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KT 대표이사 후보자군 ‘못마땅’
KT 시총 떨어지자 주주들 뿔났다
소액주주 “합심해 찬성표 던질 것”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 전경. (제공: 국민연금공단)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 전경. (제공: 국민연금공단)

[천지일보=손지하 기자] KT의 대표이사 선임 과정에 직간접적으로 개입 중인 여권과 국민연금공단에 대한 여론이 심상치 않다. KT 소액주주들은 단체 행동을 예고했고 노동·시민사회 단체는 좌담회를 열고 이번 사태에 대한 국민연금의 역할을 비판한다.

지난달 25일 개설된 네이버 카페 ‘KT주주모임’은 7일 오후 4시 30분 기준 가입자가 390명이 됐다. 이 카페는 차기 KT 대표 선임에 지지하기 위해 개설된 것으로 회원들은 곧 열릴 주주총회에서 CEO 선임에 찬성표를 던지겠다고 연대 중이다. 현재 시간 기준으로도 동참하겠다는 글이 2~5분 간격으로 계속해서 올라오고 있다.

소액주주들이 단체 행동에 돌입한 데는 최근 대통령실·여당의 반대로 내려앉은 KT의 시가총액과 관련이 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소속 여당 의원들은 기자회견을 열어 ‘이권 카르텔’이라는 용어까지 써가며 KT CEO 선임 과정에 불만을 드러냈다. 대통령실도 ‘도덕적 해이’라고 거들며 파상공세를 이어갔다.

이어 최대주주인 국민연금은 KT 주식 약 550만주(약 2%)를 시장에 내던졌다고 공시하기도 했다. 지난해 10조원을 넘었던 KT 시가총액은 현재 2조원 이상 증발한 상태다.

이 같은 상황에서 주총에서 최대주주인 국민연금이 반대표를 던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옴에 따라 총 57%의 지분을 가진 소액주주들이 찬성표를 던지자는 공감대가 빠르게 확산했다.

KT의 소액주주들이 곧 열릴 주주총회에서 차기 대표이사 선임에 찬성표를 던질 것을 결의하고 있다. (출처: 네이버 카페 KT주주모임 캡처)
KT의 소액주주들이 곧 열릴 주주총회에서 차기 대표이사 선임에 찬성표를 던질 것을 결의하고 있다. (출처: 네이버 카페 KT주주모임 캡처)

노동·시민사회 단체도 나선다. 경제개혁연대, 금속노조, 민변 민생경제위원회, 민주노총, 참여연대, KT새노조도 오는 8일 좌담회를 열어 주주총회 전 문제 기업들의 주요 이슈 및 주주제안 사례를 통해 기업지배구조 개선 필요성을 강조하고 국민연금의 제 역할을 촉구할 예정이다.

이들 단체는 “국민연금은 2018년 수탁자책임에 관한 원칙(스튜어드십코드)를 도입하고 경영진의 불법적인 행위 또는 ESG 관련 기업가치가 훼손된 기업에 대해 적극적 주주권을 행사할 것임을 천명했다”며 “그러나 지금까지 의결권 행사 외에는 스튜어드십코드 이행이 매우 미흡했고 문제 기업에 대한 손배해상청구, 대표 소송 등도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또 “국민연금이 새 정부 출범 후 첫 주주총회를 앞두고는 도리어 KT, 우리금융지주 등 소위 ‘주인없는 회사’에 대해서만큼은 특별히 적극 대응하고 있어 낙하산 임명 의혹 등 우려가 큰 상황”이라며 “국민연금이 국민노후자금의 충실한 수탁자이자 유니버설 오너로서 제 역할을 하기 위한 방안 모색도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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