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소 6곳 참여… ‘박삼구 vs 정용진’ 대결 구도
매각가 8000억~1조… 베팅에 따라 오를 수도

[천지일보=유영선 기자] 올해 기업 인수·합병(M&A) 시장의 최대 매물인 금호산업 인수전의 막이 올랐다.

매각 주관사인 산업은행과 크레디트스위스(CS)는 지난 25일 금호산업 지분 57.5%(약 1955만주)에 대한 인수의향서(LOI) 접수를 마감한 결과, 복수의 투자자가 인수의향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대기업인 신세계와 중견 건설사인 호반건설, IBK투자증권-케이스톤파트너스 사모펀드, 자베즈파트너스, MBK파트너스, IMM 등 사모펀드 4곳 총 6곳이 인수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당초 거론됐던 롯데, CJ, SK, 애경 등 국내 대기업들은 인수의사를 밝히지 않았다.

산업은행 등 금호산업 채권단은 인수의향서를 제출한 투자자의 기본 자격 심사를 이번 주 또는 3월 초에 입찰적격자를 선정 및 통보할 예정이다.

입찰적격자는 예비실사를 거쳐 본입찰 제안서를 제출하게 된다. 이후 금호산업 채권단은 4월 중으로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계획이다.

인수에 사활을 걸고 있는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은 우선협상대상자가 채권단에 제시한 금액보다 더 많이 지불해야 금호산업 지분을 인수할 수 있다.

박 회장이 ‘50%+1주’에 대해 우선매수청구권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자금 확보만 원활하면 인수하는 데 큰 어려움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문제는 돈이다. 박 회장이 자체적으로 마련할 수 있는 금액은 2000억원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금호산업은 최근 기업 M&A 시장에서 높은 인기를 끌면서 매각 가격도 8000억∼1조원 수준으로 뛸 것으로 업계는 예상하고 있다. 신세계가 반드시 항공산업을 인수하겠다는 의지를 가지고 강한 베팅을 할 경우 매각가는 이보다 훨씬 더 오를 전망이다.

지난해 시공능력 평가에서 20위에 오른 중견 건설업체인 금호산업 인수전에 높은 관심을 나타내는 이유는 금호산업 인수자가 국적 항공사인 아시아나항공의 경영권을 차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금호산업은 아시아나항공의 지분 30.08%를 가진 최대주주다. 아시아나항공은 에어부산 지분 46%, 금호터미널 지분 100%, 금호사옥 지분 79.90%, 아시아나개발 지분 100%, 아시아나IDT 지분 100% 등도 보유하고 있다.

금호산업을 인수하게 되면 아시아나항공을 비롯해 주요 계열사의 경영권도 손에 쥐게 되는 것이다. 특히 신세계의 이번 인수전 참여가 눈에 띈다.

신세계가 금호산업을 인수하면 유통과 항공산업을 연결시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게 된다. 광주 신세계백화점 부지를 보유한 금호터미널을 소유할 수 있는 점도 이번 인수전에 뛰어든 배경인 것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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