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부 최악의 인사참사다. 아들의 학교폭력 이력이 드러나면서 정순신 국가수사본부장 임명 취소 사태가 일어났다.

피해자에게 사과하기는커녕 당시 검사이자 가해자 아버지였던 정씨가 직접 나서 처벌을 피하기 위한 소송까지 제기했던 사실이 드러나면서 사태는 일파만파 커지고 있다. 같은 검사 출신인 윤 대통령이 정씨 아들의 학폭 논란을 정말 몰랐을까라는 합리적 의심도 드는 상황이다. 이번 인사참사로 ‘검찰공화국’이라는 정치공세에 결정적 빌미도 주게 됐다.

판결문 등을 통해서 드러난 정씨 아들의 태도는 경악스럽다. 제주도 출신의 동기를 온갖 모욕적인 말로 괴롭히고, 언어폭력을 폭력으로 인지하지 못했다. 정씨 아들이 평소 했다는 말은 더 충격적이다. “우리 아빠 아는 사람 많다. 판사랑 친하면 재판에서 무조건 승소한다”는 말을 했다고 한다. 정씨가 평소 집안에서 어떤 말을 했는지 가히 짐작되는 말이다.

최근 넷플릭스 시리즈 ‘더 글로리’로 인해 학교폭력이 이슈화되면서, 학교폭력에 시달렸던 피해자들의 ‘미투’가 터져 나오고 있다. 학교폭력 피해자 대부분은 돈 없고 힘없는 평범한 가정의 아이들이다.

학교폭력 가해자는 이른바 금수저인 경우가 다반사다. 부모를 등에 업고 별다른 벌을 받지 않으니 자신이 어떤 악행을 저지르는지도 인지 못 한다. 가해자들은 대부분 기억도 안 난다고 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피해자는 평생 피멍을 안고 산다. 때론 괴로움을 이기지 못해 스스로 목숨을 끊기도 한다.

박근혜 정부, 문재인 정부 당시 가장 국민을 화나게 했던 것은 부모 찬스로 자녀를 대학에 보낸 사건이었다. 대부분의 부모는 부모 찬스를 쓰게 할 만큼의 사회적 위치에 있지 않다. 대부분의 학생은 그런 부모가 없다. 돈 없고 힘없는 국민이 정당하게 권리를 누리며 사는 사회가 공정한 사회 아닌가. 윤석열 정부가 들어서면서 가장 바랐던 공정사회에 대한 기대가 무너지는 것 아닌가 우려스럽다.

이번 사태를 반면교사 삼아 윤 정부의 인사검증 시스템을 대폭 쇄신해야 할 것이다. 학교폭력이라는 국민적 ‘역린’을 파악하지 못하고 인사 추천을 한 관계자들에 대한 문책도 이뤄져야 할 것이다. 인사(人事)가 만사(萬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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