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여 만에 22%→48% 상승
30대그룹 전체 승계율 6%p↑

[천지일보=이승연 기자] 삼성그룹 일가의 주식자산 승계율이 1년여 사이 2배 이상 올랐다. 삼성SDS와 제일모직 상장 등으로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자녀들의 보유 주식 가치가 1년여간 3배 이상 증가하면서 평가액이 상승한 영향이다. 30대 그룹 오너 일가의 주식자산 승계율도 40%에서 1년여 만에 약 6%포인트(p) 높아졌다.

10일 CEO스코어(대표 박주근)이 2014년 이후 1년 4개월여간 30대 그룹 중 총수가 있는 26개 그룹 주식자산 승계율 변동내역을 조사한 결과를 이같이 밝혔다. 주식자산 승계율은 지난해 초 34.1%에서 지난 7일 종가 기준으로 39.9%로 5.8%p 높아졌다.

주식자산 승계율이란 경영권을 가진 총수·부인·자녀 등 대주주 일가가 보유한 전체 주식자산 가운데 자녀에게 이전된 주식자산 비율을 말한다. 주식자산은 상장사는 지난 7일 종가를 기준으로, 비상장사는 2014 회계연도 재무제표를 기준으로 순자본가치에 개인별 보유 지분율을 곱해 산출된다.

조사결과 주식을 보유한 부모세대 경영자는 127명, 자녀세대는 210명으로 집계됐다. 삼성은 조사 기간 이 회장과 부인 홍라희 리움미술관장의 주식가치는 5.3% 증가했지만 3남매(이재용, 이부진, 이서현)의 주식가치는 3조 7000억원에서 12조 4000억원으로 234.7%나 증가했다. 부모보다 자녀들이 보유한 가치가 약 47배 더 많이 증가한 셈이다. 이는 삼성그룹의 사업구조 재편으로 삼성SDS와 제일모직이 상장됨에 따라 주식가치 평가액이 크게 오른 영향이다. 이에 따라 이 회장 일가의 주식자산 승계율은 지난해 초 22%에서 지난 7일 48%로 높아졌다.

삼성을 제외한 25개 그룹 2~4세의 주식가치는 21조원에서 20조 2000억원으로 7800억원(3.7%) 감소했고, 주식자산 승계율은 37.7%에서 36.3%로 1.4%p 낮아졌다. 하락에는 롯데쇼핑의 주식가치 급락과 현대차그룹의 현대글로비스 지분 처분이 영향을 미쳤다.

롯데쇼핑은 지난해 초 주가가 40만 4000원에서 7일 기준 25만 5000원으로 36.8%나 하락했다. 이에 따라 롯데쇼핑 지분을 13.5% 보유한 롯데그룹 신동빈 회장과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의 주식가치가 1조 7000여억원에서 1조 800억원으로 각각 6300억원(36.8%)씩 줄었다. 현대차는 정몽구 회장과 정의선 부회장이 현대글로비스 주식을 처분하면서 지분율이 43.4%에서 30% 미만(29.999998%)으로 낮아졌다. 이에 따라 정 회장이 1조원에서 6000억원으로, 정 부회장이 2조 8000억원에서 2조원으로 주식평가액이 떨어졌다.

자산승계가 완료됐거나 마무리 단계인 그룹은 롯데와 KCC, 현대백화점 등이다. 롯데는 신격호 총괄회장 등 1세대 경영자들의 지분가치 3200억원, 신동빈 회장 등 2세 지분가치 3조 5000억원으로 승계율이 91.7%를 기록했다. KCC와 현대백화점도 정상영, 정몽근 부모세대에서 정몽진, 정지선 자녀세대로 87.1%, 84%가량씩 자산승계가 진행됐다. 이어 효성(74.3%), 두산(73.8%), 동부(70.8%), 금호아시아나(68.4%), 영풍(장형진 일가 53.2%) 등 8개 그룹이 후계세대 주식자산이 부모세대보다 높았다.

반면 삼성을 비롯한 18개 그룹은 여전히 승계세대의 주식자산이 후계세대보다 많았다. 삼성은 주식자산 승계율이 50%에도 못 미치는 47.5%를 기록했고 대림(43.2%), 신세계(40.2%), 영풍(최창걸 일가 39.9%), 한화(37.4%), 현대차(37.3%) 등을 기록했다. 한진(조양호 일가, 24.5%), OCI(22.3%), GS(22.1%), LG(21.5%), LS(18.9%), 미래에셋(10.9%) 등은 승계율이 10∼20%에 분포했다. SK(0.3%)를 비롯해 부영(2.3%), CJ(3.0%), 현대(5.5%), 동국제강(8.5%) 등도 승계율이 한 자릿수다.

▲ 30대그룹 주식자산 승계율. (자료출처: CEO스코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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