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서깊은 장소 블레어하우스
韓대통령에 통상 2박 제공돼
“이례적이고 파격적인 예우”
바이든, 尹환영식서 직접영접
美정부, 공식 브리핑만 4차례

(워싱턴=연합뉴스) 미국을 국빈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가 25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 관저에서 열린 친교행사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질 바이든 여사와 함께 디플로매틱 리셉션룸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2023.4.26
(워싱턴=연합뉴스) 미국을 국빈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가 25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 관저에서 열린 친교행사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질 바이든 여사와 함께 디플로매틱 리셉션룸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2023.4.26

[천지일보=이재빈 기자] 윤석열 대통령의 방미는 2011년 이명박 대통령 이후 12년 만에 ‘국빈(國賓) 방문’ 형식으로 이뤄졌다. 윤 대통령은 3박 4일을 미국 영빈관인 ‘블레어 하우스(Blair House)’에서 머물렀다. 블레어 하우스는 외국 정상이라도 반드시 묵을 수 있는 공간이 아니다. 미국이 이처럼 배려한 것과 관련해 외교가에서는 미국이 한·미 동맹 70주년을 맞아 한국에 최고 수준의 예우를 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윤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는 24일 미국 국빈 방문을 위해 출국했다. 외국 정상의 미국 방문은 국빈 방문, 공식 방문, 실무 방문, 사적 방문 등으로 분류되는데 국빈 방문은 최고 수준의 예우다. 국빈 방문 인사에게는 의장대 사열을 비롯해 공식 환영식, 21발의 예포 발사, 국빈 만찬, 고위급 환영·환송식 등이 제공된다.

윤 대통령 부부는 5박 7일 간의 방미 기간 가운데 3박 4일을 블레어 하우스에서 머물렀다. 역대 미국을 방문한 한국 대통령이 통상 블레어 하우스에서 2박을 했던 점을 고려하면 극히 이례적이고 파격적인 예우라는 것이 대통령실의 설명이다.

미국을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워싱턴에 위치한 미국 영빈관 '블레어하우스'에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를 접견하고 있다. (공동취재) (뉴시스)
미국을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워싱턴에 위치한 미국 영빈관 '블레어하우스'에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를 접견하고 있다. (공동취재) (뉴시스)

블레어 하우스는 미국 정부가 외국 정상에 제공하는 전용 숙소다. 백악관 맞은편에 위치해 있고 100여개의 방을 갖춘 4층짜리 건물이다. 1824년 개인주택으로 지어졌다가 1836년 앤드루 잭슨 전 대통령의 자문역이었던 프란시스 프레스턴 블레어에게 팔리면서 지금의 명칭이 붙게 됐다.

블레어 하우스가 영빈관으로 쓰인 것은 2차 세계대전이 한창이던 1942년이다. 당시 현안 논의를 위해 미국을 방문하는 외국 귀빈들이 잇따르자 미국 정부는 블레어 하우스를 사들여 숙소로 제공했다. 1976년부터는 미국 대통령 당선인들이 취임식을 앞두고 하룻밤 묵는 숙소로도 활용되고 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블레어 하우스는 외국 정상이라도 반드시 묵을 수 있는 공간이 아니고, 체류 기간도 이틀이냐 사흘이냐에 따라 의미가 크게 달라진다”며 “윤 대통령의 국빈 방문을 위해 미국 정부가 특별히 예우한 것”이라고 말했다.

최고 수준의 예우는 백악관 국빈 환영식에서도 엿볼 수 있었다. 윤 대통령을 위한 미국 정부의 공식 환영 행사는 워싱턴DC 백악관에서 26일 오전 10시(현지시간)에 시작됐다. 바이든 대통령 부부는 백악관에서 윤 대통령 부부를 기다리다 차량이 도착하고 윤 대통령이 내리자 직접 영접했다.

미국을 국빈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가 26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열린 공식 환영식에서 영접 나온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내외와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미국을 국빈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가 26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열린 공식 환영식에서 영접 나온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내외와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에 앞서 미군 의장대 2명이 백악관 입구에서 태극기와 성조기를 각각 든 채 나란히 섰고 레드카펫도 깔렸다. 바이든 대통령은 윤 대통령에게 미 국무위원들을 소개했다. 윤 대통령도 한국 방미단을 바이든 대통령에게 소개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방미단과 일일이 악수하며 대화 나누는 모습이 포착돼 눈길을 끌었다. 양국 정상이 연단에 오르자 예포 21발이 발사됐고 애국가와 미국 국가가 차례로 연주됐다. 이후 윤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은 함께 걸으며 의장대를 사열했다.

윤 대통령의 방미가 이뤄지기 전부터 미국 정부가 윤 대통령에 대해 국빈 방문에 걸맞은 예우를 갖추기 위해 상당히 신경 쓰고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기도 했다. 미국 정부는 한미정상회담과 관련한 공식 브리핑만 4차례 개최하는 등 언론을 통해 한미정상회담의 의미와 중요성을 부각했다.

당시 외교·안보 컨트롤타워인 제이크 설리번 미국 국가안보보좌관은 백악관 브리핑에서 직접 한미정상회담에 대해 설명하며 “이번 방문은 한미동맹 70주년을 기념하는 것”이라며 “우리는 지난 70년을 축하하고 있고 앞으로의 70년을 고대하고 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워싱턴=뉴시스] 윤석열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열린 공식 환영식에서 답사하고 있다. 2023.04.26.
[워싱턴=뉴시스] 윤석열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열린 공식 환영식에서 답사하고 있다. 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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