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신교·천도교 등 종교계
3.1절 104주년 앞두고 기념 메시지

[천지일보=임혜지 기자] 5대 국경일 중 하나인 3.1절을 앞두고 개신교, 천도교 등 종교계가 제104주년 기념 메시지를 발표했다. 

◆“3.1정신, 교파 초월한 연합·일치”

보수 성향의 개신교 연합기관인 한국교회연합(한교연) 대표회장 송태섭 목사는 지난 27일 ‘성령의 능력으로 다시 일어서는 한국교회’라는 제목의 메시지를 내고 “3.1만세운동은 정치 지도자가 아닌 종교지도자들이 중심에 서서 일으킨 자주 결사 운동”이라면서 “민족대표 33인 중 목사와 장로 등 기독교인이 16명이었다는 사실은 3.1운동의 근저에 하나님 사랑과 나라 사랑이라는 기독교 정신이 깊숙이 뿌리내리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기독교의 업적을 높이 평가했다. 

그는 “일제는 기독교인들이 온갖 모진 탄압에도 굴하지 않자 교회에 불을 지르고 선량한 성도들을 집단으로 학살하는 만행을 서슴치 않았다”며 “많은 믿음의 선열들이 일제에 굴하지 않고 당당히 순교의 길을 걸어간 것은 ‘죽으면 죽으리라’는 신앙의 절개였다”고 밝혔다. 

송 목사는 3.1운동 등 애국 민족운동에 대한 한국교회의 노력과 희생이 퇴색했다며 비판하기도 했다. 그는 “자라나는 세대를 교육하는 교과서에는 눈을 씻고 찾아봐도 기독교의 공적은커녕 사실 기술조차 제대로 한 데가 없다”며 “대한민국 건국에 아무 기여도 하지 않은 이슬람을 18페이지에 걸쳐 상세히 소개하면서 기독교는 천주교와 합해 2페이지에 불과한 것은 기독교에 대한 홀대이자 명백한 역사 왜곡”이라고 성토했다. 

교회가 분파주의를 청산하고 교파를 초월해 연합과 일치를 이루는 방향으로 3.1정신을 계승해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송 목사는 “한국교회의 최대 위기는 코로나19나 남의 탓이 아니다”며 “우리 스스로 영적으로 자고하고 나태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3.1운동 당시 기독교가 교파를 초월해 하나로 어우러졌던 것처럼 복음 안에서 하나될 때 차별금지법과 같은 악령의 세력이 틈타지 못할 것”이라면서 “성령의 능력으로 다시 일어서는 한국교회와 성도들이 되기를 기도한다”고 말했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제104주년 3.1절을 하루 앞둔 28일 서울 서대문구 서대문형무소역사관을 찾은 시민들이 대형 태극기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3.02.28.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제104주년 3.1절을 하루 앞둔 28일 서울 서대문구 서대문형무소역사관을 찾은 시민들이 대형 태극기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3.02.28.

◆“만세운동 같은 애국정신 필요”

개신교 단체 미래목회포럼은 3.1절 메시지를 통해 “분열과 갈등 등 총체적 위기를 맞은 대한민국에 필요한 것은 ‘하나 됨’”이라며 “나라 잃은 설움에 꽃다운 나이에도, 백발이 성한 노령에도, 배운 자든, 글자도 모르는 자든, 기독교든 불교든, 유교든, 모두 하나 된 마음으로 ‘만세운동’에 나섰던 애국정신이 바로 지금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특히 신앙의 선배들이 온갖 핍박에도 평화·자주적 독립운동을 전개했듯이 한국교회도 더 이상 세속과 물량주의에 빠지지 말고 하나님의 진리를 수호하며 세상의 빛과 소금의 역할을 감당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대표회장 정서영 목사도 “애국애족(愛國愛族)의 정신이 계승, 발전되고 나아가 대한민국을 하나 되게 하고 통일의 밑바탕이 될 수 있기를 소망한다”는 내용의 3.1절 메시지를 발표했다.  

이어 보수 신앙 전통 계승을 다짐하는 한편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에 대한 일본 정부의 공식 사죄를 요구하고, 우크라이나를 무력 침공해 세계평화를 위협하고 있는 러시아를 규탄하며 전쟁종식과 평화를 위해 국제사회가 노력할 것을 촉구했다. 

◆천도교 “순국정신 귀감 삼아 헌신하자” 

3.1독립만세운동의 주축이 된 천도교도 3.1절 메시지를 전했다. 천도교 박상종 교령은 미리 공개한 3.1절 104주년 기념식 기념사에서 선열들의 희생정신과 신념을 계승해서 민족통일과 생명평화, 후천개벽 세상을 향한 길을 앞장서서 개척해나가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그는 기미년 3.1운동에 대해 “한마디로 청사에 빛나는 민족정신이었다”고 평가하며 “우리는 조국독립의 제단 위에 생명과 재산을 바쳐 온몸으로 독립만세를 절규했던 선열들의 충정을 귀감으로 삼아 가슴 깊이 새겨야 한다”고 밝혔다. 

박 교령은 “일제의 무단통치 아래서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독립만세를 외치며 삼천리 강토를 울린 3.1운동은 우리 민족사에 일찍이 없었던 장엄한 행진이었다”며 “일제의 총칼도 두려워하지 않는 죽음마저 초월한 순교자의 모습 그대로”라고 했다. 

그는 “104주년 3.1절의 거룩한 신념과 순국정신을 귀감으로 삼아 국가의 번영과 교단중흥을 위해 헌신할 수 있도록 다짐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3.1운동은 일본의 식민지 정책으로부터 자주독립을 위한 목적으로 일으킨 민족 독립운동이다. 1919년 3월 1일 손병희, 한용운 등 민족대표로 선정된 33인(천도교 15명, 불교 2명, 개신교 16명) 종교지도자들의 독립선언서 낭독으로 촉발됐다. 

인사동의 태화관 오후 2시 정각 한용운이 일어나 ‘3.1독립선언서’를 낭독한 다음 종교지도자 일동 “대한독립만세”를 삼창했다. 같은 시각인 오후 2시 탑동(파고다) 공원에 모인 5000여명의 학생·시민 앞에서 정재용이 선언서를 낭독해 독립만세운동은 들불처럼 번져나갔다.

기미독립선언서는 대원칙에 따라 작성됐는데 ▲평화적이고 온건하며 감정에 흐르지 않을 것 ▲동양의 평화를 위해 조선의 독립이 필요 ▲민족자결과 자주독립의 전통정신을 바탕으로 정의(正義)와 인도(人道)에 입각함 등을 강조했다. 3.1운동은 중국의 5.4운동과 인도의 마하트마 간디가 이끄는 비폭력 저항운동(사티그라하)에 직접적 영향을 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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