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in] 4년 만에 노마스크 봉축법요식… 빗속 1만명 인파 몰려

[천지일보=김민철, 임혜지 기자] 불기 2567년 부처님오신날 봉축법요식이 27일 개최됐다. 이번 봉축법요식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4년 만에 마스크 없이 진행됐다. 이날 비속에도 1만여명의 인파가 현장에 몰렸다.

이날 종각역부터 봉축법요식이 열리는 서울 종로구 조계사까지 형형색색의 연등이 걸려있어 부처님오신날 분위기가 물씬 풍겼다.

조계사 입구에는 수백명의 시민들과 외국인 방문객이 몰려 혼잡한 상황이 펼쳐졌다. 조계사 입구를 들어가자 수천개의 연등이 시민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시민들은 저마다 자기 이름이 적힌 종이를 가지고 연등을 달기 위해 동분서주하는 모습을 보였다.

스태프의 주변 통제하에 현장 담당자가 연등을 달기 위해 리프트를 이동하는 중 시민들과 부딪칠뻔한 아슬아슬한 장면도 포착됐다.

시민들은 불상에 정수를 쏟아 부처님이 오는 큰 뜻을 기리는 관불의식을 하기 위해 긴 줄을 서기도 했다. 또한 시민들은 본 행사장 근처에서 초와 향 공양을 드리는 모습도 보였다. 초는 나 자신을 희생시켜 남에게 봉사하도록 하겠다는 뜻을, 향은 개인의 이기심을 버리고 모두와 화합하는 마음을 갖겠다는 부처님과 약속한다는 의미가 담겨있다.

조계사 현장에는 스태프와 배치돼 질서정연한 모습을 보였지만 수많은 경호원이 곳곳에 자리해 삼엄한 분위기를 형성하기도 했다.

주최 측은 이날 1만여명의 시민들이 현장에 몰린 것으로 추산했다. 시민들이 현장에 많이 몰리다 보니 본 행사에 들어가지 못한 사람들은 아쉬움을 뒤로한 채 발걸음을 돌리는 모습도 포착됐다.

정부의 코로나19 방역지침이 크게 완화됐음에도 시민 2명 중 한명은 마스크를 쓰는 모습이 보였다.

정명자(80대, 여, 경기 남양주)씨는 “내 건강을 위하고 남한테 피해를 안 주는 것”이라며 “마스크를 벗어도 되는 데 계속 쓰게 된다”고 말했다.

이덕순(70대, 여, 서울 노원구)씨는 “(노마스크는) 아니라고 본다”며 “(마스크를) 써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씨는 “(코로나 확진) 숫자가 그렇게 많다”며 “(남들이) 쓰지 말라고 그래도 쓴다”고 부연했다.

봉축법요식 본 행사가 시작되자 빗속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김진표 국회의장이 현장에 참석했다. 윤 대통령은 작년에 이어 올해도 본 행사에 자리했다. 본 행사에는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진우스님, 대한불교조계종 원로의장 자광스님, 대한불교조계종 불영 자광 대종사 원로의장, 여야 당대표, 오세훈 서울시장 등도 함께했다.

진우스님은 이날 봉축법요식에서 봉축사를 전했다. 그는 “부처님 오신 날을 맞아 두 손 모아 간절히 발원한다”며 “모든 차별과 혐오, 갈등과 폭력, 빈곤과 질병이 사라지길 발원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진우스님은 “자유와 평화, 조화와 질서, 지혜와 자비의 정토 세상이 속히 성취되길 발원한다”며 “모든 국민과 불자들이 억장을 소멸하고 마음의 평화를 찾아서 이 세상의 진정한 주인공으로 살아가길 간절히 발원한다”고 했다.

뒤이어 윤 대통령은 이날 축사에서 “올해 부처님오신날 봉축표어가 마음의 평화, 부처님 세상”이라며 “부처님의 세상은 바로 공동체와 이웃을 위하라는 부처님의 가르침을 실천하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우리 정부가 지향하는 인권 존중과 약자 보호, 세계 평화의 국정철학은 바로 부처님의 가르침에서 나오는 것”이라며 “정부는 어려운 이웃을 더 따뜻하게 살피고 국민의 삶 구석구석에 희망이 스며들 수 있도록, 세계 시민 모두와 함께 서로 도와가며 평화를 찾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