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달 22일 본지는 서울시 강남구 논현동 인근 카페에서 ‘명량: 회오리바다를 향하여’ 김한민 감독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제공: NEW)
[천지일보=이현정 기자] “괴도를 벗어나는 인간이 얼마나 불안한지 다들 경험해 봐서 알잖아요. ‘명량’의 관객동원수가 1500만이 넘어설 때 딱 그 기분이더라고. 이제 어떻게 하지?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지? 정리할 수 없는 두려움이 생기더라고요.”

지난해 여름, 김한민 감독은 영화 개봉 전 가진 인터뷰 자리에서 작품을 통해 어떤 결과를 얻고 싶냐는 질문에 ‘이순신 열풍이 불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살포시 투하했다.

그의 바람이 통한걸까? 극장가는 사극 삼파전으로 치열한 경쟁을 벌였고 그 가운데 ‘명량’은 부재중인 리더십의 문제를 상기시키면서 관객동원수 1700만이라는 기록을 달성했다.

12척의 배와 최소한의 군사로 330척의 일본군을 물리치며 극한의 상황에서 보여준 이순신의 리더십은 영화적 메시지에 그치지 않고 당시 세월호 사고 이후 대한민국 사회 각각의 위안과 위로, 혹은 대안으로 떠올랐다. 한국영화 역사에서 찾아볼 수 없는 해상전투신 1시간, 삶과 죽음을 직면한 인간 이순신의 고뇌, 처절했던 민초의 삶 등 명량대첩이라는 커다란 틀 속에서 그동안 꺼내놓지 않았던 각각의 디테일은 감동으로 전달됐다. 그렇게 지난해 여름은 ‘명량’ 그리고 이순신으로 우리사회는 뜨거웠다.

그로부터 1년, 김한민 감독은 ‘명량’에서 못 다한 진짜 이순신 이야기를 들려주려고 한다.

▲ 영화 ‘명량’의 프리퀄 다큐멘터리 영화 ‘명량: 회오리바다를 향하여’ 스틸 컷. (사진제공: NEW)
영화 ‘명량’의 프리퀄 다큐멘터리 영화 ‘명량: 회오리바다를 향하여’은 필사즉생필생즉사(必死則生必生則死)의 정신이 나오기까지의 과정을 담았다.

지난달 22일 천지일보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김한민 감독은 ‘명량’에서 대장선에 승선했던 배우 이해영, 장준녕, 오타니 료헤이와 함께 명량해전이 벌어지기 직전 16일간의 이순신의 실제 행적을 쫓으며 우리가 몰랐던 이순신의 진짜 이야기를 전달했다.

“명량대첩의 다층적인 시각을 전달하고 싶었다. 영화 ‘명량’은 전투 승리라는 미시적인 면이 부각됐다면 이번 다큐는 거시적으로 전체적인 명량대첩의 의미들을 이순신 장군의 심경을 통해 자연스럽게 보여주고자 했다. 지난해 ‘명량’으로 큰 뜨거움이 있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이순신 장군이 이슈처럼 사라지는 지금, 다큐를 통해 훈기를 이어나갈 수 있지 않을까.”

지난해 분명 대한민국은 ‘명량’ 그리고 이순신에 열광했다. 단기간에 천만을 돌파하고 이후 주춤할 것 같았던 관객수는 700만을 더 찍고서야 멈춰 섰다. 이때 김한민 감독은 ‘지구의 중력을 벗어난 인간’이 된 느낌이라고 당시를 묘사했다.

‘영화가 너무 잘 돼’ 두려웠고 갑작스러운 문화의 변화와도 같은 현상을 어떻게 해석해야 되는지도 감이 잡히지 않을 정도라고.

하지만 점차 ‘명량’에 대한 국민의 목소리는 감독이 영화에서 ‘우리역사가 갖고 있는 한을 풀고 자긍심을 드높이고자는 열망’과 맞닿아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명량’에서 다 하지 못했던 진짜 명량대첩 그리고 이순신의 이야기는 이제 고스란히 ‘명량: 회오리바다를 향해서’로 넘어갔다.

다큐는 ‘명량’의 출연 배우와 연출 감독이 직접 명량으로 향했던 당시의 이순신 장군의 발걸음을 따라가면서 조선의 상황과 민초의 서러움, 성웅의 심정 등을 다각적으로 추적해 나간다.

또 여기서 한가지 놓칠 수 없는 것은 ‘명량’의 명장면들이 등장해 생생했던 명량대첩을 재현한다. 더불어 영화 본편에선 편집된 다양한 장면도 다큐에서 만나볼 수 있다.

김한민 감독은 이순신 시리즈 3부작이 될 ‘노량’ ‘한산도’ 등을 차기작으로 고심 중이다. 혹은 또 다른 다큐가 될 수도 있다. 이번 ‘명량: 회오리바다를 향하여’ 외에도 두 편을 더 진행할 계획이다.

그가 이토록 역사적 배경으로 한 영화를 연출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는 ‘이순신은 자신에게 어떤 존재인가’라는 질문에 “나의 거울과도 같다”라고 대답했다. 이는 단순히 이순신의 영웅적 결과를 두고 하는 말이 아니다. 이순신의 행보 속에서 관찰돼는 통합의 메시지를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명량: 회오리바다를 향하여’는 이 통합의 메시지가 나오기까지의 조선의 모습과 현실적인 이순신의 모습을 절실하게 보여주고 있다.

▲ 영화 ‘명량’의 프리퀄 다큐멘터리 영화 ‘명량: 회오리바다를 향하여’ 스틸 컷. (사진제공: NEW)
끝으로 김한민 감독이 바라는 희망이 있다면 ‘명량’의 북한 상영이다.

“민족 간의 동결을 위해서 ‘명량’의 북한 상영은 꼭 이루어졌으면 좋겠다. 사실 지금까지 다름에 대해서 논해왔다면 이제부터는 ‘같음’에 대해서 이야기해 봤으면 좋겠다. 여기에 ‘명량’이 좋은 매개체가 되길 희망한다.”

첫 빅스톤픽쳐스의 다큐멘터리 영화이자 ‘명량’의 프리퀄 다큐멘터리 김한민․정세교 감독 공동연출 ‘명량: 회오리바다를 향하여’는 오는 7일 개봉한다. 12세 관람가, 러닝타임 9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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