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매수권’ 박 회장 유리하지만… 매각가 상승 부담
아시아나 히로시마 사고 등 연이은 악재도 불안 요소

[천지일보=유영선 기자] 인수합병(M&A) 시장에서 최대 매물로 손꼽히는 금호산업의 본 입찰이 약 열흘 앞으로 다가왔다.

금호산업 인수전에는 금호아시아나그룹을 비롯해 호반건설과 MBK파트너스 등 4곳의 사모펀드(PEF)가 참여하고 있다. 이들은 예비입찰에 참여해 지난 10일 실사를 마친 상태로 오는 28일 오후 3시 본 입찰 접수마감을 앞두고 있다.

현재로선 금호산업의 원주인 금호아시아나그룹과 호반건설 2파전 양상으로 전개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금호산업 매각 주간사인 산업은행은 실사 결과를 바탕으로 각사가 제출한 인수 가격과 자금조달 계획 등을 검토한 뒤 내달 중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예정이다.

이후 채권단은 우선협상대상자가 제시한 금액을 우선매수청구권을 소유한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에게 알려주는 과정을 거친다.

박삼구 회장은 채권단이 매각하는 금호산업 지분(57.5%) 가운데 50%+1주에 우선매수청구권을 갖고 있다. 박 회장은 우선협상대상자가 제시한 금액보다 단돈 1원이라도 많이 내게 되면 금호산업을 차지할 수 있다.

반대로 우선협상대상자가 제시한 금액에 미치지 못할 경우 우선권은 넘어가게 된다. 금호산업의 새 주인은 5월 중에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금호산업 인수전의 승패 여부는 결국 자금동원 능력에 달려 있다. 이로 인해 오는 28일 마감되는 본 입찰에 써낼 매각가를 둘러싼 인수 후보기업들의 눈치싸움도 치열해질 전망이다.

일단 박 회장이 채권단 보유 지분에 대한 우선매수청구권을 갖고 있어 유리한 입장이다. 그는 올해 그룹 재건을 위해 금호산업 지분이 반드시 필요한 만큼 인수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금호산업은 아시아나항공의 지분 30.8%를 보유하고 있는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지주사다.

금호산업이 다른 기업으로 넘어갈 경우 금호아시아나그룹의 경영권을 잃게 될 수 있는 만큼 박 회장의 입장에서는 무리해서라도 금호산업을 인수할 수밖에 없다는 게 재계의 시각이다.

하지만 인수 경쟁사인 호반건설도 금호산업 인수 의지를 거듭 밝히고 있는 만큼 박삼구 회장으로서는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최근 인수 경쟁이 가열되면서 5000억원 정도로 추산되던 금호산업 인수가가 최대 1조원까지 올라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박 회장이 우선매수청구권을 가졌다 할지라도 부담이 될 수밖에 없는 금액이다.

반면 김상열 호반건설 회장은 최근 “인수가격이 1조원에 달해도 자금 조달에 문제가 없다”며 자신감을 드러내는 등 금호산업 인수전에 불을 지피고 있다.

한편 박삼구 회장은 최근 연이어 발생한 악재로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소액주주로부터 금호산업 인수가격을 낮추려는 목적으로 주가를 떨어뜨려 주주들에게 손해를 끼친 혐의로 피소됐는가 하면, 아시아나항공의 일본 히로시마 공항 활주로 이탈 사고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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