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정현경 기자] 러시아의 야권 지도자인 보리스 넴초프 전 총리가 28일(현지시각) 새벽 모스크바 시내에서 괴한의 총격을 받고 사망했다.

AFP통신과 CNN 등의 보도에 따르면 넴초프는 이날 저녁 11시 40분께 크렘린궁 인근 다리를 걸어서 건너던 중 지나가던 차량에서 가해진 4차례의 총탄 공격으로 숨졌다. 수사관들은 넴초프 피살 당시 그와 함께 있었던 우크라이나 모델로 알려진 여성을 조사하고 있다.

보리스 넴초프는 1990년대 보리스 옐친 대통령 시절 제1부총리를 지냈으며, 지난 2000년 푸틴 대통령이 당선된 이후에는 야권 지도자로 푸틴 대통령과 첨예한 대립각을 세우며 수시로 반정부 시위를 주도해 왔다. 정치범들의 석방과 러시아 연방 헌법 개정, 자유로운 총선과 대선, 부패사건에 대한 수사 강화 등도 요구해왔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대통령실 공보비서는 “푸틴 대통령이 이번 사건을 청부 살인이자 도발일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하면서, 중대 범죄를 담당하는 연방수사위원회, 정보기관인 연방보안국, 경찰청 등의 수장들이 사건을 직접 챙기라고 지시했다”고 전했다.

러시아 야권은 이번 사건을 ‘정치적 보복’이라고 강하게 반발하면서 진상 규명을 촉구하고 나섰다. 야권은 넴초프가 조직위원으로 참여했던 다음달 1일 모스크바 남쪽 지역에서의 반정부 가두행진을 취소하고 대신 시내 중심가에서 추모 행진을 벌일 예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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