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북핵‧대만‧우크라 언급에
북한 중국 러시아 반응 ‘싸늘’
野, 北관계 악화에 반발 예상
전문가 “방일보단 충돌 적어”

[천지일보=이재빈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방미 일정을 마치고 귀국했다. 윤 대통령은 이번 일정에서 미국과의 관계를 돈독히 다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다만 북한 중국 러시아는 이번 방미로 한국에 반감을 갖는 모습이다. 이러한 상황이 방미성과를 놓고 공방 중인 여야의 갈등을 더 격화시킬지 주목된다.

(성남=연합뉴스) 미국 국빈 방문 일정을 마친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30일 성남 서울공항에서 공군 1호기에서 내리며 환영객들에게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2023.4.30
(성남=연합뉴스) 미국 국빈 방문 일정을 마친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30일 성남 서울공항에서 공군 1호기에서 내리며 환영객들에게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2023.4.30

◆한미 관계 다졌지만… 북중러 ‘심기불편’

1일 정치권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이번 방미에서 올해로 70주년을 맞은 한미동맹을 발전시키는 데 무게를 둔 모양새다. 이 중 대통령실이 가장 크게 꼽은 성과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함께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한 확장억제 강화를 골자로 한 ‘워싱턴 선언’을 도출한 것이다. 

이번 방미는 한미동맹의 무대를 확장했다는 해석이 있다. 이번 회담에서 양국 정상은 한반도 비핵화 등 대북 문제 뿐만 아니라 기후 위기 대응, 디지털 분야 연구·개발 등에 공조할 방침이라고 밝혔기 때문이다. 

반면 북한 중국 러시아는 이번 방미를 놓고 한국에게 반감을 드러냈다. 이는 한미회담에서 한미일 협력 강화를 지지하며 이들에게 민감한 사안을 언급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이번 회담에선 북핵 문제 외에도 러시아와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에 대한 정치 안보 인도 경제적 지원 제공, 중국이 관계된 대만해협 영유권 문제도 거론됐다.

애청곡 ‘아메리칸 파이’ 부르는 윤석열 대통령[워싱턴=AP/뉴시스] 윤석열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열린 국빈만찬을 마친 후 조 바이든 대통령과 함께 무대에 올라 미국의 싱어송라이터 돈 맥클린의 '아메리칸 파이'를 부르고 있다. 2023.04.27.
애청곡 ‘아메리칸 파이’ 부르는 윤석열 대통령[워싱턴=AP/뉴시스] 윤석열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열린 국빈만찬을 마친 후 조 바이든 대통령과 함께 무대에 올라 미국의 싱어송라이터 돈 맥클린의 '아메리칸 파이'를 부르고 있다. 2023.04.27.

◆여야, 방미성과 공방 심화할까

국내 정치권이 외교 관계에 영향을 받는 건 불가피하다. 앞서 여야는 윤 대통령의 방일 당시에도 후쿠시마 오염수 방출, 일제강점기 강제동원 피해자들에 대한 제3자 변제안 등을 놓고 ‘굴욕외교’ ‘매국행위’라며 공방을 펼친 바 있다. 

게다가 여야는 이미 이번 방미 성과 여부를 두고 “(야당의) 딴지 걸기” “빈껍데기 외교”라며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여기에 북중러의 반감이 더해진 상황은 이들과의 관계를 원만히 풀어나가야 한다는 입장인 더불어민주당에선 달갑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를 고려할 때 이번 방미 후 여야 윤 대통령의 방일에 이어 회담에 대한 진상규명이나 관련 책임자 징계 촉구를 놓고 공방을 벌일 가능성이 있다. 외교통일위원회 등 관련 상임위에선 김태효 대통령실 안보실 1차장 등 외교안보라인을 불러 책임을 물을 수도 있다.

앞서 민주당은 윤 대통령에게 이 사안들을 한미정상회담의 공식 의제로 올릴 것을 주문했지만, 이번 한미회담에선 비중 있게 다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워싱턴=연합뉴스) 미국을 국빈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열린 공식 환영식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두 손을 맞잡고 있다. 2023.4.26
(워싱턴=연합뉴스) 미국을 국빈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열린 공식 환영식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두 손을 맞잡고 있다. 2023.4.26

◆“여야 충돌은 불가피… 심하진 않을 듯”

다만 해당 사안들이 한국에만 국한되지 않았고 국가 정서와의 연관성도 강제동원 피해보상안 만큼 강한 편이 아니라 방미로 인한 여야 충돌 수위는 그리 높지 않을 거라는 시각도 있다. IRA와 반도체법 등은 아직 온전히 결론이 나지 않아 합의점을 도출할 가능성이 남은 것도 이 의견에 힘을 싣는다.

전문가도 이번 방미로 인한 여야 충돌은 불가피하지만, 이는 오래 지속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종훈 평론가는 이날 본지와의 통화에서 윤 대통령 방미의 정치권 영향에 관한 질문에 “(여야 간) 충돌은 있을 수밖에 없다. 야당은 이전처럼 ‘빈손 외교’라는 식으로 프레임을 씌우고, 여당이 이에 반박하는 양상은 예정된 일”이라며 “다만 그것도 서로 비판 메시지를 오갈 뿐, 후쿠시마 때처럼 야당에서 방문단을 꾸리는 등 특별한 행동을 취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평론가는 “IRA 같은 사안들은 우리나라에 국한된 상황이 아니고, 아직 협의를 계속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야당이 비판 이상의 뭔가를 할 명분이 될 수는 없어 보인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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