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성 139표, 반대 138표 부결
시간 끈 2장의 ‘무효표’ 논란
배임 등 혐의 구속영장 기각
“민주당내 균열” 목소리도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위례·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과 ‘성남FC 불법 후원금 의혹’ 등으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체포동의안이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에서 부결됐다. 이날 이재명 대표 체포동의안은 여야 의원 297명의 무기명 투표 결과 찬성 139명, 반대 138명으로 부결됐다. 무효는 11명, 기권은 9명이다. ⓒ천지일보 2023.02.27.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위례·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과 ‘성남FC 불법 후원금 의혹’ 등으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체포동의안이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에서 부결됐다. 이날 이재명 대표 체포동의안은 여야 의원 297명의 무기명 투표 결과 찬성 139명, 반대 138명으로 부결됐다. 무효는 11명, 기권은 9명이다. ⓒ천지일보 2023.02.27.

[천지일보=원민음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27일 부결됐다. 다만 1표차로 찬반이 갈리며 국회 문턱을 통과하지 못해 민주당내에서 균열이 있지 않겠냐는 목소리도 나왔다.

이 대표의 체포동의안은 찬성 139표, 반대 138표로 부결됐다. 기권은 9표, 무효는 11표였다. 국회의원 299명 전원 출석 시 의결 정족수는 150표이며 이날 297명이 출석해 149명이 찬성해야 가결될 수 있었다.

체포동의안은 재적의원 과반 출석에 출석 의원 과반이 찬성표를 던지면 가결된다.

본회의에서 체포동의안이 상정된 직후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체포동의 요청 이유를 약 15분에 걸쳐 이례적으로 길고 자세하게 설명했다.

이 대표는 신상발언을 통해 “뚜렷한 혐의도 없이 제1야당 대표를 구속시키려는 헌정 사상 초유의 이번 사태는 역사적 일로 남을 것”이라며 “구속영장 혐의 내용이 참으로 억지스럽다. 적극행정을 통해 5503억원을 벌었음에도 더 못 벌었으니 배임죄라고 한다”라고 말했다.

체포동의안이 부결됨에 따라 법원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 없이 영장이 기각됐다. 앞서 검찰은 지난 16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배임) 등 혐의로 이 대표의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투표용지 2장 놓고 논란

다만 이날 체포동의안 투표에서 투표용지 2장을 놓고 ‘무효표’ 논란이 일었다. 개표 도중 일부 투표용지의 표기에 대한 해석 문제로 잠시 중단됐다.

이 대표 체포동의안에 대한 무기명 투표를 진행 이후 여야 감표위원들이 투표용지를 분류하는 과정에서 투표용지 2개를 놓고 이견이 노출됐다.

해당 용지에는 각각 ‘무’ 또는 ‘부’로 읽히는 글자와 알아보기 어려운 글자가 적혀 있다. 무기명 투표 용지에는 ‘가(찬성)’ 또는 ‘부(반대)’만 적도록 돼 있다.

김진표 국회의장은 결과 발표에서 “2표는 부냐 무효냐의 판가름이 어려운 표기를 했다. 예를 들어 국회 규칙상 똑바로 부를 해도 점을 찍으면 이는 점을 찍은 것도 없고 깨끗하게 부로 할 수 있고 무효로 할 수 있다”며 “한표는 부로 보는게 맞고 한표는 무효로 봐야하기에 의장 책임하에 판단해서 투표 결과를 발표했다”고 말했다.

이에 여야 의원들이 “그렇게 하시면 안 된다”고 반발하면서 소란이 빚어졌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본인의 체포동의안이 상정된 가운데 의원총회에서 본회의장으로 웃으며 이동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3.02.27.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본인의 체포동의안이 상정된 가운데 의원총회에서 본회의장으로 웃으며 이동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3.02.27.

◆與 ‘李 방탄’ 비판 계속될 듯

민주당은 우선 이 대표에 대한 법원 재판 결과를 기다리며 당내 상황 정비를 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검찰이 이 대표에게 추가 구속영장을 청구할 가능성이 있다. 이때 민주당이 연이어 부결 입장을 낼 경우 국민의힘은 ‘방탄 국회’ 비판 수위를 끌어올려 여론전에서 우위를 점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국민의힘은 오는 3월 1일 예정된 임시국회에 관해서도 민주당에 ‘이재명 방탄’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국회의원의 불체포특권은 비회기 기간에 적용되지 않는다는 점을 고려해 민주당이 이 대표를 사수하려 회의기간을 이어가고 있다는 지적이다.

또 민주당이 강조해오던 ‘단일대오’가 깨지면서 균열이 생기지 않았냐는 주장도 제기됐다. 한 정치학과 교수는 이날 투표 결과에 대해 “오늘 투표의 결과가 이 대표의 민주당내 입지를 보여주고 있다. 결국 리스크가 터지게 된 것”이라며 “최근 이낙연 전 대표와 정세균 전 국무총리 등 당을 이끌었던 인사들이 강연 등 행보를 통해 정계 복귀를 준비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도 (민주당) 의원들의 마음을 움직였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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