북관계를 파탄 낸 미 패권 세력들” “코로나19의 진원지가 미국임을 가리키는 정황들이 속속 밝혀지고 있다” “지난 한국 대선에도 미국 정보조직들이 분명 깊숙히 개입하였으리라” 등 발언을 한 바 있다.

또 이 이사장은 국제형사재판소(ICC)가 푸틴 대통령에게 체포 영장을 발부한 것에 대해선 “ICC 존재를 완전무시하던 자들이 이제 와서 궁지에 몰리자 ICC 이름으로 전쟁고아들을 보호한 푸틴을 전쟁범죄자로 몰다니”라며 “미 패권과 위선적인 서방의 시대가 참말로 저물어가는 모양새”라고 비판했다.

이 이사장의 취임에 관해 당내 일부에선 분통이 터지고 있는 분위기다. 특히 총선이 1년도 채 안 남은 가운데 ‘대장동 의혹’ ‘돈 봉투 의혹’ ‘김남국 의혹’ 등 논란이 식지 않은 상태에서 ‘막말 논란’이 불거진 이 이사장을 영입하는 건 당에 리스크를 추가하는 악수라는 비판이 나왔다. 이 이사장의 취임을 철회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었다.

민주당 홍영표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이사장은 지나치게 편중되고, 과격한 언행과 음모론 주장 등으로 논란이 되었던 인물로 혁신위원장에 부적절하다”며 “내정을 철회해야 한다. (이 이사장은) 오히려 혁신 동력을 떨어뜨리고, 당내 또 다른 리스크를 추가할 뿐”이라고 질타했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더불어민주당 홍영표 의원이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긴급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0.7.3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더불어민주당 홍영표 의원이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긴급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0.7.3

당초 이 이사장은 위원장에 적합한 인물이 아니라는 비판도 나왔다. 앞서 당내에선 이상적인 혁신위원장 인물로 당내 상황에 밝고 리더십을 갖춘 외부 인사를 꼽은 바 있다. 

민주당 이상민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민주당에 혁신위를 두겠다는 건 이 대표 체제의 결함과 한계를 극복하겠다는 것”이라며 “그렇다면 민심에 터를 잡아 냉철하게 객관적이고 단단하게 당의 중심을 잡을 수 있는 강인한 인물이어야 하지 않겠나”라고 지적했다.

여당에서도 이 이사장의 취임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국민의힘 이준석 전 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민주당이 이래경인가 하는 분을 혁신위원장으로 영입한다고 한다”며 “간단하게 그분의 발언과 행위들을 추려서 살펴보니, 저런 노선으로 갈거면 차라리 김어준씨를 혁신위원장으로 선임하는 것이 낫다. 모든 면에서 그가 상위호환”이라고 비꼬았다.

정치권 안팎에서 이 이사장에 대한 지적이 속출하자 이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취재진과 만나 해당 논란과 관련해 “저희가 정확한 내용을 몰랐던 것 같다”고 밝혔다. 이 이사장 신임 철회 여부에 관해선 말을 아꼈다.

이 이사장 측은 이날 민주당에 취임 관련 입장문을 전달할 예정이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