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영주 목사의 연임을 결정하는 무기명 비밀 투표가 진행된 가운데 관계자들이 투표지를 분류해 숫자를 세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예장통합, 김영주 총무 중임 반발… 총회회의장 박차고 나가
우여곡절 끝에 146명 투표, 116 표 얻은 현 총무 연임 통과

[천지일보=강수경 기자]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가 현 총무 연임 문제를 놓고 내부 갈등을 거듭하다 결국 반쪽짜리 정기총회를 치렀다. 김영주 총무는 투표에서 과반수 찬성을 얻어 공식적으로 연임을 하게 됐다.

NCCK는 24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서울 강서구 강남교회(전병금 목사)에서 제63회 정기총회를 개최했다. 이날 정기총회는 회원교단인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총회장 정영택 목사)이 김영주 총무의 중임을 반대하다가 타 교단들이 달갑지 않게 여기자 회의장을 박차고 나가 파열음을 냈다. 예장통합은 김영주 총무 연임 찬반 투표에 결국 참여하지 않았다.

▲ NCCK가 24일 오전 10시 서울 강서구 강남교회(전병금 목사)에서 제63회 정기총회를 개최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총무 선임을 놓고 회장 박종덕 사령관이 박수로 받자고 제안하자 예장통합 우영수 목사가 반대하며 투표를 제안했다. 이에 타 교단에서 예장통합 교단을 향한 불만이 터져 나왔다. 지금껏 투표를 통해 총무를 뽑지 않아왔다는 점과 예장통합 측이 가처분 소송을 제기한 데 대해 사과를 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예장통합 소속 NCCK 실행위원 일부는 “지난달 NCCK 제62회기 제4회 실행위가 결의한 ‘실행위원 교체’가 적법하지 못했고, 이에 따라 교체된 실행위원들의 참여로 진행된 ‘차기 총무 후보 제청을 위한 선거’ 역시 그 효력이 없다”는 취지에서 서울중앙지방법원에 가처분 소송을 제기했지만 지난 21일 기각됐다.

이후 투표와 관련한 논의를 진행하던 중 정영택 총회장이 “다른 교단들도 이 일로 상처를 받았겠지만 우리도 너무 큰 상처를 받았다”며 “마치 우리 교단이 몽니를 부리는 것처럼 몰아붙이는데 그렇다면 저희는 이 투표에 관해 더 이상 몽니를 부릴 일도 법을 주장할 일도 없이 조용히 물러가겠다”고 퇴장했다.

▲ 연임에 성공한 현 총무 김영주 목사가 무거운 표정을 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정 총회장의 돌발행동으로 총회는 잠시 정회됐고, 박 사령관이 수습에 나섰지만 예장통합은 제자리로 돌아오지 않았다. 이에 이날 참석한 181명 중 예장통합 측이 빠져나가 투표에 참여한 총대는 총 146명으로 줄었다. 무기명 비밀투표로 진행된 투표에서 116명이 김 목사의 연임을 찬성했다. 반대는 27명, 3명은 기권했다. 김 총무는 취임사 등 당선 인사를 별도로 진행하지 않고 말을 아꼈다.

신임회장에는 한국기독교장로회 현 총회장 황용대 목사가 취임했다. 황용대 신임 회장은 취임사를 통해 “지금 NCCK는 무거운 십자가 같은 상황”이라며 “연합과 일치 정신은 상호 이해와 존중이기에 주어진 임기 동안 화합과 일치를 위해 힘쓰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특히 황 신임회장은 총무인선 과정에서 불거진 이번 사태와 관련해 “이번에 통합측도 나름대로 상처를 받았을 텐데 진정성 있게 다가가 감정을 풀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갈등과 분열을 싸매는 일에 앞장설 것”이라고 밝혔다.

▲ 신임회장에 취임한 황용대 목사가 연임한 김영주 총무의 취임식에서 축도를 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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