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냉면’집 잇따른 가격 인상
2월 말 서울 기준 전년比 7.3%↑
“한때 9000원일 때도 있었는데”
외식 물가 상승에 소비자 “지쳐”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점심시간 서울 중구 명동의 한 식당 가격표 모습. ⓒ천지일보 2022.10.05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점심시간 서울 중구 명동의 한 식당 가격표 모습. ⓒ천지일보 2022.10.05

[천지일보=황해연 기자] 식당 음식값에 다양한 먹거리 가격, 전기요금 등 각종 비용이 오르는 추세다. 특히 최근 일부 식당 냉면 가격이 일제히 인상되면서 ‘냉면 2만원 시대’ 전망도 나오고 있다.

3일 한국소비자원(소비자원) 가격 정보 사이트 참가격에 따르면 지난 2월 말 기준 서울 지역 냉면 1인분 평균 가격은 전년 동월(9962원) 대비 7.3% 오른 1만 692원이다.

실제 유명 냉면 맛집 등의 잇따른 가격 인상에 일반음식점 냉면 가격이 최고 1만 8000원에 육박했다.

봉피양 방이동 본점과 분점은 지난달 20일부터 주요 메뉴 중 하나인 평양·비빔냉면 가격을 1만 5000원에서 1만 6000원으로, 메밀 100%인 순면으로 만든 냉면 가격은 1만 8000원으로 조정됐다. 올해 초 ‘충무로 필동면옥’ 냉면 가격은 1만 3000원에서 1만 4000원으로, 염리동에 본점을 둔 ‘을밀대’ 물·비빔냉면 가격은 1만 3000원에서 1만 5000원으로 인상됐다.

업체는 식자재 가격 및 인건비, 전기·가스비 등 각종 비용이 오름에 따라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설명이다.

평양냉면의 경우 주 식자재인 메밀값이 끊임없이 오르고 있다. 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올해 수입 메밀 도매가격은 ㎏당 평균 4704원이다. 이는 2년 전 대비 12.3% 오른 수치다. 국산 메밀 가격도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논란이었던 ‘소주 6000원 시대’에 이어 ‘냉면 2만원 시대’가 곧 올 것이라는 우려가 이어지고 있다. 소비자들은 “냉면 좋아하는데 자꾸 비싸진다” “지금도 냉면 1만 5000원 시대” “냉면 한 그릇에 8000~9000원 했는데 언제 이렇게 올랐지” “물가 무섭다” “음식값을 너무 올린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냉면 외 자장면의 가격도 오르면서 일명 ‘누들플레이션(누들+인플레이션)’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자장면 역시 식자재값 인상 영향으로 가격이 오른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말 기준 서울 지역 자장면 1인분 평균 가격은 전년(5769원) 대비 16.5% 인상된 6723원이다. 이는 2년 전 대비 25.7% 오른 것이다.

푸드테크 스타트업 ‘마켓보로’에 따르면 2월 말 기준 자장면에 사용되는 밀가루(제면용 20㎏)는 1년 새 15.5%, 식용유(18ℓ)는 22.0%, 춘장(볶음춘장 10㎏)은 8.8% 올랐고 양파(15㎏)는 무려 182.5% 상승했다.

서울 상수동에서 중식당을 운영하는 주인은 “올해 초 식자재 가격이 많이 올라 메뉴당 500~1000원씩 인상을 단행할 수밖에 없었다”고 호소했다.

다만 이처럼 지속 오르는 외식 물가에 소비자들은 지쳐가는 모양새다. 김희진(47, 남)씨는 “거의 10년째 직장 생활하고 있는데 지금처럼 점심값이나 물가에 관한 고민이 넘쳐난 적은 없었던 것 같다”며 “밥 한번 먹을 때마다 돈 걱정을 해야 하는데 최근에는 ‘왜 이러고 사나’라는 생각도 가끔 나서 지친 마음이 올라올 때도 있었다”고 씁쓸한 웃음을 지으면서 말했다.

회사원 장서준(가명, 50대, 남)씨는 “‘런치플레이션(런치+인플레이션)’이라는 말도 생길 정도로 밥값이 너무 올라 점심 때 잘 가지 않던 편의점을 가기도 한다”며 “들어오는 돈은 한정적이고 나가는 돈은 여기저기 너무 많으니 아낄 수 있을 때 아껴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평소 냉면을 좋아해서 자주 찾는다던 이승혜(가명, 34, 여)씨는 “어렸을 때부터 냉면을 좋아해서 자주 먹었는데 그때 9000원 정도였던 가격이 아직 생각난다”며 “지금 직장인 월급은 오르지도 않으면서 물가만 미친 듯이 오르고 있는데 앞으로가 걱정된다”고 토로했다.

매일 매일 점심값 고민이라는 이예은(30대, 여)씨는 “직장 생활을 한 지 얼마 안 된 초년생인데 점심을 매번 나가서 사 먹어야 하니 고민이 돼서 도시락도 생각을 해봤다”며 “도시락을 매일 싸서 다니려면 아침 일찍 또 일어나 준비해야 하는데… 이래저래 걱정거리만 늘어나는 것 같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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