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카페에 모인 1572명의 주주
31일 주총서 의결권 행사 위해 결집
“외부 인사 중 KT 대표 적임자 없어”

인터뷰.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인터뷰.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천지일보=손지하 기자] “국민이 지금 돈에 예민한데 낙하산 몇 명 꽂겠다고 너무 과도하다. 정부가 관치의 끝판왕을 보여주고 있다. ‘검찰공화국’이 농담인 줄 알았는데 이번에 겪어보니까 (농담이) 아닌 것 같다.”

17일 오는 31일 KT 정기 주주총회에서 단체 의결권을 행사하기 위해 개설된 네이버 카페 ‘KT주주모임’의 총괄 매니저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KT 대표이사 선임 건에 대한 정치권의 입김을 이같이 비판했다.

그는 KT 대표이사 선임 과정에 제동을 건 국민연금공단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또 구현모 KT 대표와 윤경림 대표이사 후보자를 검찰에 고발한 시민단체 ‘정의로운사람들’에 대해서도 날 선 비난을 이어갔다.

아울러 “‘KT 민영화 1기’ ‘제대로 된 KT맨’ 등 전설이 끊겨 아쉽다. 구현모 대표가 입지전적인 인물이 될 수 있었고 이동통신 3사 중 통신을 바탕으로 탈통신을 이뤄낸 아주 멋있는 사람으로 기억될 뻔했는데 외풍에 물러나게 돼 정말 속상할 것 같다”고 아쉬운 속내도 비췄다.

정치권이 KT의 대표이사 선임 문제를 두고 외압을 행사하는 걸 두고 보지 않겠다는 취지로 만들어진 이 카페는 19일 오후 2시 기준 1572명의 회원 수를 보유하고 있다.

-주주의 피해가 막심한가. 구체적으로 어떤 상황인지.

“카페 회원의 나이대가 고령이다. 10~30대 인원이 몇 없고 대부분이 40대 중후반~80대까지다. 보수 지지층이 많이 보인다. 오랫동안 KT 주식을 갖고 계신 분이 많다. 개인에 따라 다른데 작게는 10만원부터 많게는 몇억까지 손해를 봤다. (주주들이) 화가 많이 났다. 현 정부에 돌아선 사람들이 많이 보인다. KT 대표이사 선임과 관련해 반대의 목소리를 낸 의원 활동지에 찾아가서 따지거나 하는 분도 계신다. 은행 주주들 상황은 마찬가지일 것 같다.”

-주가가 3만원 밑으로 떨어졌다. 원인이 무엇이라고 보는가.

“국민연금의 제동이 80%, 정부와 검찰의 압박, 시민단체 고발 등이 나머지를 차지한다고 생각한다. 이렇게까지 내려갈 줄은 상상도 못했다.”

-왜 그렇게 생각하나. 문제가 무엇인가.

“국민연금이 언제부터 사기업의 대표 연임에 그렇게 난리를 쳤냐. 스튜어드십 코드를 발동하느니 뭐니 하더니 구 대표가 물러가고부터는 입을 싹 닫고 있다. 자기들도 하면 안 되는 일을 했다는 건 안다. 또한 본인의 돈도 아니고 국민 돈으로 주식을 사고팔아 손해만 봤다.”

“정의로운사람들은 실체도 없는 단체고 이은택이라는 사람이 그런 사람이 아니다. 그 사람이 다른 기업에도 똑같이 같은 잣대로 조사해서 관심을 두고 고발했으면 모르겠는데 그게 아니다.”

“시민단체 고발 하루 만에 검찰 수사가 들어갔다. 이게 과연 어디까지 확대될지 보고 있다. 야당은 왜 가만히 있는지 모르겠다. 다른 게 시끄러우니까 주목을 못 받는 거 같다.”

-주주모임이 시민단체를 고발한다는데 구체적인 계획이 나온 게 있는지.

“내부적으로 (찬반) 투표를 독려하고 있다. 주가를 위해서다. 개인적으로 이은택 정의로운사람들 대표를 고소하겠다는 주주도 있다.”

-주총 승리 확신하는지.

“승리를 확신한다. 게임도 안 된다. 일일이 주주들을 확인해봤는데 대략 100명 기준으로 95명 정도는 작년에 투표를 안 했더라. 새로운 투표다. 국민연금이 힘이 없다. 이제 8%다. 어디 가서 표 대결도 못 한다. 가능한 얘기라면 1대 주주를 우리가 받고 싶다.”

-윤경림 후보를 지지하는 이유는.

“찬성밖에 선택지가 없다. 외부 인사 중에는 KT를 이끌만한 인사가 없었다. 후보군이 KT 주주들을 무시한 처사 같았다. 구 대표가 더 능력 있고 KT를 더 훌륭하게 만들 적임자가 있으면 물러나겠다고 했는데 맞는 말이다. 정말 괜찮은 사람이 있었다면, KT를 더 좋게 만들 수 있는 인재가 있었다면 이렇게까지 반대할 이유는 없었다. 아직도 구 대표의 사퇴에 아쉬워하는 주주가 많다. 주가가 안 좋았으면 (구 대표를) 절대 지지하지 않았을 것이다.”

-주가 복구가 어려워 보인다.

“불이익에 대한 주주의 걱정이 많다. 이번에는 윤경림 후보가 제발 책잡힐 일 안 만들었으면 좋겠다. 그래야 다음 선임 때 외풍을 막아낼 수 있을 것 같다. 주주들은 윤 후보가 잘 이어서 경영해주길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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