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박준성 기자]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 도서관 대강당에서 열린 민주화추진협의회 결성 39주년 기념식에 참석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3.05.22.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 도서관 대강당에서 열린 민주화추진협의회 결성 39주년 기념식에 참석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3.05.22.

[천지일보=임혜지, 김민철 기자] 그간 강대강 대치를 이어온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의 두 대표가 1:1 공개 토론을 하기로 전격 합의했다. 당대표들의 직접 소통이 여야간 절충과 타협의 정치를 실현할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된다. 

양당 대표의 정책토론은 지난 25일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의 발언으로 시작됐다. 김 대표는 이날 국회 기자들과 만나 “며칠 전 노무현 전 대통령 추도식에서 (민주당 이재명 대표)옆자리에 앉아 ‘얼굴 한 번 봅시다. 밥이라도 먹고 소주를 한잔하든지’라고 했더니 (이 대표가) ‘국민이 밥만 먹으면 안 좋아해요’라고 (거절)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양당 대표가 만나 밥만 먹으면 국민이 안 좋아한다는 것인데, 이해가 안 된다”라며 “만나면 이런저런 얘기도 나오고, 필요하면 구체적인 논의도 하니 밥이라도 먹으면서 얘기하자고 했지만 답이 없었다. 날 만나는 것이 불편한 모양”이라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즉각 반응했다. 이 대표는 26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밥 먹고 술 먹는 건 친구들과 하라”며 “우리 국민들의 삶에 관한 민생에 관한 정책 대화를 공개적으로 해보자”고 대응했다.

그는 “어떻게 하면 국민들의 더 나은 삶을 만들고 더 나은 대한민국의 미래를 만들지 토론하자고 하니 그건 또 거절했다”며 “그리고 나서는 행사장에서 뜬금없이 소주 한잔하자고 그러더니 그걸 언론에 대고 마치 야당이 대화를 거부한 것처럼 언론플레이를 한 것에 대해 매우 아쉽게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이 대표의 대응에 김 대표는 즉각 “정책 토론을 공개적으로 하자는 것에 대해 적극 환영한다”며 “다만 방식은 TV토론이 가장 좋을 듯하다”고 응수했다. 그러면서 “어느 정치인이 국민을 위하고 나라를 위하는지 TV토론에서 국민 앞에서 공개적으로 전개하는 것이 훨씬 효율적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이 대표가 TV토론 형식의 공개 정책토론을 받아들이면서 양당 대표간 회동이 성사됐다.

다양한 현안을 두고 거대 여야가 극한 대치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양당 대표의 만남이 돌파구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다만, 쟁점 현안에 대한 여야 입장 차가 너무 크기 때문에 당장 실무 협상도 난항을 겪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현재 여야가 가장 크게 부딪히고 있는 것은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대응이다. 이는 두 대표가 TV토론에 나설 경우에도 주요 화두로 떠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의힘은 국제원자력기구(IAEA) 최종 보고서와 정부 현장시찰단 조사 결과 등 과학적 검증을 통한 방류는 문제가 없다고 보고 있는 반면 민주당은 독자적 시료 채취와 검증이 선행되지 않은 결과는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 확고하다.

민주당은 윤석열 정부가 일본의 오염수 투기에 면죄부를 주고 있다며 대국민 서명운동 등도 벌이고 있다. 국민의힘은 국민의 불안감을 조장해 정치에 악용하고 있다며 민주당을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여야는 이를 두고 연일 상임위와 본회의 등에서 격론을 벌이고 있지만 타협점은 아예 없는 상태다.

뿐만 아니라 국회에서는 정국 주도권을 쥐기 위한 여야의 대치로 ‘입법 전쟁’이 불붙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지난 24일 국회 본회의에 직회부된 이른바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2·3조 개정안)’을 두고도 여야의 기싸움이 팽팽하다.

여당은 야당이 노란봉투법을 국회에서 강행 처리할 경우 윤 대통령에게 거부권 행사를 건의하겠다고 엄포한 상태다.

지난 17일 윤 대통령이 재의요구권을 행사한 간호법 제정안의 경우, 민주당이 재투표에서 다시 찬성하겠다는 방침을 밝혔고, 국민의힘은 ‘집단 부결’을 당론으로 정했다. 간호법은 재투표에서 재적의원 과반수 출석과 출석의원 2/3 이상의 찬성이 있어야 통과가 가능하다.

이번 양당 대표의 토론 쟁점은 정부 경제·외교정책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민주당은 26일 “민생과 경제가 어느 때보다 어렵고, 외교와 안보에 대한 국민 불안도 크다”면서 TV 토론 관련 의제를 제시했다. 국민의힘 역시 윤석열 정부 핵심 과업인 노동개혁과 외교 정상화에 주력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정책 토론보다는 윤 대통령을 둘러싼 공방에 집중되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적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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