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1일 합병 완료… 사명은 ‘삼성물산’으로 창업정신 계승
글로벌 경쟁력·시너지 강화 기대… 2020년 매출 목표 60조


[천지일보=유영선 기자] 삼성그룹 계열사인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이 26일 이사회를 열어 합병을 결의했다. 제일모직이 기준주가에 따라 산출된 합병비율인 1:0.35로 삼성물산을 합병하는 방식으로 제일모직이 신주를 발행, 삼성물산 주주에게 교부할 예정이다.

양사는 오는 7월 임시주주총회를 거쳐, 9월 1일자로 합병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합병회사의 사명은 글로벌 브랜드 인지도를 고려하고 삼성그룹의 창업정신을 계승하는 차원에서 삼성물산을 사용하기로 결정됐다.

양사는 이번 합병을 통해 패션, 식음, 건설, 레저, 바이오 등 인류의 삶 전반에 걸쳐 프리미엄 서비스를 제공하는 글로벌 ‘의식주휴 및 바이오’ 선도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고 자평했다.

두 회사는 각각 운영해 온 건설 부문을 통합해 건설사업 경쟁력 제고 및 운영 시너지 창출이 가능해졌고, 상사 부문의 글로벌 운영 경험과 인프라를 활용, 패션·식음 사업의 해외진출을 가속화 하고 새로운 사업기회를 발굴할 수 있게 됐다고 전망했다.

아울러 삼성의 신수종 사업인 바이오 사업의 최대주주로 적극 참여할 수 있게 되어 안정성과 성장성을 동시에 기대할 수 있게 됐다고 덧붙였다.

이번 합병으로 양사의 핵심 사업인 건설, 상사, 패션, 리조트, 식음 등의 글로벌 경쟁력과 시너지가 강화되면서 양사는 2014년 매출 34조원에서 2020년 매출 60조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무엇보다 이번 합병으로 인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그룹 지배체제가 강화될 것이라는 게 재계 안팎의 관측이다. 양사의 합병을 통해 삼성그룹의 지배구조가 단순화하면서 기존의 순환출자 구조도 상당 부분 해소될 전망이다.

삼성그룹의 순환출자 구조는 ‘제일모직→삼성생명→삼성전자→삼성물산·삼성전기·삼성SDI→제일모직’에서 ‘삼성물산→삼성생명·삼성전자’로 단순화된다.

이번 양사의 합병으로 이 부회장의 합병법인에 대한 지분율은 떨어진다. 기존 제일모직(23.23%)의 최대주주로서 삼성그룹을 지배해 온 이재용 부회장은 7%p가량 낮은 16.5%의 지분율을 갖게 된다.

특히 이 부회장은 기존 삼성물산이 보유하고 있던 삼성전자 지분 4.06%, 삼성SDS 지분 17.1%를 확보해 지배력도 한층 강화됐다는 분석이다. 이 부회장의 여동생인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이서현 제일모직 패션부장 사장의 지분율 역시 7.8%에서 각각 5.5%로 줄어들 전망이다.

여기에 이건희 회장(제일모직 3.4%, 삼성물산 1.4%)의 지분은 2.9%가 된다. 오너일가의 지분을 모두 합치면 30.4%가 된다.

또한 이번 합병으로 삼성그룹의 사업재편 작업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삼성그룹은 지난해 삼성SDI와 제일모직 소재 부문을 합병하고 제일모직, 삼성SDS를 상장하는 등 사업구조 재편 작업을 추진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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