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DX재단 교육연구원장 인터뷰
4개 직업, 교수·CEO·연구소장
“재기 원동력, 공익적 목적”
“돈 없어도 직원 미급여 없어”
제2의 시대로 상위 1% 연봉
탄소중립 인식개선 교육 강조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신향숙 SDX교육연구원장이 최근 서울 광진구에 위치한 시니어벤처협회 사무실에서 본지와의 인터뷰를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3.05.02.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신향숙 SDX교육연구원장이 최근 서울 광진구에 위치한 시니어벤처협회 사무실에서 본지와의 인터뷰를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3.05.02.

[천지일보=홍보영 기자] “제가 잘하는 건 교육 과정을 만들고 그 과정에 사람들을 육성시켜 기업에 다시 일을 할 수 있게끔 하는 것입니다. 수많은 기업을 접하다 보니 엔잡러(두 개 이상의 직업과 소속을 지닌 사람)가 됐네요.”

지금으로부터 30여년 전 1990년대 초 미국의 실리콘밸리를 꿈꾸며 국내에도 벤처기업이 성장하려고 막 움트고 있었다. 이때 20대 후반 나이에 열정 하나로 벤처기업 투자에 나선 한 여성이 있었다.

연이어 5번의 사업 실패를 맛봤지만, 그 어려움을 디딤돌로 삼아 기업을 이끌어가고 창업회사에 투자하고 육성시켜주는 일을 하는 등 이와 관련 직업 4개(교수·CEO·연구소장)를 동시에 입고 동분서주하고 있는 그는 바로 벤처회사 전문가인 신향숙(55) SDX(디지털 전환 기반 지속가능발전)재단 교육연구원장이다.

최근 서울 광진구에 위치한 시니어벤처협회 사무실에서 만난 그는 탄소중립과 관련한 교육연구원장으로 취임한 지 갓 한 달이 지나 비장한 모습이었다.

“전반기에 (창업) 실패를 여러 번 했습니다. 저는 돈을 못 벌 때가 많았지만 직원들은 10명이 됐든 20명이 됐든 지속해서 급여를 줬었고, 이는 사회적 공헌을 굉장히 많이 한 거잖아요. 그거면 충분했습니다. 어떤 사람들이 ‘창업에 무능하다’고 할 수도 있지만 그것이 계속 창업을 이어가는 원동력이 돼 그 경험을 통해 지금은 날개를 달고 갈 수 있으니까…”

우리나라 벤처기업 1세대인 신 원장은 29세에 기업 경쟁력을 강화시키는 역할을 하는 통합정보 시스템인 전사적자원관리(ERP) 솔루션 기업을 창업했다. 그 당시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의 여성이 창업에 나선 사례는 찾아보기 힘들 때였다.

첫 사업과 연이은 사업들 실패의 공통분모는 사회적 이슈와 직원 감축이 맞닿아 있었다. 첫 사업이 실패한 사례를 보면 금융권에서 용역 베이스로 들어가는 IT회사들이 많은데 창업한 지 불과 몇 년 안 된 신 회장의 회사도 용역이 끝났을 때 마침 IMF 외환 위기가 터졌다. 이때 직원 수를 줄이면 되는데 그렇게 하지 못했다고 한다. 신 원장은 “옛날 정서상 어떻게 직원을 그만두게 하냐”며 “내가 견뎌봐야지 하고, 있는 돈으로 계속 사업을 이어갔다. 근데 결국은 그게 잘 안 돼 폐업을 시켰다. 어쨌든 폐업시켰다는 건 회사에서 돈을 다 까먹었다는 얘기”라고 그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후에도 사업에서 어느 정도 궤도에 오르면 사회적 이슈 등의 문제에 봉착해 발목을 잡히기도 했다고 한다. 신 원장은 “369플라워를 창업해 정말 열심히 일했다. 이후 어느 정도 인지도가 있을 만큼 기업이 성장했지만, ‘김영란법’이 시행되면서 매출이 70%로 줄어 매각을 시켜야만 했다”고 회상했다.

