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자리에 참석하지 않은 의원들은 전부 나쁜 사람들입니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지난 24일 천안 우정공무원 연수원에서 진행된 2일차 새누리당 의원 연찬회에 불참한 의원을 두고 한 말이다. 정기국회를 대비해 국정감사와 내년도 예산안 처리 방향, 세월호 특별법 제정 등 여야 대립의 해결 방안 등을 논의하기 위한 연찬회에 첫날은 소속의원 158명 가운데 130여 명이 참석했지만 둘째 날 토론의 하이라이트인 자유토론 참가자는 50여 명에 그쳤던 것이다.

국회의원이 주말마다 계획된 일정이 있고, 여러 가지 바쁜 사정이 있을 테지만 김무성 대표와 이완구 원내대표 등 새 지도부가 구성된 후 첫 번째 개최된 연찬회에서 자유토론은 맥이 빠졌다. 여당 의원의 단결과 활기찬 토론을 기대했던 지도부로서는 의원의 3분의 1에 못 미치는 기대 이하의 참석률과 다섯 명이 나서 자유토론이라기보다는 자신의 생각을 말했을 뿐 사실상 토론은 없어 열기가 식어버렸으니 김 대표와 지도부의 스타일이 구겨졌던 것이다.  

새누리당 의원 연찬회가 의회 운영의 바로메타는 아닐 테지만 의회 활동에서 야당을 파트너로 한 주요 국정을 챙기기 위한 준비과정에서 나타난 여당의 행태나 결속력을 미루어볼 때 자칫하면 제 팔 제 흔들기로 비쳐질까 우려된다. 가뜩이나 새정치민주연합이 정기국회를 보이콧하면서 고강도 대여 자세로 치닫고 있는 마당에 합당한 국가발전과 국민행복을 위해 정부시책을 지원해야 할 정치권의 당위성을 주장해야 하는 여당으로서도 집안 식구 단속에 구멍이 뚫렸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전당대회 때부터 의회에서의 여야 정치력 발휘와 청와대와의 대등한 여당 역할론을 강조해왔다. 며칠 전 여당 연찬회에서도 “민주주의는 참여고, 국회는 논의”라고 목소리를 높였던 만큼, 여당 대표로서 정치력을 십분 발휘해 꼬인 정국을 풀어야 할 책임이 있다. 모든 정치문제가 국회의사당에서 여야 협상을 통해 이루어지는 것이 기본이니 장외투쟁도 불사하겠다는 새정치연합의 진로는 그들에게 책임이 귀결될 문제이긴 해도 정치 파국을 막고 의회정치를 견지할 핵심적 지위에 있는 자는 여당의 대표다. 지금 상태와 같이 정기국회 파국 직전의 대치 상황에서 김무성 여당 대표가 정치력의 시험대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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