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와대가 25일 신임 장관급 4명에 대한 인사청문요청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왼쪽부터 유기준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 유일호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 홍용표 통일부 장관 후보자, 임종룡 금융위원장 후보자 후보자. (사진출처: 연합뉴스)

내달 초 열릴 듯… 투기·위장전입·전문성 논란 속속 제기
이완구 총리 이후 ‘인사청문회 2라운드’… ‘송곳 검증’ 예고

[천지일보=정인선 기자] 박근혜 대통령이 신임 장관급 4명의 인사청문요청안을 국회에 제출함에 따라 설 연휴 이후 또 다시 청문회 정국에 돌입했다.

박 대통령은 25일 유기준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 유일호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 홍용표 통일부 장관 후보자, 임종룡 금융위원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요청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후보자들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는 이르면 내달 초 열릴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야권에선 ‘송곳 검증’을 예고해 여야의 날선 공방이 예상된다.

유기준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는 해양 전문 변호사 출신으로 전문성 면에선 여야 모두 이견이 없는 상태다.

다만 해수부 장관 인사청문회 핵심 쟁점이 ‘세월호 인양’이 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친박(친박근혜) 인사인 유 후보자가 현안에 대해 독립적인 판단을 할 수 있을지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유 후보자는 자녀의 위장전입 의혹, 부산 강서구 농지 투기 의혹 등을 받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 황주홍 의원은 “유 후보자가 부친으로부터 부산 강서구 소재 농지 4039.4㎡를 상속받았지만, 농지원부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며 “농지 주변에 산단이 위치하고 있고 현재 시가가 ㎡당 5만원이 넘어 투기 목적의 보유는 아닌지 청문회 과정에서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유 후보자는 “해당 부동산은 전체가 농지가 아닌 임야 및 전답, 묘지 등이 포함된 32필지이지만, 실무자 실수로 재산신고에서 모든 필지를 농지라고 기재한 것”이라며 “부친의 사망 이후 형제들과 공동으로 상속받아 사실상 방치돼 있었고 투기와는 전혀 관련이 없다”고 해명했다.

유일호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의 청문회는 전문성 부족이 집중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 유 후보자는 조세 전문가로 국토 교통 관련 경험은 전무한 상태이며, 국회에서도 기획재정위원회와 정무위원회 등에서만 활동했다.

위장전입과 투기 의혹도 제기됐다. 국회 국토교통위 소속 새정치연합 김상희 의원은 26일 장관 후보자의 배우자와 장남이 장남의 중·고교 입학을 앞두고 두 차례 서울 강남의 8학군으로 위장전입했다고 밝혔다.

또 같은 당 강동원 의원은 유 후보자가 18대 총선 출마를 앞두고 무연고지에 12억원대의 고급 주상복합아파트 분양권을 사들였던 것으로 나타났다며, 가격상승을 노린 투기성 매입이라는 의혹도 나오고 있다.

홍용표 통일부 장관 후보자는 박 대통령의 싱크탱크인 국가미래연구원과 대선캠프, 인수위원회 등을 거친 후 청와대 통일비서관을 역임해 박근혜 정부의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 구상 등을 주도했다는 점이 집중 조명될 전망이다.

야권에선 현 정부의 대북정책을 실패로 규정하고 있어 이에 대한 날선 평가가 예상된다.

또 홍 후보자가 2005년 한양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시절 뉴라이트 운동 관련 연구를 진행한 ‘뉴라이트 싱크넷’ 발기인에 이름을 올려 정치적 중립성·역사관·대북관 등도 주요 검증 대상이다.

임종룡 금융위원장 후보자는 NH농협금융지주 회장 시절인 지난해 1월 농협카드 고객 2158만명의 정보 유출과 KT ENS 협력업체에 300억원가량의 부실대출을 한 것 등과 관련해 책임을 물을 것으로 보인다.

임 후보자의 경력을 둘러싼 ‘회전문 인사’ 논란도 예상된다. 기획재정부 차관 출신으로 2011년 국무총리실장을 거친 뒤 민간 금융사 회장으로 갔다가 다시 관가로 돌아온 전형적인 회전문 인사라는 지적이다.

장관 후보자들에 대한 의혹이 하나 둘씩 제기되면서 정치권은 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 인사 검증 이후 ‘인사청문회 2라운드’ 국면에 접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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