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조업을 시작한 수산가공품 공장인 갈마식료공장을 시찰했다고 노동신문이 15일 보도했다. (사진출처: 연합뉴스)

北, 경축사 비난 “겉치레”… 5.24 조치 해제 요구

[천지일보=명승일 기자] 북한이 17일 남북 간 환경·민생·문화 분야 협력을 제안한 박근혜 대통령의 8.15 경축사에 대해 “실속 없는 겉치레”라고 평가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인 노동신문은 이날 ‘빗장을 그대로 두고 협력의 문을 열 수 있는가’라는 제목으로 논평을 내고 “남조선 집권자의 ‘8·15 경축사’라는 것은 북남관계 문제에 대한 똑똑한 해결책은 없고 종전의 입장을 되풀이하는 것으로서 실속이 없는 겉치레, 책임 전가로 일관된 진부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앞서 박 대통령은 지난 15일 발표한 광복 69주년 경축사에서 “남북이 실천 가능한 사업부터 행동으로 옮겨서 서로의 장단점을 융합해 나가는 시작을 해 나가는 것이 시급한 과제”라면서 한반도 생태계를 복원하기 위한 환경협력, 생활환경 개선을 위한 민생인프라 협력, 문화 분야 교류 등을 제시했다.

그러나 노동신문은 이에 대해 “‘경축사’의 그 어디에도 북남관계 문제의 실질적 해결을 위한 성의와 진지한 태도가 반영돼 있지 않다”며 부정적인 태도를 보였다.

신문은 “지금 북남 사이의 불신과 대결이 해소되지 못하고 극단으로 치닫는 것이 과연 ‘환경, 민생, 문화의 통로’를 열지 못해서인가”라며 “남북관계 악화의 근원인 정치, 군사적 대결을 해소하지 않고 대화, 접촉, 왕래를 정상화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특히 5.24 대북 제재 조치를 거론 “북남 협력의 길이 반통일적인 ‘5·24 조치’에 의해 꽉 막혀버렸는데 그것을 그대로 두고 ‘환경, 민생, 문화의 통로’를 열자고 했으니 모순도 이만저만한 모순이 아니다”고 했다. 남북관계 개선에 대해선 박 대통령이 제안한 환경, 민생, 문화 교류보다 5.24 조치 해제가 우선이라는 기존 입장을 분명히 한 것으로 보인다.

노동신문은 앞서 북핵에 대한 국제공조를 강조한 윤병세 외교부 장관에 대해서도 비난을 쏟아냈다.
신문은 16일 최근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에 참석해 북한 핵실험 시도를 비판하고 국제공조의 필요성을 강조한 윤 장관에 대해 “윤병세 역도가 외세와 야합해 반공화국 적대행위에 광분하는 저들의 죄악에 대해서는 아닌 보살(모른 척)을 하면서 도리어 우리를 걸고 위협이니 정면도전이니 하고 고아댄 것이야말로 뻔뻔스럽기 짝이 없다”고 맹비난했다.

우리 정부가 북한에 제안한 제2차 남북 고위급 접촉 19일 개최도 사실상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북한이 현재까지 우리 정부의 제안에 공식적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지만, 17일 한미군사훈련인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에 대해 “선제타격을 개시하겠다”고 위협하는 등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북한이 이제라도 고위급 접촉 개최에 동의해와도 사전 준비에 시간이 걸린다는 점을 고려하면 19일 2차 고위급 접촉 개최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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