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국 이지스구축함 동원

다케시마의 날 훈련 지적에

합참 “3국이 협력해 시기 정해”

훈련장소 표기엔 “미측과 접촉 중”

앞쪽부터 세종대왕함, 배리함, 아타고함. ⓒ천지일보 2023.02.23. (합참 제공)
앞쪽부터 세종대왕함, 배리함, 아타고함. ⓒ천지일보 2023.02.23. (합참 제공)

[천지일보=김성완 기자] 한미일 3국이 22일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도발에 대응해 독도 근처 동해상에서 미사일방어 훈련을 실시했다.

그런데 이날이 일본이 독도 영유권을 억지 주장하는 이른바 ‘다케시마의 날(일본식 독도 명칭)’이었고, 게다가 훈련을 함께한 미군은 훈련 장소를 ‘동해’가 아닌 일본해라고 발표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합참 “한미일 독도인근서 미사일방어훈련”

이날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이번 미사일방어 훈련은 독도에서 동쪽으로 180㎞ 정도 떨어진 해상에서 미국 해군의 이지스함이 선두에 서고, 오른쪽에는 일본 해상자위대의 이지스함 아타고가, 그리고 왼쪽에는 우리 이지스구축함 세종대왕함이 포진했다.

훈련은 이날 오전 9시께 시작해 약 5시간가량 이어졌다. 시뮬레이션으로 가상의 탄도미사일 표적을 한국과 일본이 탐지·추적하면 이를 전술데이터링크를 통해 각각 미측에 전달하고 미국이 이를 다시 상대국에 공유해주며 가상 요격하는 절차를 밟았다. 한일 간 직접 정보 공유는 없었다고 합참은 전했다.

최근 북한의 ICBM 발사에 대응해 한미일이 방어 훈련에 나선 것이라는 관측인데, ICBM 언급은 없었지만 탄도미사일 발사 상황을 가정해 3국 이지스함이 동시에 표적을 탐지해 정보를 공유하고 이를 곧바로 요격용 미사일을 발사해 격추시키는 과정을 숙달했다는 게 합참의 설명이다.

앞서 북한은 ICBM 발사 때 “기습발사 훈련을 펼쳤다”며 상반기 한미 연합연습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미국 주도로 대북 적대시 정책을 펼쳤기 때문이라고 주장했고, 단거리 탄도미사일(SRB) 발사 후에는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의 담화를 통해 “미국 전략적 타격 수단들의 움직임”을 이유로 댄 바 있다.

아울러 김 부부장은 당시 낸 담화에서 “적의 행동 건건사사를 주시할 것이며 우리에 대한 적대적인 것에 매사 상응하고 매우 강력한 압도적 대응을 실시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번 한미일 미사일방어 훈련을 문제 삼으며 추가 도발에 나설 가능성도 제기되는 이유다.

◆‘일본해’ 표기‧‘다케시마의 날’ 훈련에 논란

논란이 불거진 건 미국 인도태평양 사령부가 이날 미사일방어 훈련 소식을 전하며 훈련 장소를 ‘동해(East Sea)’가 아닌 ‘일본해(sea of japan)’에서 진행했다고 소개하면서다. 일본의 통합막료감부도 훈련장소를 일본해로 밝혀놨다.

미군은 작년 9월 말 한미일이 지금처럼 북한 도발에 대응해 대잠수함훈련을 했을 때 훈련장소를 처음엔 ‘동해’라고 표시했다. 하지만 며칠 뒤 동해 대신 ‘한반도 동쪽 해역’으로 고쳤고, 이 수정은 일본 정부의 항의에 따른 것으로 일본 언론들이 전한 바 있다.

이번엔 그때보다 더 후퇴해 아예 일본해로 표기한 건데, 한일 간 갈등을 잘 알고 있는 미측이 이 같은 보도자료를 내놔 이전과 같이 이번에도 일본 정부의 입김이 작용한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윤석열 정부라는 점과 인태지역에서의 일본의 역할 확대를 원하는 미국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졌다는 것이다.

더욱이 공교롭게도 이날은 일본이 독도영유권을 억지 주장하며 제정한 이른바 ‘다케시마의 날’이기도 하다.

외교가 일각에서 일본이 의도적으로 이날을 고르고 마침 북한의 도발과 맞물려 한미일 연합훈련을 유도했을 것이라는 진단을 내놓는 건 이 때문이다. 향후 독도영유권 문제가 국제적으로 번졌을 때 한국 정부가 다케시마의 날 훈련을 용인했다는 등 이런 내용들을 활용하려 드는 것이라는 얘기다.

군의 훈련 참여 자체가 문제라는 지적과 함께 훈련 시 일본군의 하부 구조로 편입돼 진행되는 게 아니냐는 시각까지 있는데, 합참은 22일에 이어 23일도 “한미일 각국 협력 하에 응급성과 시급성을 따져 날짜를 정한 것”이라고 해명했고. 훈련장소 표기와 관련해선 “실무부서가 미국 측과 접촉해 조치 중”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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