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김일녀 기자] KB국민은행의 전산시스템 교체 과정에서 불거진 사외이사와 상근 감사위원 간 갈등이 금융감독원의 현장 검사로까지 이어졌다. 이와 관련해 일각에서는 지주와 은행 간 내부갈등이 표면화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감원은 최근 정병기 KB국민은행 상임감사위원의 요청으로 국민은행 전산시스템 아웃소싱 업체 교체 문제와 관련된 검사에 돌입했다. 국민은행은 기존 주전산서버인 IBM 메인프레임을 유닉스로 전환하는 중이었는데, 정 감사는 이 과정에서 만들어진 컨설팅 보고서가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내용의 감사의견서를 이사회가 받아들이지 않자, 정 감사는 이건호 행장의 인가를 받고 금감원에 검사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KB금융지주 측은 정 감사의 돌발행동에 불과하다는 해명을 내놨다. 김재열 KB금융 최고정보관리책임자(CIO, 전무)는 19일 해명자료를 통해 “시스템 변경 과정에서 우선 협상에 탈락했던 업체인 IBM코리아 대표의 사적 이메일을 받은 은행 경영진이 공식 절차 없이 관련 메일 내용을 근거로 재검토를 지시한 것이 이번 해프닝의 시발”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현재 진행 중인 유닉스 시스템 공개 입찰에는 IBM뿐만 아니라 HP, 오라클 등 IT 업체들이 모두 참여하고 있어 특혜 시비는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면서 “상임감사위원은 은행 경영협의회를 거쳐 은행·카드 이사회에서 결의된 사항에 대해 자의적인 감사권을 남용하고 최고 의결기구인 이사회를 무력화시키려 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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