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허평환 자유민주통일연합 회장. ⓒ천지일보(뉴스천지)
역대정권 대북정책, 일관성 결여… 北과 대조
남북연방제는 적화통일… 우리 체제로 해야
굳건한 안보 바탕 위에 대북포용정책 필요
북한 주민 지원해 스스로 변화되게 유도해야

[천지일보=임문식 기자] 거침이 없었다. 보수이면서도 진보, 진보이면서도 보수인 듯했다. 국가 안보와 통일 문제에서만큼은 진영이 따로 있을 수 없다는 게 그의 생각이었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 당시 국군기무사령관을 지낸 허평환 예비역육군중장. 그의 안보 활동은 지금도 활발하다. 작금의 한반도 정세와 안보 위기를 보고 있노라면 결코 편히 쉴 수 없다는 생각에서다.

지난 5일 서울 여의도의 한 사무실. 그에게서 건네받은 명함엔 자유민주통일연합 회장이란 직함이 적혔다. 허 회장은 보수의 전유물처럼 여겨지는 자유민주를 이름 앞에 두고도 보수에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보수도 생각을 바꿔야 해요. 나도 얼마 전까진 왜 북한에 쌀을 줘야 하는지 따졌어요. 보수도, 극우·극좌도 문제에요. 극우에선 왜 쌀을 주느냐고 하는데, 이러면 대통령도 어찌할 수 없어요.”

대북정책에 대한 그의 신념은 확고하다. 굳건한 안보를 바탕으로 한 대북포용정책이 그것이다. 북한 지도부로부터 주민을 분리시키고, 주민 지원에 방점을 찍는다는 점에서 기존 정책과는 결이 다르다. 북한 내부를 먼저 변화시키는 일이 통일에 다가가는 핵심 열쇠라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허 회장이 생각하는 통일 방식은 물론 자유진영으로의 통일이다. 한미동맹 토대 위에 국내 사회 부조리와 양극화를 해소하면서 자유민주주의 체제로의 통일로 나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자유민주체제에 대한 신념과 안보 정신을 강조할 때마다 그의 목소리엔 강한 힘이 실렸다.

다음은 일문일답이다.

-박근혜 정부의 안보 정책에 대한 평가는.
(박근혜 대통령이) 주변국과 4강 외교는 잘한 것 같은데. 문제는 남북관계다. 북한을 완전히 봉쇄해서 흡수통일로 갈 것인지, 북한과 평화통일로 갈 것인지 명확하게 선을 그었어야 했다. 역대 정권이 이에 분명치 못했다. 북한은 명확한 목표와 전략이 있는데. 우리는 정권마다 왔다 갔다 했다. 북한을 압박했다가 조건 달아서 푸는 게 반복됐다. 제대로 될 리가 없다. 분명한 목표와 방향을 정하고 정책을 일관되게 추진해야 한다.

-국방 태세는 어떻게 보나.
군 기강을 세우고 사기도 올리고 전투준비를 해야 하는데, 사고 난 것을 보라. 천안함, 연평도 도발, 노크귀순 사건이 벌어졌다. 조준 사격으로 전우를 쏴 죽이는 지경이 됐다. 지금 이 상태로는 문제가 많다. 간부들이 기강을 잡고 부대를 잘 이끌어야 하는데, 손 놓고 있다. 병사들이 더 죽어난다.

-안보 위기가 심각한가.
정치인들과 지식인들은 안보 의식에 대해 두 부류로 나뉜다. 한미동맹을 구축하고 대북억제로 가야 한다는 이와 중국·북한과 손잡고 가야 한다는 이가 있다. 국민의 안보 가치관이 혼란스러운 이유다. 민주화 과정에서 반미, 친북, 친중 사상이 늘었다. 남북한 연방제통일을 주장하는 지식인이 많아졌고, 앞으로도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안보 위기가 심각하다.

-젊은이들의 안보관은 어떤가.
병사들의 70%가 미국을 주적으로, 60%가 연방제통일을 주장하고 있다. 10%는 북한 체제로 통일하자고 한다. 6.25 전쟁을 겪어보지 못한 젊은이들이 미국과의 충돌 사건을 보고 자라면서 의식이 점차 변했다.

-통일은 왜 필요한가.
통일을 해야 더 잘살 수 있다. 30년간 통일 특수가 날 것이다. 내수시장이 열리고 산업, 관광 영역이 엄청나게 넓어진다. 통일은 대박이지만 적화통일이 되면 쪽박이다. 같은 민족인 북한이 못사는 이유는 체제가 달라서다. 그리고 빠른 통일을 해야 한다. 안보의 두 세력이 강력하게 충돌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군을 한반도에서 몰아내고 남북연방제로 통일하면 남한은 적화통일이 된다.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체제로 통일해야 한다.

-바람직한 통일방식은.
북한을 개혁·개방으로 변화시키는 전략으로서 대북포용정책을 해야 한다. 북한 주민을 깨어나게 하려면 북한에 가서 필요한 물자도 주고 먹을거리도 제공해야 한다.

-보수에선 대북포용정책을 부정적으로 보는데.
보수도 생각을 바꿔야 한다. 나도 얼마 전까진 왜 북한에 쌀을 줘야 하는지 따졌다. 보수도, 극우·극좌도 문제다. 극우에선 왜 쌀을 주느냐고 하는데, 이러면 대통령도 어찌할 수 없다. 극좌도 망상을 버려야 한다. 이승만 대통령을 욕하고, 대한민국은 재수 없다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

-북핵 문제가 걸림돌인데.
북한이 핵을 포기하겠나. 되지도 않는 일을 요구하는 것은 대화를 안 하겠다는 태도다. 대화에 무슨 조건이 필요한가. 이승만도 독재로 흐르니까 우리 국민은 이승만 정권을 무너뜨리고 민주주의로 갔다. 북한도 같은 과정을 밟게 해야 한다. 변할 수밖에 없도록 포용정책으로 가야 한다.

-통일을 위한 과제는.
주한미군을 유지하면서 강군을 건설하고 국민소득을 5만 불로 올려야 한다. 동시에 사회 양극화 문제를 해소하고 정신도 회복해야 한다. 도덕성이 무너지고 부정부패가 만연하면 통일은 이루지 못한다. 정신적으로 재무장하고 강력한 안보 위에 대북포용정책을 펴야 한다.

-한반도 통일이 세계 안보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
한반도가 자유민주주의 체제로 통일되면 중국의 공산 체제도 무너진다. 중국이 자유화되면 전세계가 자유민주주의로 통일되는 것이다. 한반도 통일이 자유민주주의 시대를 여는 열쇠다.

-마지막으로 할 말은.
북한은 과감하게 포용하자. 조건 달지 말고 스스로 깨어나게 해서 우리와 같은 체제로 통일해야 한다.

이력
자유민주통일연합 회장
국민행복당 당대표
평화통일국민연합 회장
남북평화통일연합회 회장
국군기무사령부 사령관
육군훈련소 소장
육군 6사단 사단장
저서: <빠른 통일이 행복하게 사는 길> <승리하는 强軍> <허평환 장군의 성공리더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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