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데이터 인공지능 플랫폼 기업
2001년부터 데이터 노하우 쌓아
“챗GPT로 시장 성장 가속 기대”
MWC서 다중 밀집도 분석 선봬

[천지일보=손지하 기자] 최재찬 이투온 대표가 13일 서울 영등포구 월드비전본사 3층에서 본지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3.03.14.
[천지일보=손지하 기자] 최재찬 이투온 대표가 13일 서울 영등포구 월드비전본사 3층에서 본지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3.03.14.

[천지일보=손지하 기자] 빅데이터 인공지능(AI) 플랫폼 기업 ‘이투온’이 있는 서울 여의도 월드비전본사를 찾았다. 사전에 방문을 약속해서 갔는데 마침 아침 회의를 갓 마친 최재찬 대표가 반갑게 맞아줬다.

이투온(e2on)은 지난 2001년 설립돼 20년간 데이터 분석 노하우를 쌓아온 회사다. 고객 데이터를 분석하는 eCRM 솔루션을 자체적으로 개발해 서비스를 시작했다. 2011년부터 현재까지는 빅데이터·AI 플랫폼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13일 진행한 최 대표와의 인터뷰에서 엿볼 수 있었던 이투온의 경영 이념은 ‘고객 맞춤’이었다. 고객이 원하는 솔루션을 맞춤으로 제작해 제공하는 게 모든 사업의 기본이다. 이투온은 마케팅 솔루션을 만드는 것부터 시작했다. 그러던 중 최 대표는 2016년 마약 거래 적발에 도움이 되는 솔루션을 검찰 측에 제공하게 된 것을 계기로 “기왕 사업을 하는 거 사회에 도움이 되는 방향이면 좋겠구나” 하는 마음에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실천에 관심을 두게 됐다.

그렇게 탄생한 것이 사회 안전에 기여하는 특화 서비스 ‘데이브’다. 데이브는 비전 AI(Vision AI)로 영상을 분석해 이상 징후를 감지한다. 지금은 이투온이 고객별로 서비스를 만들어서 제공하는 개념이지만 내년쯤에는 플랫폼으로 한 단계 진화한다.

이투온은 데이브라는 플랫폼에 사회 안전을 지킬 수 있는 여러 솔루션을 담는다. 이태원 참사와 같은 사고를 막을 수 있는 다중 밀집도 분석이나 산재·화재 사고, 폭력 등 이상 행동을 감지하는 솔루션 등이다. 최 대표는 “현재의 CCTV는 사건·사고가 발생한 후 경위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쓰이고 있지만 AI가 이를 실시간으로 감지해준다면 사고 예방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최 대표는 이번 ‘챗GPT 열풍’으로 데이브의 성장이 낙관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AI가 일상으로 다가오는 속도가 빨라지면서 시장 자체가 커질 전망”이라며 “이는 AI가 사회 안전을 지키는 데에 일조하는 개념도 더욱 빠르게 자리 잡게 될 것이라는 얘기다”라고 말했다.

최 대표는 이 같은 흐름을 최근 다녀온 출장에서도 확실히 느낄 수 있었다고 했다. 올해 2월 말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개막한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는 이투온에 좋은 기회가 됐다. 이투온은 SK텔레콤이 꾸린 ESG 전시관의 한 공간에 자리를 마련해 다중 밀집도 분석을 탑재한 데이브를 선보였다. 이투온은 SK텔레콤이 조성한 ESG 펀드로 투자를 받고 있다.

[천지일보 바르셀로나=손지하 기자]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개막한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가 27일(현지시간) 막을 올린 가운데 전시회가 진행 중인 피라 그란 비아 8.1홀에 SK텔레콤의 스타트업 전시관이 마련돼 있다. ⓒ천지일보 2023.02.28.
[천지일보 바르셀로나=손지하 기자]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개막한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가 27일(현지시간) 막을 올린 가운데 전시회가 진행 중인 피라 그란 비아 8.1홀에 SK텔레콤의 스타트업 전시관이 마련돼 있다. ⓒ천지일보 2023.02.28.

-SK텔레콤과의 연결고리는 ESG인 것 같다. 앞으로의 실천 방향은 어떻게 되나.

“SK텔레콤이 ESG에 굉장히 많이 투자도 많이 하고 관련 중소기업을 지원해주고 있다. 이투온이 사회 안전 분야에 기여하는데 수익화도 함께 어우러져야 선순환 구조를 만들 수 있다. 이런 측면에서 SK텔레콤의 도움을 받고 있고 시작 단계다.”

-ESG에 관심을 두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2016년에 대검찰청이 마약 모니터링 사업을 했었다. 지금도 저희 소프트웨어를 쓰고 있는데 그게 마약을 적발하는 데 도움이 됐다. 의미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고 사회 안전 쪽에 관심을 가져 그쪽을 타깃으로 서비스를 만들었다. 자연스럽게 ESG로 연결됐다.”

