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철 정치학 박사ㆍ고려대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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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바 친명계 좌장격인 정성호 의원이 정진상 전 대표실 정무조정실장과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 등을 면회하고 입막음을 한 사실이 전해져 논란이다. 특별면회는 칸막이가 없이 트인 공간에서 편안하게 앉아 면회를 하는 것으로 교도관이 멀찍이 떨어져서 기록을 할 뿐 녹음도 하지 않는다. 정 의원은 “마음 흔들리지 마라” “다른 알리바이를 생각해 보라” “마음 흔들리지 마라”며 “정진상, 김용, 이재명에 대해 검찰은 (직접) 증거가 없다” “이대로 가면 (다음 대선에서는) 이재명이 대통령이 된다” 등의 말을 한 것이 전해졌다. 정 의원은 이화영 전 경기부지사도 같은 식으로 면회를 했다고 한다.   

검찰을 통해 그동안 밝혀진 사실들을 종합해보면 이재명 대표는 성남시장과 경기도지사의 지방권력을 이용해 정치자금을 ‘저수지’에 묻고 심지어 중견기업을 이용해 대북 공작까지 서슴지 않았음이 강한 의혹으로 제기되고 있다. 토착세력과 결탁해 이권을 봐주며 자신의 정치자금이 될 금원(金原)을 특정 회사의 지분 형태로 묻어두었다는 것이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검찰의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소환 통보와 관련 “통상적인 지자체 토착 비리에 대한 수사”라고 말하기도 했다. 성남시라는 지방자치단체에서 있었던 성남시 관계자들과 부동산 개발업자들 간의 유착 비리 수사라는 것이다.  

결국 정성호 의원이 ‘이대로 가면 이재명이 대통령이 된다’고 한 말은 ‘이대로 가면 토착비리범도 대통령이 된다’는 의미로 들을 수밖에 없다. 성남시장이나 경기도지사라는 지방권력이 토착세력과 결탁해 어떻게 부정부패를 일삼고 부정한 기반과 커넥션을 자신의 대권 가도로까지 어떻게 이용하려 했는지, 그래서 결국 어떻게 성공했는지 우리 국민들이 극명하게 목격하는 셈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사실상 이 대표에 대한 수사는 ‘토착비리범’을 밝혀내서 단죄를 받게 하느냐 아니면 ‘토착비리범도 잘만 하면 대통령이 될 수 있다’는 것을 국민들이 보게 하느냐의 싸움일 수 있다. 이재명 대표는 수사를 극복한다면 대권에 성큼 다가갈 것이 명약관화하기에 검찰로서는 법과 정의의 사활을 걸어야 한다.  

그런데 이재명 대표에 대한 단죄가 결코 쉬울 수가 없는 것이 이 대표는 검찰의 조사를 피해갈 수 있도록 철두철미하게 자기 관리를 해왔음을 알 수 있다는 사실이다. “휴대전화를 절대 빼앗기면 안 된다”며 검찰 수사 대처법을 대중 앞에서 의기양양하게 강연하던 이재명 대표는, 성남시장 재직 당시 휴대폰을 같은 번호로만 6대를 동시에 쓰고 또 자주 바꿔가며 썼다고 한다. 측근인 정진상씨도 휴대전화 번호를 5개나 썼고, 전화기는 총 7대를 썼다고 한다. 이 대표의 아내 김혜경씨를 보좌한 배모씨는 전화기를 9대나 썼고 같은 번호인데 한달 만에 기기를 2번 바꾼 적도 있다고 한다.

이재명 대표는 2016년 11월 24일 ‘박근혜 하야 촉구 시국강연’에 나서서 당시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비서관이 검찰에 휴대폰이 압수당한 것을 비꼬면서 “이 전화기에는 여러분의 인생 기록이 다 들어있다. 어디서 전화했는지, 언제 몇 시에 어디서 무엇을 했는지, 뭔 사진을 찍었는지 싹 다 본다”면서 “이거 하나만 분석하면 여러분들이 전화기를 산 이후로 어디서 무슨 짓을 몇 시에 뭘 했는지 다 알 수 있다. 그래서 이걸 절대 뺏기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고 한다. 이런 이 대표다 보니 현재 나타나는 모든 모습이 자기만 쏙 빠지고 자신을 향해 수사가 좁혀오면 무조건 나는 모른다, 증거를 대 봐라 라는 식으로 발뺌을 하고 있는 것이다. 최측근을 통해 모든 일을 벌이고 자신은 연루되지 않게 하는 데 철저히 신경을 썼음을 알 수 있다. 결국 최측근인 정진상 전 실장과 김용 전 부원장을 통해 모든 일을 벌였고 한편으로 이화영 지사를 통해 쌍방울을 움직이며 대북 공작을 펼치면서 자신이 직접 관계되는 지점은 철저히 피함으로써 최후의 빠져나갈 구멍을 확보했던 셈이다. 누가 봐도 이 대표가 중심에 있음이 분명하고 이 대표가 몰랐을 리 없는 일들에 대해, 이 대표는 오직 부인으로 일관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검찰이 이 대표에 대한 직접 증거를 잡아내고 들이대기는 결코 쉽지 않을 것이다. 만약 이 대표가 미꾸라지처럼 빠져나가는 데 성공하면 정성호 의원의 말처럼 ‘이대로 가면 이재명이 대통령이 된다’는 것이고 결국 ‘이대로 가면 토착비리범도 대통령이 된다’는 현실이 눈앞에 펼쳐지지 말란 법이 없다. 그리고 이 청사진만큼 마지막 ‘펜스’인 최측근 정진상 전 실장과 김용 전 부원장 그리고 이화영 전 부지사의 입막음에 효과적인 것은 없을 테다. 

그렇다면 과연 우리 사회의 법과 정의는 어떻게 되는 걸까? 중앙권력의 비리뿐 아니라 지방권력의 토착비리까지 일소하지 못한다면 우리 사회는 정녕 더 앞으로 나아갈 수 있을까? 무슨 짓을 해서든 대통령만 되면 모든 범죄가 덮일 수 있고, 권력에 빌붙으면 중소기업도 하루아침에 대기업이 될 수 있다는 게, 저들이 모의하고 추구한 진실이 아니었던가. 이재명 대표는 토착권력에서 성장해 중앙권력의 괴물이 돼 있다. 토착비리범이 괴물이 돼 대통령까지 될 수 있는 세상은 어떤 세상인가? 깡패와 조폭들에게도 정의가 있는 참담한 세상인가? 검찰은 참으로 철두철미한 괴물을 상대로 그 종착지는 ‘대통령’이 아니라 ‘감옥’이라는 것을 보여줄 수 있을까? 이대로 가면 이재명이 대통령이 된다? 이대로 가면 토착비리범도 대통령이 된다? 참 끔찍하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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