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핵‧미사일 개발 중국도 원치 않아”

북한 ICBM 화성-15형. (출처: 연합뉴스)
북한 ICBM 화성-15형. (출처: 연합뉴스)

[천지일보=김성완 기자] 미국 정부가 22일(현지시간) 북한의 최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 등 도발과 관련해 “역내 평화에 전혀 도움이 안 되는 위협 행위”라면서 대화에 나서라고 거듭 촉구했다.

미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ICBM 도발에도 기존 입장을 반복한 셈인데, 미중 갈등과 우크라이나 전쟁 속 자국 내 문제에 주력하는 한편, 북미‧남북 간 적절한 긴장이 이득이라는 판단 하에 상황 관리에만 집중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북한과의 ‘대화 의지가 있는 것이냐‘는 의구심이 나오는 건 이 때문이다.

◆美국무부 “北미사일 발사 규탄”

네드 프라이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를 규탄한다”고 밝힌 뒤, “이는 복수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이라며 “이웃과 국제사회에 대한 안보 위협”이라고 비판했다고 미국의소리(VOA) 방송이 보도했다.

이어 “북한에 대한 외교적 접근을 유지하고 있으며, 북한이 대화에 나서기를 지속적으로 촉구한다”며 “우린 강철 같은 안보 약속은 철통같다. 북한과의 전제조건 없는 대화를 계속 모색하지만 북한이 관여를 거부하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중국과 러시아를 지목하며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은 안보리 결의를 완전히 이행해야 한다”며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은 중국 입장에서도 원치 않으며 장려하는 바도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또 ”러시아와 중국을 포함한 안보리 5개 상임이사국이 자신들이 통과시킨 결의안을 무시하지 않고 지키길 바란다”고도 했다.

미 국방부도 같은 메시지를 내놨다. 사브리나 싱 미 국방부 부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북한의 최근 ICBM 도발에 대한 질문에 “이런 시도가 역내에 도움이 되지 않고, 정세를 불안정하게 만들고 있다”고 거들었다.

북한은 앞서 지난 19일(한국시간)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전날 ICBM ‘화성-15형’을 고각 발사했고, 미사일은 최대정점 고도 5768.5㎞까지 솟구쳤다가 989㎞를 4015초 동안 비행해 동해 공해상의 목표 수역을 정확히 타격했다고 전했다.

또 20일 오전에는 평안남도 숙천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초대형 방사포 2발을 발사했고, 같은날 방사포 발사한 사실을 확인하면서 이번 시험발사가 한미 연합훈련에 대한 반발성 시위라고 주장한 바 있다.

◆바이든판 전략적인내 속 北상황 관리에 치중

미국 정부는 북한의 ICBM 도발에도 이전과 같은 입장을 유지하는 것은 물론 안보리 추가 제재에 대한 무산 탓을 중러 책임으로 돌리는 모습을 되풀이하고 있다. 별 뾰족한 수가 없지 않느냐는 해석도 나오지만 윤석열 정부의 강대강 기조와 맞물려 바이든판 전략적 인내 속 상황 관리에만 치중한다는 분석이다.

한반도 긴장 국면을 적절하게 유지한 채 리스크 확대를 경계한다는 것인데 실제로 한미는 대북 확장억제 차원으로 미 전략자산 B-1B 전략폭격기를 띄워 대북 경고 메시지를 발신했고, 연이은 북한의 도발에 한미일은 독도 근처 동해상에서 연합으로 미사일방어 훈련을 하며 대응에 나서기도 했다.

이는 또 대북 확장억제 강화라는 한미 간 합의에 미국이 “철통같은 약속”이라는 표현으로 화답하는 것이지만 전략자산 전개에 막대한 비용 지출을 감안한다면, 즉 국제사회가 이득이 없으면 움직이지 않는다는 점을 고려할 때 향후 안보 비용으로 어떤 것들을 요구해올지 우려하는 목소리도 많다.

특히 한미일 연합훈련은 북한뿐 아니라 대중국 견제 차원의 성격도 갖고 있는 만큼 미국으로서는 손해 날 게 없다는 진단이다. 싱 부대변인도 최근 한미일 미사일방어 훈련을 거론하며 “역내와 동맹 및 파트너들에 대한 우리의 약속을 잘 보여준다”고 언급했지만 이 같은 의도 역시 담겨 있다는 것이다.

앞서 한미일 3국은 북한이 지난 18일과 20일 ICBM 등 탄도미사일 도발을 연이어 강행하자 22일 독도에서 약 180㎞ 떨어진 동해 공해상에서 연합으로 북한 미사일방어 훈련을 실시했다.

이번 훈련에는 한국 이지스구축함 세종대왕함(DDG·7천600t급), 미 해군 알레이버크급 이지스구축함 배리함(DDG 52·6천900t급), 일본 해상자위대 아타고급 이지스구축함 아타고함(DDG 177·7천700t급)이 참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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