많은 사업 실패에 자존감이 엄청 떨어지기도 했다는 그가 다시 일어날 수 있었던 계기는 “투자한 금액을 다 잃어도 직원들 급여를 한 번도 누락된 적 없이 줬다”는 데에 위로를 삼았다. 그러면서 “사회적 공헌을 굉장히 많이 한 거 아니냐”고 했다.

또 CEO로 창업을 20여년간 이어오면서 많이 망해보니까 이 벤처 업계가 얼마만큼 척박하고 트렌드에 빨리 따라가지 않으면 도태될 수밖에 없는 특성을 뼈저리게 느끼고 알게 됐다고 한다.

신 원장은 이를 영양분을 삼아 제2의 시대가 오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이 겪은 어려움들을 잘 알기에 벤처기업들을 투자해주고 컨설팅해주는 (주)SS2인베스트먼트 투자법인을 운영하면서 국민 상위 1%의 연봉을 받을 만큼 이전에 사업을 해도 못 벌 수익을 내고 있다.

또한 여성벤처협회 부회장과 시니어벤처협회장으로 있으면서 기업인들과 소통하고 정부의 도움도 요청하며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면서 세종대 공공정책대학원 시니어산업학과 겸임교수로 교육의 길도 걷게 됐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신향숙 SDX교육연구원장이 최근 서울 광진구에 위치한 시니어벤처협회 사무실에서 본지와의 인터뷰를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3.05.02.[천지일보=박준성 기자] 신향숙 SDX교육연구원장이 최근 서울 광진구에 위치한 시니어벤처협회 사무실에서 본지와의 인터뷰를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3.05.02.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신향숙 SDX교육연구원장이 최근 서울 광진구에 위치한 시니어벤처협회 사무실에서 본지와의 인터뷰를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3.05.02

◆ SDX재단과 교육연구원장

최근 취임한 SDX재단 교육연구원장은 교육의 한 줄기로 이어졌다.

신 원장이 몸담은 SDX재단은 디지털 전환(DX)을 기반으로 지구가 지속가능발전(SD; Sustainable Development)이 가능하도록 하는 단체다. 산·학·연이 함께 기후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해결책을 논의하고 방향을 제시한다. 여기에 지자체·산업·개인 등을 교육하는 임무를 신 원장이 맡게 됐다.

신 원장은 기후위기의 환경 문제가 사회뿐 아니라 정치·경제 등 전반적으로 영향을 미치기에 우선 교육을 통해 인식 개선과 전 세계적 트렌드에 대응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달 26일 유럽연합(EU) 이사회가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법안을 최종 승인하는 등 탄소금융이 본격화하는 가운데 전 세계적으로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노력에서 우리나라가 뒤처지면 안 된다는 게 신 원장에 설명이다.

그는 “기후위기를 대응해 우리나라가 준비를 늦게 할수록 도태될 수밖에 없다”며 “전 세계가 탄소세를 내는 등 노력을 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도 탄소감축을 이루기 위해 우선 인식을 개선하는 교육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신 원장이 교육하는 분야는 ▲인식개선 ▲전문가 과정 ▲에너지경영시스템 등이다. 전 세계적으로 탄소배출량에 소비세를 내야 함에 따라 기후위기와 관련한 심각성의 인식 개선과 각 기업과 지자체에서 남기는 탄소 발자국을 정량화하는 시스템을 만들고 제시하며 전문가 육성을 도모한다는 것이다.

신 원장은 이번에 취임한 데에 대한 소감으로 “(탄소중립 관련) 너무 척박한 시장에 들어왔다는 생각이 든다”며 “미비하지만 탄소 배출을 제로로 만드는 데 조금이나마 힘이 되도록 노력하겠고, 기대보다는 무거운 마음으로 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신향숙 SDX재단 교육위원장 이력

▲서울여대 경제학과 학사졸업

▲한양대학교 이노베이션대학원 석사졸업

▲세종대 경영대학원 경영학과 박사졸업

▲㈔시니어벤처협회 2·3대 회장 역임

▲㈔한국여성벤처협회 이사

▲㈔벤처기업협회/ICT벤처포럼 총괄이사

▲㈜SS2인베스트먼트 투자법인 대표이사

▲세종대학교 공공정책대학원 시니어산업학과 겸임교수

▲㈜진짜맛있는과일 연구소장

▲㈜애플앤유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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