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도 재외공관장회의가 대사‧총영사 등 총 166명의 재외공관장들이 참석한 가운데 27일부터 31일까지 열리고 있다. 재외공관장회의가 열리는 것은 윤석열 정부 들어서는 처음이며, 특히 한국에서 대면으로 진행되는 것은 2018년 12월 이후 4년여 만이다. 그동안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여파로 계속 화상으로만 열렸다.

이번 회의 초점은 글로벌 수출 확대를 위한 ‘세일즈 외교’에 맞춰졌다. 박진 외교부 장관은 27일 개회사에서 “이 자리에 함께한 공관장 여러분 모두는 주재국, 그리고 우리 공관의 제1호 영업사원입니다”고 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대한민국 제1호 영업사원을 자처했다는 사실을 언급하며 ‘세일즈 외교’를 거듭 강조한 것이다.

박 장관은 “우리 외교의 최전선에서 더 혁신적이고 창의적으로 사고하면서 민첩하게 움직여 달라”고도 주문했다. 윤 대통령은 재외공관장 초청 만찬에서 “지금은 대한민국이 복합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돌파구 마련을 위해 모든 외교 역량을 결집해야 할 시점”이라며 위기 극복 최일선에서 외교적 역량을 결집하고 수출 전진 기지의 역할을 수행해달라고 주문했다.

이렇다할 부존자원이 없는 우리나라는 개방형 경제체제를 지향하며 수출에 사활을 걸어야 생존할 수 있는 국가이다. 특히 현재 세계가 복합적인 경제위기를 맞고 있는 상황에서 기업의 해외 사업을 위해 해외 공관장의 역할은 아주 중요하다. 박 장관이 윤 대통령이 취임 일성으로 강조한 대한민국 제1회 영업사원을 빗대 공관장들이 공관 제1호 영업사원임을 강조한 것은 공관장들의 막중한 역할과 책임을 의식하기 때문이다.

첨단 산업을 둘러싼 글로벌 경쟁은 가열되고 있는 모습이다. 미국과 중국, 일본 등 주요국들은 자국 내 반도체 클러스터 강화는 물론 반도체 생산 시설을 자국으로 유치하기 위해 총력전에 나서고 있다. 갈수록 치열해지는 글로벌 경쟁 속에서 정부와 기업 등 민관의 공고한 협력 체제에 대한 필요성은 커진다.

최근 반도체·배터리 등 분야에선 미국과 유럽연합(EU)으로부터의 압박이 가중되고 있는 모양새다. 미국은 반도체지원법과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을 통해 자국 내 산업 육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고 EU는 IRA와 유사한 핵심원자재법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우리 기업들로선 만만치 않은 부담을 질 수도 있는 난제로 등장해 있다. 이제는 기업만이 세계적인 복합위기에 대처하기는 쉽지 않다.

우리 정부는 해외 공관들과 긴밀한 체제를 갖추고 기업들과 함께 신속하고 치밀한 대응이 필요하다. 해외 공관장들이 대한민국 영업사원이라는 자긍심과 책임감을 갖고 각국 경제에 대한 모니터링을 통해 대한민국 경제에 필요한 정보와 대비책을 마련하는 데 일조하기를 바란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