-MWC 출품에 대한 현장 반응은 어땠나.

“예전만 하더라도 이런 얘기를 하면 될까 의구심이 많았었는데 챗GPT가 큰 역할을 했다. 이런 AI 서비스가 우리 일상에서도 접목이 된다는 인식이 확산하고 있다. 이제 영상 (AI) 서비스를 우리가 일상에서 사용할 수 있다는 개념도 조금씩은 시작됐다고 보고 있다. CCTV가 없는 곳이 거의 없다. 실시간 상황을 내가 필요한 방식으로 AI가 모니터링해주는 방식이 확산할 것으로 기대한다.”

-가시적인 성과는 어떤 게 있었나.

“계약까지 진행된 상황은 아니지만 30여곳에서는 굉장히 적극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중 5곳은 일주일 정도밖에 안 됐는데 소통을 꽤 많이 진행했다. 작년에도 갔었지만 올해가 관람객도 더 많이 오고 반응도 좋았다.”

-전시 홀 입구에 자리 잡은 것도 도움이 된 것 같다.

“SK텔레콤 지원의 힘이 컸다. 재정적으로도 도움을 주지만 브랜드가 가진 영향력이 크다. 예전에도 해외 사업을 했었는데 중소기업이 가장 힘든 게 브랜드가 글로벌 인지도가 없다는 것이다. SK텔레콤이 브랜드를 걸고 지원해주니 고객들이 보는 시각도 다르다.”

-제일 관심을 많이 받은 솔루션은.

“이상 행동 감지에 관심이 많았다. 또 기대하진 않았는데 밀집도 분석에도 관심을 크게 보이더라. 스페인, 프랑스, 콜롬비아, 중동 등 다 똑같이 관심이 많았다.

-중국은 없었나.

“통신 장비 쪽 회사 3~4곳의 협업 제의가 있었다. 통신 장비에 (이투온의) 솔루션을 넣자고 하더라. CCTV에 맞물려 있는 장비가 있으면 솔루션을 경량화해 넣는 게 가능하다.”

[천지일보=손지하 기자] 최재찬 이투온 대표가 13일 서울 영등포구 월드비전본사 3층에서 본지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3.03.14.
[천지일보=손지하 기자] 최재찬 이투온 대표가 13일 서울 영등포구 월드비전본사 3층에서 본지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3.03.14.

-CCTV에 대한 개인정보 이슈가 뜨겁다. 유출 우려는 없나.

“빅데이터 사업을 15년간 하면서 개인정보와 관련된 질문은 듣지 않은 적이 없다. 그만큼 철저하다. 영상 분석을 하지만 개인정보가 담긴 데이터는 밖으로 나오지 않는다. 영상 자체는 고객들이 관리하고 있고 AI는 이를 모니터링한 후 분석한 결과를 지수 형태로 밖으로 내보낸다. 위험성에 대해서만 경고해준다. 개인을 특정할 데이터는 전혀 나가지 않는다.”

-오탐은 없나.

“오탐이 생길 수는 있다. 아직 100% 완벽할 수는 없다. AI도 학습을 통해 인지율을 높이는데 학습한 양이 적으면 오탐이 생길 확률도 커진다. 아주 큰 숙제다. 산재 같은 경우 평상시 데이터와 산재 때의 데이터 모두 많아야 오탐률을 줄일 수 있는데 확보하는 게 쉽진 않다. 그래서 정부 사업에서는 특정 정확도를 넘겨야 쓰일 수 있다.”

-경쟁자가 많아질 것 같다. 이투온의 특장점이 있다면.

“AI가 화두다 보니 경쟁자가 늘긴 했다. 대기업이 들어오는 시장은 아니다. 저희는 빅데이터 사업을 10년 넘게 하면서 데이터 처리·가공·융합 쪽으로는 노하우가 많이 쌓였다. AI도 사실 데이터 싸움이다. AI 스타트업이 많이 생겼다. 그쪽은 서비스 모델을 가져가서 잘할 수 있겠지만 데이터 처리 경험이 없으면 한계가 있다.”

-인재도 중요할 것 같다.

“제일 힘든 게 사람이다. 구하기도 힘들고 AI 프로젝트가 대부분 큰 규모인데 하나 3~4년 일하고 나면 대기업에서 스카웃 제의가 들어온다. 어느 정도 기술이 있는 경력자들은 중소기업에 들어오려고 하지 않는다.”

-회사의 목표는.

“국내는 기본이고 올해부터는 해외 3개 나라에서 런칭이 시작된다. 내년에는 10개 정도 해외 클라이언트에 런칭하고 본격적인 서비스를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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